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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권레터]지역주도 디지털뉴딜의 성공을 위한 제안

작성자웹진관리자 작성일2020-10-07
이슈공간

지역주도 디지털뉴딜의
성공을 위한 제안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는 지난 9월 16일, ‘중앙부처별 한국판 뉴딜 추진계획 분석과 대응’을 주제로 디지털 뉴딜 정책자문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자문회의에는 전선곤, 임문영, 전병조 자문위원이 참석하여 디지털 뉴딜의 추진배경 및 경과, 추진체계, 중앙정부 및 지방정부의 디지털 뉴딜 추진 현황에 대한 진단과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제안하고, 협의회가 감당할 역할에 대해 자문의견을 제시하였다.
편집부,
이우정 /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지방재정연구부 연구위원

디지털 뉴딜의 추진 방향

2020년도에 발표한 디지털 뉴딜 정책은 2018년의 데이터 경제와 2019년의 AI 국가 전략을 보완·발전시켜 나온 것이다. 이렇게 수립된 디지털 뉴딜 정책에 대해 자문위원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전병조 여시재 특별연구위원, 임문영 경기도 미래성장기획관, 전선곤 KAIST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 등 세 명의 자문위원에게 이야기를 들었다(이하 직함은 위원으로 통일).
전병조 위원은 “이번 디지털 뉴딜 정책을 통해 이루려고 하는 것은 바로 디지털 전환”이라며 “민간이 디지털 환경에서 새로운 서비스를 발생시킬 수 있도록 중앙과 지방정부가 인프라를 미리 구축하고 전후방에서 대규모 재정을 투자해 주는 것에 초점을 맞춰 나온 것이 이번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임문영 위원은 우리나라가 전자정부에서 1위, 공공데이터 개방에서도 1위라고 강조하면서 “우리 정부가 5년 내에 모든 공공서비스를 클라우드 기반으로 가겠다고 밝혔는데 이는 다른 나라에 비해 매우 빠른 편”이라며, “이를 위해 최근 수습 사무관을 대상으로 데이터 교육을 진행했고 그 성과가 매우 잘 나오고 있다”고 진단하였다. 그래서 정책을 담당하는 사람이 바뀌면 정책도 많이 변화하게 될 것이라는 기대를 내비쳤다.
스타트업과 창업자
그렇다면 지방정부가 디지털 뉴딜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어떤 방식이 필요할까? 전선곤 위원이 그 답을 말해줬다. 전 위원은 민간, 스타트업, 창업자를 키워내는 노력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디지털 뉴딜의 수혜자는 우리 모두가 되어야 하며, 로컬이 핵심이 되어야 한다”며 “과거에는 엘리트 공무원 등의 양성을 통해 경제발전을 꾀했다면 지금은 기업가나 혁신가가 발전의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또한 “스토리와 질에 가치를 두고 사람에게 집중하는 방식이 필요하다”면서 스타트업과 창업자를 키워내는 노력의 중요성에 대한 견해를 밝히며, 지금 추진하는 디지털 뉴딜이 기존의 IT 공룡 기업들을 더 크게 하는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을 경계했다.

데이터 수집과 활용을 위한
인식 전환

현재 각 지방정부는 디지털 뉴딜 정책을 수립하고, 지역 내에서 이를 실행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세 위원은 시·도가 디지털 뉴딜 정책을 추진하려고 할 때 가장 고려해야 할 부분에 대해서 의견을 개진하였다.
먼저, 임문영 위원은 “디지털 뉴딜은 새로운 것을 이용하여 만들어가는 게 아니라 실제 지역에 있는 데이터를 기존의 시장에 접목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각 지역의 행사, 대형시설, CCTV 등의 모든 생활 데이터에 대해 이해하는 사람들이 모여 디지털 뉴딜을 주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렇게 시·도의 데이터를 전국 단위에서 모두 파악한다고 가정해보면 이는 지방정부뿐만 아니라 중앙정부 차원에서도 매우 큰 자산이라는 것이 임문영 위원의 생각이다. 즉 지방정부는 공공 데이터를 민간에 개방하여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공공영역에서 많은 공직자들이 데이터를 공개하고 활용하는 이슈에 있어서 여전히 ‘개인 정보 유출’을 가장 먼저 우려하여 소극적인 태도를 많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데이터 접근성에서 가장 최전방에 있는 이들이 인식을 다르게 하면 혁신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진다. 데이터에 대한 보안 교육이 필수로 자리잡은 것처럼 데이터 활용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 전환과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한 시점이다.
스타트업과 창업자
전병조 위원도 그 의견에 크게 동감하며 “현재 지방정부는 본인들이 얼마나 많은 데이터를 생산하는지 잘 모르고 있고, 이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해야 되는지도 잘 모른다”며, “데이터 활용, 교육 등에서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관공서를 방문하는 사람들에 대한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는지, 거기까지 아니더라도 그런 데이터를 확보할 필요성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더불어 “민원인들이 어떤 목적으로 방문했는지, 관공서에 얼마나 머물렀는지, 민원 처리에 소요되는 시간 등에 관한 데이터가 확보되면 이것이 바로 공공 부문이 혁신적으로 변화할 수 있는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나면 시간과 인력을 더 많이 필요로 하는 업무에 사람을 재배치할 수 있고, 이것이 바로 행정혁신이라는 의견을 내세웠다.
전선곤 위원은 “누구나 데이터를 활용하여 새로운 비즈니스를 만들어낼 수 있는 환경에 있다”고 지적하면서 민간 영역에서 데이터는 매우 중요한 원천임을 강조했다.
자문위원들은 데이터의 수집과 활용을 위해서는 사람들의 생각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인식의 전환과 적극적 자세를 통한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새로운 비즈니스를 만드는 것이 바로 진정한 디지털 뉴딜이기 때문일 것이다.

생활데이터 통합과
스마트시티의 디지털 허브화

현재 정부는 디지털 뉴딜의 중점 사업으로 ‘데이터 댐’에 방점을 두고 주력하고 있다. 임문영 위원은 ‘데이터’라는 부분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면서 데이터 댐의 구축을 넘어 데이터를 활용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이를 위해 17개 시․도가 함께 협력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개진하였다. “지방정부에 필요한 것은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장의 데이터, 즉 생활데이터”라고 지적하면서 “공공행정 부문의 많은 생활데이터는 거의 관리되지 않고 있다. 그래서 오히려 조금만 관리하면 매우 큰 성과가 나올 수 있는 분야일 수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지역의 많은 축제, 행사, 대형시설(예, 서해대교의 진동, 풍속, 교통상황 등), 수많은 CCTV의 데이터 등이 모두 사장되고 있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쓰레기산‘을 예로 들면서 CCTV를 통해 확보될 수 있는 대형 화물차의 통행 횟수 등을 파악하여 분석한다면 그런 문제는 충분히 방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생활데이터를 통합하는 것은 “지역판 데이터 댐”이고 디지털 뉴딜의 중요 과제가 될 것이다. 다양하고 풍부한 생활데이터를 지방정부가 모두 함께 관리하고 민간 업체와 협력하면 새로운 산업과 그에 적합한 일자리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전병조 위원은 “지방정부가 관리하는 상수도, 하천, 도로 등이 많은데 여기에 디지털 기술을 접목시키고, 필요하면 광역단위, 복수의 지방정부가 협력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많은 지방정부가 스마트도시 계획을 세우고, 이에 대한 내용을 앞 다퉈 발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전선곤 위원은 “새로운 스마트 도시를 만들기 위해서는 시·도 간 협력을 통해 지역에서 주도하여야 진정한 뉴딜을 추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공공은 디지털 뉴딜 사업을 통해 넷(net)세권을 구축하고,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무상으로 집을 제공하여 그들이 생성한 데이터로 창업까지 이뤄진다면 이것이 바로 스마트 시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즉 디지털 뉴딜 정책의 최종 목표는 거대 IT 기업을 더 크게 만드는 것이 아니고 디지털 문명국가가 되게 하는 것이라는 것이 전선곤 위원의 주장이다.
전선곤 위원이 말한 스마트 시티는 전혀 새로운 기술이 접목된 첨단 도시라기 보다는 도시에 사는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수많은 생활데이터를 토대로 이루어진 도시일 것이다. 도시 자체가 하나의 디지털 허브가 되어 관련된 많은 기업이 나타나는 곳 말이다. 디지털 뉴딜 정책의 결과물 중 하나가 이러한 ‘스마트 도시의 디지털화’라면 막대한 재정 투입의 가치는 있다고 보았다.

공유, 협력, 조정을 위한
협의회 역할 강화

지방정부가 개별적으로 추진하는 디지털 뉴딜 정책도 중요하지만, 17개 시·도가 서로 연대해서 진행해야 하는 것도 필요한 시점이 되었다. 그래야 비로소 클라우드에 데이터가 넘쳐나는 대한민국이 된다는 것이다.
전병조 위원은 “일부 지방도시가 우선 추진하는 사업들이 있다”면서 “다른 지방정부도 함께 준비하고 추진할 수 있도록 공유하고, 공감대를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도지사협의회가 이런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요구했다.
광역 간 관련 분야의 지식을 활발하게 전파하고 학습할 수 있다면, 한 지방정부가 겪은 시행착오를 다른 지방정부가 경험하지 않기 때문에 낭비되는 시간과 그에 소요되는 예산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그리고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이 바로 ‘디지털 댐’이다.
임문영 위원은 “디지털 댐은 디지털 뉴딜에서 매우 핵심적인 사업”이라며 “단순히 디지털 댐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댐 안의 데이터를 활용하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각 지방정부가 사업을 다양하게 펼치고 성과를 얻기 위해선 서로 중복되지 않는 게 중요한데 이를 서로 조정하고 학습하는 과정에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가 조정자로 나선다면 보다 더 수월하게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처방했다.
디지털 뉴딜로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를 더 벌이는 결과를 낳지 않을지에 대한 우려도 있다. 디지털 기술 발달로 각 지방정부가 공간과 장소의 한계를 극복하고 바람직한 균형 발전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지방정부들의 협력도 요구되고 있다. 각 지방정부에서 디지털 뉴딜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협의회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이제 지방정부는 경쟁자가 아닌 협력자가 되어야 하며, 그 중간다리 역할을 협의회가 해줘야 한다는 의견이다.
디지털 뉴딜 정책자문위원
전병조
서울대 경제학과, 미국 아이오와대 경영학 박사학위 취득했으며 후 경제 관료와 ADB(아시아 개발은행) 이코노미스트를 거쳐 증권사(KB증권) 사장을 역임했다. 현재는 여시재 특별연구위원으로 재직 중이다.
임문영
1991년도 PC 통신인 하이텔 입사 후 3년 뒤에는 나우누리 창립멤버로 활동할 정도로 정보통신과 IT 분야의 전문가이다. 현재는 경기도청에서 미래성장기획관으로 재직 중이며 행정에 데이터와 디지털 기술을 접목하여 ‘빅데이터 기반 과학 행정’을 주도하고 있다.
전선곤
공학박사로 현재 KAIST 겸임교수와 테크비즈랩의 대표를 겸하고 있다.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 기술자, 자본가들을 연결시켜 스타트업 창업을 지원하는 일을 중점적으로 담당하고 있다.
  • 담당팀 : 정책연구실
  • 담당자 : 김희진
  • 연락처 : 02-2170-60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