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암벽등반이나 빙벽등반은 무척 위험하다는 일반인들의 선입견이 강하다. 하지만 실제 내용을 잘 알아보면 여느 스포츠 보다 훨씬 안전하고 유익한 스포츠다. 많은 사람들이 행하지 않고, 이색적이다 보니 소수의 사고가 뉴스화 되어 경각심을 갖게 만들지만 요즘은 스포츠 클라이밍이 대중화되면서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따라서 클라이밍 자체는 안전한 일상 스포츠로 점차 인식되고 있다. 현재 수도권을 중심으로 클라이밍을 배우고 운동할 수 있는 실내 암벽센터가 50여 곳이다. 또 점차 증가하는 추세며, 더욱 대중화 될 수 있는 여건 또한 갖추었다.
아이스클라이밍은 흔히 빙벽등반으로 알고 있는, 겨울철 얼어 있는 자연폭포나 인공적으로 물을 흘려 얼린 인공폭포에서 등반을 하는 스포츠다. 아이스클라이밍을 접하기 위해서는 먼저 안전수칙과 장비 사용법을 숙지해야만 안전한 등반을 할 수 있다.
우선 등반에 대한 안전수칙을 먼저 배워야 하는데, 크게는 두 가지다. 첫째는 전문 등산학교에서 배우는 것이고, 두 번째로는 실내 암벽장에서 배울 수 있다. 기본적인 등반 안전수칙과 장비 이용법은 암벽과 빙벽등반이 비슷하다. 하지만 얼음을 오르는 방법의 차이나 빙벽장비를 다루는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빙벽등반 교육과정이 있는 교육단체로 문의하면 쉽게 배울 수 있다.
장비로는 얼음을 찍기 위한 아이스바일(손도끼), 헬멧, 안전벨트, 빙벽화, 아이젠, 로프 등이 필요하다. 하지만 개인이 모든 장비를 구비하기에는 비용 부담이 큰 편이다. 그러므로 산악회 단체나 실내암장 회원들 간 장비를 분담해 이용하기도 한다.
일반인들에게 조금은 생소한 빙벽등반은 스포츠클라이밍에 비해 접근하기 힘든 사정이 있다. 환경적으로 4계절을 가진 한국의 특성상 얼음이 어는 겨울 시즌이 비교적 짧기 때문이다. 4계절 빙하나 만년설을 가진 국가에서는 4계절 아이스클라이밍을 즐긴다. 또 국내에는 자연 폭포가 많지 않고, 인공으로 빙벽을 만드는 곳도 드물다. 자연 폭포는 일반인들이 접근하기 힘든 설악산 깊은 골짜기에 많다. 최근 만
들어진 인공 빙벽장에는 많은 클라이머들로 북적이는데, 가장 많이 찾는 장소가 청송군 얼음골과 영동군 영동빙장이다. 이외 작은 규모로 만들어지는 곳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또한 겨울철 빙벽등반 경기도 국내에서 치러지고 있다. 청송군에서는 국제대회인 아이스클라이밍 월드컵을 2010년부터 매년 유치하고 있고, 영동군과 아웃도어 업체어서도 전국대회를 유치하고 있어 프로 선수들의 발전에도 기여하고 있다. 덕분에 국내 아이스클라이밍 박희용 선수는 2011년 아시아인 최초로 아이스클라이밍 월드챔피언에 오르기도 했다.
빙벽등반은 전신을 골고루 사용하면서 창의적으로 움직이는 스포츠다.
우선 빙벽등반을 하기 위해서는 팔 힘이 세야 한다는 선입견을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그 반대다. 팔 힘보다는 아이젠으로 자기 체중을 지탱할 수 있는 다리 힘과 유연성이 더 중요하게 작용한다. 물론 손에 든 아이스바일로 얼음을 찍어야 하기 때문에 단순한 팔 힘뿐 아니라 어깨와 등 근육도 많이 사용된다.
또 하나 아이스클라이밍의 재미는 자신이 올라가야 할 등반라인을 직접 만들어 나간다는 점이다. 마치 어린아이들의 얼음 깨기 장난처럼 창의적으로 자신이 올라가야 할 부분을 얼음을 깨고, 찍듯이 오르기 때문에 더욱 흥미롭게 느껴진다.
보통 20여 미터 정도 오르고 내려오면 처음 접하는 사람들은 탈진할 정도로 힘을 많이 사용하게 된다. 육상으로 따져보면 1200미터 전력 질주를 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만큼 많은 힘과 운동량이 필요하기 때문에 평상시 실내 암벽장에서 기본적인 훈련을 한 후에 등반하는 것이 더욱 쉽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이다. 평균적으로 국내 아이스클라이머들은 대부분 4계절 스포츠클라이밍을 하는 이들이 90% 이상이다.
빙벽등반은 힘보다는 요령과 테크닉이 더욱더 크게 작용하는 스포츠다. 앞서 말한 대로 처음 빙벽등반을 접하는 사람이 1200미터 전력질주를 하는 운동을 하였다면, 10회의 등반 경험자라면 가벼운 조깅으로 1200미터를 걷는 것처럼 등반할 수 있게 된다. 이 같은 현상은 운동적으로 기량이 향상된 것과 더 크게는 열 번의 경험으로 어디를 디뎌야 잘 견디는지, 손도끼도 어디를 찍어야 잘 찍히는지 알게 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사실 얼음은 잘 깨지는 성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정확한 부분을 찾아서 찍어야 얼음이 깨져 추락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여기서 추락은 바닥에 떨어지는 추락이 아닌 로프를 매달고 등반을 하기 때문에 허공에 1미터 정도 미끄러져 매달리는 추락이다. 그러므로 스릴과 안전함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일반인들에게는 잘 접하기 힘든 운동이지만 자연적이고, 스릴감 넘치는 아이스클라이밍은 전신 운동과 정신적 건강에도 도움이 많이 되는 운동이다. 짧은 겨울시즌, 박진감 넘치는 아이스클라이밍의 도전은 새로운 세계를 만날 수 있게 해 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