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화가 외젠 들라크루아(Eugene Delacroix,1798.4.26~1863.8.13)는 19세기 낭만주의 예술의 최고 대표자로 손꼽힌다. 대표작 중 하나인 <알제리의 여인들>은 그의 생애에서 매우 큰 의미를 갖는 모로코 여행에서 비롯됐다. 동방의 호사한 관능미 세계를 동경하던 그는 ‘진짜’ 하렘(이슬람 국가의 부인들이 거처하던 방)을 보고 싶었던 열망이 컸다. 여행이 끝나갈 무렵 나흘 동안 알제리에 머물던 중 한 선주의 하렘을 슬쩍 들여다볼 수 있는 행운을 잡았다. 이곳을 본 들라크루아는‘이곳은 호머 시대와 마찬가지로 정말 아름답다. 하렘의 여인들은 자신의 방에서 아이들을 돌보고 있으며, 바느질을 하거나 화려한 재료로 수를 놓고 있다. 그것은 바로 내가 생각했던 이슬람 여성이다’라고 평을 남기기도 했다. 숙소로 돌아온 그는 방금 보고 온 하렘의 모습이나 여자들의 모습을 재빠르게 스케치북에 옮겼고, 귀국 후 그의 붓끝에서 이 작품이 탄생하게 됐다.





<알제리의 여인들>이 하나의 완성작이 되기까지 작가의 상상력이 있었을 것으로 이야기 되고 있다. 금남의 구역을 운 좋게 보았으나 말 그대로 ‘슬쩍’ 본 것 이었을 뿐만 아니라 세 여자가 그림 속의 모습을 하고 있지 않았다고 한다. 한 설에 의하면 왼쪽 끝의 여자는 프랑스로 귀국 후 알게 된 엘리자블랑제를 모델로 다시 그렸다고 한다. 그래서 ‘알제리의 여인’이 아닌 ‘프랑스의 여인’이 아닌가라는 우스갯소리도 한다. 이 작품이 설령 ‘파리의 여인’을 그린 것이라 하더라도 성적인 서구의 전통적인 하렘에 대한 관념에서 벗어나 ‘진짜’동방 세계의 색채를 표현하고, 이것이 그의 생애에 역작임은 분명한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