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 건강 > 백해무익 자외선, 차단이 동안 비법 자외선의 득과 실
| 피부 좋아지는 방법이 뭐에요? 진료실에 들어서는 고객이 데면데면한 상황에서 가장 많이 묻는 질문이다. 답변은 의외로 간단하다. ‘자외선 차단’이 그것이다. 너무 식상하다고 생각할 수 있겠다. 하지만 의료현장에서 접하는 일반 환자들의 자외선 차단에 대한 인식은 염려스러울 정도다. 평소 우리가 너무 흔해 공기의 고마움을 모르듯 보이지 않게 우리를 위협하는 자외선 차단에 대한 중요성을 간과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외선 차단에 대한 필요성이 ‘구호’로만 남아 있다는 자괴감마저 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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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지은 차앤박피부과 양재본원 원장
피부암의 최근 증가세, 한국도 안전지대 아니다
굳이 이상기온에 대한 국내외적인 기상 이변도를 따지지 않더라도 최근 들어 햇볕의 강렬함은 충분히 위협적이고 더 이상 한국도 서양인들의 전유물이었던 ‘피부암’의 안전지대가 아니다. 아름다운 해변에서 선탠을 즐기는 서양인들과 함께 오버랩되는 피부암에 대한 경고는 남의 이야기였던 게 사실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최근 통계에 의하면 피부의 악성 흑색종 진료인원은 지난 2007년 1,894명에서 2011년 2,576명으로 5년간 약 682명, 36.0%가 증가했고, 연평균 증가율은 약 8.0%으로 보고하고 있다. 연령대 역시 50대 이상에서 많이 나타나지만 40대도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 또한 눈여겨볼 만한 대목이다. 더불어 환경오염으로 오존층을 쉽게 통과하는 자외선의 피부 도달율만 고려하더라도 앞으로의 상황은 좋아질 것 같지 않다. 피부암이라는 극단적인 예를 들었지만 자외선의 유해성에 대해서는 잘 알 수 있다.자외선은 무조건 적일까? 비타민D와 자외선의 상관관계
물론 식물이 성장을 위해 광합성을 하듯 인간의 성장에 관여하는 비타민D 합성과 관련 자외선의 역할을 염두하여 어린이들일수록 햇볕을 많이 접하라는 권고사항도 있다. 사실 자외선과 비타민D 합성에 대한 이야기는 많은 전문가들에 의해 이야기되고 있다. 특히 성장기 아이들의 경우 골격형성에 크게 기여하는 비타민D를 자외선차단제로 인해 흡수되지 않았을 때의 위험도를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자외선차단제의 경우 평상시 전신에 바르는 경우는 거의 없고 얼굴이나 팔 등 일부에만 바르는 것이 일반적이며 자외선 차단제의 권장량은 2mg을 바르는 경우도 드물어 자외선 차단제가 비타민D의 합성을 완전히 막을 수 있는 것 자체가 힘들다.체표면적 중 약 20%만 햇빛을 쬐어도 충분한 양의 비타민D를 얻을 수 있고 일단 합성된 비타민D는 2주 이상 활성도를 유지할 수 있으므로, 주 2~3회 팔, 다리 등에 30분~1시간 정도의 자외선을 쬐어도 충분한 양의 비타민D를 합성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적당한 햇빛과 비타민D를 포함한 균형 잡힌 식사를 하는 것이 비타민D 결핍증을 예방하는 평범하면서도 가장 이상적인 방법이라고 하겠다. 햇빛을 쬘 때는 10시에서 2시까지의 강렬한 자외선은 피하고 자외선에 의한 화상이나 장기적으로 광노화, 피부암을 예방하기 위해 얼굴이나 노출이 많은 곳에는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는 것이 좋다.
자외선 차단 학습의 필요성 절실
어린아이들의 경우 햇볕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다는 점도 문제다. 기우일 수 있지만 개학 후 운동장에서 뛰어 노는 아이들의 건강함 뒤에는 피부암이라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성인이 되어 고질적인 피부질환으로 꼽히는 기미의 경우 자외선에 노출되었던 과거력에 기인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어릴 때 자외선 손상을 받으면 바로 기미나 멜라닌 색소침착이 되지 않고 서서히 본래의 얼굴로 돌아온다. 하지만 그때 생성된 멜라닌은 성인이 되었을 때 색소질환을 야기시킨다. 사람의 피부색을 결정하는 것은 피부 속 색소세포의 모체인 멜라노사이트에서 생성하는 멜라닌의 양이다. 멜라노사이트는 활동기나 휴식기 상태로 존재하는데 20세 이전의 피부는 햇빛에 노출되더라도 활동기나 휴식기를 거치면 대체로 색소침착까지 이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20세 이후부터는 멜라노사이트의 세포상태가 휴식기가 점점 줄어 들고 활동기는 길어지면서 과잉 생산된 멜라닌으로 인한 색소 침착(기미나 주근깨)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또한 장기간 강력한 햇빛노출이 반복되면 멜라노사이트는 여러 개의 세포로 분화되어 부분별로 불규칙한 색소세포를 형성하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흑자나 검버섯 같은 색소로 나타나는 것이다. 즉 야외활동을 하기 시작하는 바로 그 순간부터 자외선 차단에 대한 학습이 필요하다. 발갛게 달아오르고 화끈거리는 경우에는 빨리 피부를 진정시키는 것이 급선무이다. 얼음주머니, 차가운 우유, 찬물세수, 냉장고에서 차갑게 한 화장수, 얼음 화장수 등을 이용해 화기를 제거해야 한다. 심하고 물집이 잡히는 경우는 전문의의 치료를 받도록 한다. 각질을 손으로 떼어 내거나 세안용 솔이나 목욕솔 등을 이용해 피부에 자극을 주는 행위, 때 타올로 피부를 문지르는 것, 마사지나 팩(특히 필 오프 타입), 오일 성분이 잔뜩 들어있는 크림이나 에센스 사용 등은 피한다.
백해무익 자외선 방어엔 자외선 차단 생활습관 필요
백해무익한 자외선에 대한 최고의 예방책은 ‘차단’을 위한 노력이다. 여러 가지 방법론이 있지만 어린이의 경우 활동량을 감안할 때 자외선 차단제를 외출하기 직전에 바르기 보다는 30분 정도 전에 발라 충분히 흡수되도록 돕는다. 바른 즉시 나가면 햇빛에 증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눈 주위는 바르는 걸 주의하되 이마나 콧등, 볼 등은 꼼꼼하게 바른다. 완벽한 자외선차단이란 있을 수 없기 때문에 한낮에 외출하게 되면 반드시 모자를 착용하도록 한다.제품은 자외선 UVA와 UVB를 모두 차단하는 것으로 선택하되 평상시에는 SPF15-25, PA++, 야외 활동 시에는 SPF25이상, PA++이상의 것으로 고른다. 콩알 3개 정도 분량을 충분히 두껍게 발랐다고 느낄 정도로 바르고, 흡수시킨 후 가급적 2-3시간 마다 덧바른다. 또한 일반적으로 햇볕이 심하지 않은 비 오는 날, 흐린 날, 겨울철 등에는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구름 낀 날의 자외선 강도는 맑은 날의 50%, 안개 낀 날은 100%이므로 흐린 날도 자외선 차단은 필수적이다. 태양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을 알기 전에는 우리가 자외선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기란 쉽지 않다. 이런 이유에서 자외선 차단은 최우선 진행되어야 할 방법이다. 자외선이 가속화시키는 노화 앞에서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피부암은 가까이에 있다. 백해무익한 자외선 차단의 학습이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이유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