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해의 붉은 꽃으로 불리며 붉은 빛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는 홍도는 전남 신안군 흑산면에 위치한 작은 섬이다. 하지만 1965년 천연기념물 제170호로 지정되었고, 1981년 다도해 해상국립공원 제478호로 지정되어 섬 전체가 천연보호구역이다. 이런 천혜자연이 묻어나는 홍도는 한반도를 대표하는 아름다운 섬이자 살아있는 자연박물관으로 불린다.

홍도 여행의 시작은 목포다. 단 하나의 뱃길밖에 없기 때문에 출항하는 시간이 되면 목포연안여객터미널에는 홍도에 가려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목포에서 홍도까지 115km, 쾌속선으로 약 2시간 반정도 걸린다. 아무리 쾌속선이라 하여도 2시간이 넘는 시간을 배 안에 있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주변에 섬이나 뭍 등 막아줄 것이 없는 뻥 뚫린 큰 바다로 나가면 파도로 인해 배의 출렁거림도 심해진다. 평소에 멀미가 있는 사람이라면 멀미약은 반드시 챙겨야 한다.



홍도는 1구와 2구로 나누어 있다. 여객터미널이 위한 1구는 관광업 중심의 지역이고, 2구는 어민들이 주로 생활하는 어업 중심의 지역이다. 이로 인해 관광시설 또한 1구지역을 중심으로 발달해있다. 이는 홍도 유일의 해수욕장이 홍도 1구에 있는 것과도 무관하지 안다. 홍도 유일의 해수욕장은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모래 해수욕장과는 많이 다른 모습 으로 그 유명세를 타고 있는 그 이름하여 ‘빠돌’해수욕장 이다. 빠돌은 둥글둥글한 몽돌을 말하는데 이쪽 지방의 사투 리라고 한다. 몽돌은 ‘호박돌’이라고 부를 만큼 크기가 커서 분위기 잡으며 해변을 걷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하지만 시원하게 ‘S’자로 꺾인 해변의 모습은 힘든 걸음을 잠시 멈추 고 넋 놓고 바라보게 할 정도로 아름다움 그 자체다.




홍도 최고의 풍광을 느낄 수 있는 방법을 말하자면 단연코 유람선 해상일주다. 홍도는 면적이 6.47km2 밖에 안 되는 작은 섬이지만 36.8km의 해안선을 따라 기암괴석이 만들어낸 절경은 33경이나 된다. 바람과 파도가 만든 작품들을 하나씩 볼 때면 홍도가 한국관광공사에서 선정한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국내 관광지 100선’에 1위의 영광을 차지했는지 알 수 있다.

해상관광의 코스는 홍도항에서 시계방향으로 한 바퀴 도는 것으로 약 2시간에서 2시간 반이 소요된다. 유람선에는 포인트마다 안내를 해주는 가이드가 동행하는데 가이드가 설명해주는 이야기를 듣다 보면 단순한 가이드가 아니라 ‘스토리텔러’ 같다는 느낌이 든다. 칼바위를 시작으로 남문바위, 부부탑, 독립문바위, 거북바위, 원숭이바위, 주전자바위 등이 잇따라 나타난다. 출렁이는 파도에 몸을 맡기고 바다 위에 펼쳐져 있는 기암들을 보면 “우와”라는 소리가 절로 난다. 바다 그 어느 곳을 향해 셔터를 눌러도 멋들어진 화보가 탄생한다.

2시간 남짓 홍도의 절경에 빠져 풍광을 즐기다 보면 보면 바다 어디선가 달려 온 고깃배가 온다. 이것이 그 유명한 홍도 선상횟집이다. 유람선 승객들에게 갓 잡은 우럭, 부시리 등 싱싱한 생선회를 판매하는데 그냥 지나치는 사람 하나 없이 모두가 줄 서서 먹을 정도다. 풍광 좋은 바다 위에서 먹는 생선회는 평생 잊지 못할 맛이다.

<해상일주 Tip>
유람선을 탈 때에는 오른편에 자리 잡는 것을 권한다. 시계방향으로 운항하기 때문에 오른편에 볼거리들이 있다. 그리고 느긋하게 즐기고 싶다면 유람선의 1층이 좋다. 2층에는 바위와 함께 자신의 모습을 사진에 담으려는 관광객들로 붐벼 담담히 홍도의 풍광을 즐기기가 조금 어렵다.

홍도의 속살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깃대봉 트레킹도 절대로 빼놓을 수 없는 여행 코스다. 해발 367m에 위치한 깃대봉까지는 넉넉잡고 1시간 반이면 오를 수 있다. 하지만 시작부터 높게 뻗어 있는 데크와 은근히 경사진 숲길을 헐떡거리며 올라가야 도착할 수 있다. 숲길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어 길 대부분이 자잘한 돌들이 많아 걸을 때 조심해야 한다.

가빠오는 숨을 참고, 후들거리는 다리에 애써 힘을 줘가며 오르면 어느덧 깃대봉 정상에 다다른다. 정상에서 내려다 보는 홍도의 모습은 한 폭의 산수화 같고, 유연하게 휘어지는 홍도 해안선은 선녀의 나풀거리는 옷자락을 연상케 한다. 멀고도 외딴 이 섬이 ‘다도해의 진주’라는 수식어가 붙는지, 그리고 그 수식어가 결코 틀리지 않음을 실감할 수 있다.

깃대봉 트레킹이 힘들 것 같다면 한국전력 내연발전소 산책로를 걸어보길 추천한다. 약 500m에 이르는 데크 산책로는 홍도의 해안 풍경을 즐기며 걸을 수 있어 깃대봉 트레킹과는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다.

홍도의 맛홍도는 망망대해에 자리하고 있어 어족자원이 풍부하다. 특산물로 돌미역, 돌김, 톳, 파래, 우럭, 전복, 해삼, 농어 등이 있다. 홍도의 식당은 거의 다가 횟집이라 웬만한 특산물은 전부 맛볼 수 있어 딱히 식당 선택에 고민이 되지 않는다. 어류의 경우 신선도의 문제로 사가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지만 많은 관광객들이 돌미역, 돌김, 파래는 사서 돌아간다. 청정해역에서 나는 것이라 그 품질이 뛰어나다. 해녀들이 조금씩 채취해 즉석에서 바닷바람에 말려 팔아 그 맛 또한 일품이라 관광객을 상대로 팔기에도 적은 수량이라고 한다.

또한 홍도하면 불볼락을 빼놓을 수 없다. 불볼락은 연안에 정착해 갑각류, 작은 어류, 갯지렁이류 등을 잡아 먹는 어종으로 지역 방언으로 ‘열기’라고도 불린다. 식감과 맛이 좋아 회나 탕, 구이, 튀김 등 다양하게 요리를 해먹을 수 있다. 매년 가을 불볼락 축제가 열릴 정도로 홍도에서 으뜸으로 꼽히는 어종이다.

<추천맛집>
섬사랑수산: 우럭, 농어 등 홍도의 다양한 생선회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생선매운탕, 회덮밥 등재료가 신선하고 주인의 손맛이 좋다. 생선회와 함께 내놓은 반찬들도 깔끔하고 맛깔스럽다.

탑아일랜드: 여행 중 삼시 세끼를 회와 매운탕만 먹을 순 없는 법. 이곳은 백반을 주문하면 매 끼니마다 새로운 생선 요리를 맛볼 수 있다. 미역, 파래, 김 등 홍도 특산물로 구성된 반찬도 푸짐해 여행자의 배를 든든히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