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지사뉴스레터 2013 9월호
명작스토리 >그랑드 자트 섬의 수수께끼, <그랑드 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 - Sunday Afternoon on the Island of La Grande Jatte 조르주 피에르 쇠라(Georges Pierre Seurat)
작품명: 그랑드 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Sunday Afternoon on the Island of La Grande Jatte)
1884~1886년 / 유화 / 캔버스에 유채 / 207.5 X 308cm / 시카고 아트 인스티튜트 소장

잔잔하게 흐르고 있는 강, 한가롭게 휴식을 즐기며 노니는 사람들. 여기에 따뜻한 색감까지 더해 평화로운 오후의 모습을 배가시킨다. 이처럼 조르주 피에르 쇠라(1859. 12. 2~1891. 3. 29)의 대표작 <그랑드 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는 보는 사람에게까지 햇살 좋은 어느 일요일 오후의 여유로움을 전해준다. 하지만 마냥 따뜻하기만 한 것 같은 이 그림에 그리 순수하지만은 않은 이야기가 숨겨져 있다고 한다..


고고한 자태의 그녀들은 누구?

그랑드 자트 섬은 파리 근교에 있는 평범한 섬으로 당시 파리 시민들이 한가로이 오후를 보내던 장소였다. 하지만 이 섬은 세느 강의 ‘시테라’라는 말을 들었던 장소라 전해진다. 시테라는 사랑의 여신 아프로디테의 섬으로 1880년대 매춘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매춘을 상징하는 이곳에 있는 사람들이 쇠라의 관심을 끈 것이다.

그림의 맨 오른쪽, 꼿꼿하게 서 당찬 자태를 뽐내고 있는 그녀. 한치의 흐트러짐 없는 모습의 그녀는 상류계층의 여성으로 생각해도 전혀 이상할 것 없어 보인다. 이 모습을 보면 누가 의심을 할 수 있을까? 하지만 그녀는 ‘코케트(coquette)’로 추정된다. 코케트란 이 시대 상류층의 정부(情婦)를 뜻한다. 엄밀히 말해 매춘부는 아니지만 그들은 두 세 명의 애인을 거느리고, 호사스러운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그 애인들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세간의 손가락질을 받는 존재다. 하지만 그녀를 무조건 코게트로 몰고 가기엔 뭔가 부족해 보인다. 이 수수께끼를 풀 수 있는 열쇠는 그녀 발 밑에 있는 원숭이다.

그림을 표면적으로만 본다면 원숭이의 존재는 생뚱맞지만 이 원숭이 하나로 의문이 풀린다. 그농(guenon)은 프랑스어로 암컷 원숭이를 뜻하는데, 매춘부를 은유적으로 빗대는 말이라고 한다. 그림에 엑스레이를 비춰보면 원숭이가 그려진 자리만 밑그림이 보이지 않는다. 원숭이를 작업하던 중 문득 그려 넣은 건지, 쇠라가 원숭이를 상징적 의미 때문에 넣은 건지 의견이 분분하긴 하지만 당시 암컷 원숭이 매춘부를 뜻하는 건 알 사람은 다 알았다 하니 쇠라도 원숭이가 성적 욕망을 뜻하는 걸 알았을 것이다.

이번에는 시선을 강가 근처 맨 왼쪽으로 돌려보자. 붉은 계열의 드레스를 입고 낚시를 하는 여성이 있다. 그녀는 이곳에서 무엇을 낚으려고 하는 걸까? 진짜 낚시를 하고는 있는 걸까? 이 여성 역시 윤락여성을 상징하는 그림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매춘부라면 공공장소에서 손님을 찾는 것이 불법이다. 이 여성은 손님을 찾으며 경찰의 눈을 피하기 위해 낚시를 하는 듯 보인다. 프랑스어로 낚시하다(pecher)는 죄 짓다(pecher)라는 단어와 비슷하다. 그래서 남자를 낚으려 죄를 짓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뜻함과 평화로움 이면에 퇴폐성을 담은 <그랑드 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 쇠라는 산업혁명 후 신흥 부르주아 계급과 그들이 차리는 격식 행위 뒤에 자리잡은 태도를 윤락여성 통해 당시 그랑드 자트 섬이 경박한 상황이었음을 보여준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