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지사뉴스레터 2013 9월호
월드리포트 >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 다시 반복될 것인가
미국 연방정부는 우리나라와 달리 회계연도가 10월 1일 시작해서 다음해 9월 30일까지이고, 예산안은 하원을 통과하여 상원으로 가고 상원에서 의결된 예산이 행정부로 이관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현재 미국 연방의회의 상원은 민주당이, 하원은 공화당이 다수를 점하고 있으며 이번 셧다운 사태는 의료보험 개혁 법안을 실천하기 위한 예산안이 도화선이 되었다.

17번째 연방정부 셧다운(Shut-Down)의 개요
미국을 일제히 폐쇄시켜버린 이번 셧다운은 소위 ‘오바마케어’로 불리는 의료보험 개혁을 위한 법안이 발단이 되어 일어난 셧다운 사태로 지난 10월1일부터 16일까지 계속됐는데, 사상 초유의 국가 부도사태를 불과 몇 시간 남기고 극적으로 민주, 공화 양당의 합의안 마련으로 끝났다.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와 미치 매코넬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가 미 연방정부 부채 한도를 연장하기로 합의하면서 일단락 지어진 것.

 

이 합의안은 9,860억 달러인 연방정부의 잠정적 예산안을 통과시켜, 10월 초에 시작됐던 셧다운을 끝내고, 부채상한을 2월초까지 한시적으로 늘리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이 중 셧다운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건강보험개혁법(일명: 오바마케어)과 관련, 가입자의 소득증명서 제출을 의무화하는 안이 추가됐으며, 셧다운 기간 중 근무한 연방정부 공무원에게 임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상원 원내대표 간의 합의안 논의를 줄기차게 반대했던 존 베이너 (공화?오하이오) 하원 의장도 결국 이를 하원 전체회의에서 표결, 통과시켰다.

 

16일간 지속된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이 끝나 급박한 문제는 모면했지만 피해는 컸다. 경제적 손실은 최대 240억 달러 (약 25조5천억 원)로까지 추산된다. 이 액수는 공화당의 강경파 티파티(Tea Party)가 반대하는 오바마케어 신규등록자들의 보험료 지원을 두 번이나 하고도 남는 액수라고 한다. 특히 이번 셧다운은 지난 2008년 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처럼 경제적으로 피하기 어려웠던 사태가 아니라 비난이 더 크다. 양당의 합의가 이루어졌으면 충분히 피할 수 있었던 것. 더욱 이번 합의안은 일시적이라, 내년 1월15일 다시 셧다운이 발생할 수 있으며, 정부부채 한도는 2월7일까지만 연기되어 또 다시 이번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일시폐쇄제도)이란?
매년 9월30일까지 미연방정부의 다음 회계연도 예산안을 통과 시켜야 하는 데, 미 연방의회 양당인 민주당과 공화당이 예산안을 합의치 못해 데드라인을 넘긴 경우에 적용되는 제도로, 예산이 배정되지 않아 연방정부기관이 일시적으로 폐쇄되는 것을 말한다(우리나라는 준예산제도가 있어 미국과는 다름).

 

지방정부를 제외한 연방정부는 일부 필수적인 기능만을 유지하며, 업무를 잠정 중단한다. 제외 기관으로는 국민들의 안전과 보호에 직결되는 부서로 경찰과 소방서, 군인, 항공, 전기, 수도 등이 해당된다. 이 외 직원은 강제적인 무급휴가에 들어가며, 예산안 합의 전까진 무보수 근무도 금지한다. 이번 기간 중 약 80만 명의 연방정부 직원들이 무급휴가를 가졌으며, 130만 명이 근무수당을 받는다는 보장도 없이 근무해야 했다.

 

셧다운 기간 중 지자체 연수단의 기관 방문이 있었는데 무산되었다. 충청북도 기록연구사 연수단은 10월5일 루즈벨트 대통령 기록관과 10월7일 연방정부 산하 미국 국립 기록청 등을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아쉽게도 두 곳 모두 방문할 수 없었다.

 

연방정부 셧다운의 진짜 이유는?

이번 셧다운의 가장 큰 이유는 민주당 출신인 오바마 대통령을 견제하기 위한 공화당의 정치적 공격으로, 대통령이 심혈을 기울여 만든 오바마케어의 시행을 저지하기 위해 소요예산 확보를 막는 방법을 택한 것. 공화당 측의 이번 행동은 이미 통과된 이 개혁안의 시행을 지연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셧다운은 지난 1976년 이후 17번째 있는 것으로, 역시 민주당 출신인 빌 클린턴 대통령의 집권 당시 있었던 마지막 사태 이후 17년 만이다. 이번 같은 장기 셧다운은 미국 역사상 3번째로 긴 것으로, 첫 번째는지난 1995-96년 21일간 지속된 것이었고, 두 번째는 1978년 18일간이었다.

 

셧다운으로 민심 잃은 공화당
이번 사태로 국민들의 지지를 잃고 있는 공화당은 지난 11월5일 선거에서 버지니아 주지사 자리를 잃는 큰 패배를 맛보았다.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는 전 미국의 관심이 집중됐었는데, 오바마 대통령과 조 바이든 부통령까지 민주당 후보 테리 매컬리프를 지지하는 선거유세에 참여하여 공화당 후보 켄 쿠치넬리는 결국 매컬리프에게 패하고 말았다.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한 인터뷰에서 “셧다운과 국가 디폴트를 볼모로 삼아 오바마케어 예산을 없애려는 강경파의 전략이 처음부터 잘못된 것”이라고 공식적으로 비난했으며, 전미소매업연맹(NRF)의 한 관계자는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공화당이 소수 강경 주의자에게 더 이상 끌려다녀서는 안된다”며, “셧다운으로 인한 파급효과가 큰 만큼 다시 공화당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셧다운의 승자 vs 패자
이번 셧다운은 승자가 없고 모두 패배자다. 한치의 양보도 없이 협상을 결렬로 몰아간 양당을 국민들은 외면했다. 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공화당에 대한 지지율은 사상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으며, 민주당 역시 지지율이 떨어졌다. 오바마 대통령의 국정운영능력에 대한 평가 역시 미국민의 51.4% 이상이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오바마 대통령도 예산안 및 부채한도 증액 협상의 패배자다. 특히 셧다운을 감수하면서까지 지켜온 오바마케어는 사전준비와 대처방안 부실로 시작부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국 내 미 보험자들은 물론 현재 높은 보험료를 지불하고 있는 가입자까지 오바마케어 웹사이트에 한꺼번에 접속 하면서, 과부화 현상으로 사이트가 마비된 것. 매일 문제가 되고 있는 이 사이트 때문에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율은 40%대로 떨어지고 있으며, 문제의 사이트는 11월 말이나 돼야 정상가동될 것으로 예상돼 큰 빈축을 사고 있다.

 

극우 성향이 강한 폭스 뉴스 네트워크 역시 패자. 티파티의 셧다운 주도를 지지하면서, 이에 대한 파급효과를 “국립공원이나 박물관에 못가는 정도”로 편파보도해 미국 내 미디어는 물론 세계적인 웃음거리가 됐다.

 

하지만 가장 큰 패자는 바로 ‘미국’이다. 월스트릿저널에 따르면 세계에서 미 국채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중국은 이번 사태와 관련 전 세계에 ‘탈 아메리카’를 촉구했고, 세계 기축통화인 달러화 가치는 지난 9월 초에 대비해 2.5% 가량 하락해 큰 타격을 입었다. 뿐만 아니라 대통령과 상원, 하원의 갈등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여, 미국의 국제적 신인도는 크게 손상을 입었으며, 미 국민들 역시 정부에 대한 신뢰를 잃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