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7월 태안군 원북면 학암포에서 고남면 영목항까지 120km의 해안에 조성되고 있는 태안해변길 전 구간이 완전 개통됐다. 바라길(학암포에서 신두리 12km), 소원길(신두리에서 만리포 22km), 솔모랫길(몽산포에서 드르니항 13km), 노을길(백사장항에서 꽃지 12km) 등 5개의 해변길에 이어 샛별길(꽃지해변에서 황포항 13km), 바람길(황포항에서 영목항 16km) 두 구간을 더해 총 7개 구간 97km의 해안길이 완성된 것이다.

구비치는 서해의 리아스식해안을 따라 펼쳐지는 아름다운 경관과 함께 독특한 해안생태계를 체험할 수 있어서 더욱 매력적인 태안해변길 7구간. 이들 해변길들 중 제일 먼저 개통된 바라길은 태안해변길 걷기여행의 1번지라 할 수 있다. 그 이유는 과거 중국과 교역하던 무역항 학암포에서 시작하여 천연기념물 제431호 신두리해안사구와 람사르습지에 등록 된 두웅습지에 이르는 동안 태안해안국립공원 리아스식해안의 독특한 지형이 만들어낸 아름다운 길의 끝에서 이 공원의 환경적, 생태적 가치를 잘 보여주는 환경보전지역을 답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바라길은 7.1km에 이르는 학암포, 구례포, 먼동, 능파사 등의 해변을 걷고, 능파사에서 해안출입관리소까지 1.8km에 이르는 바닷가 야트막한 산길을 걸으며 그곳만의 독특하면서도 아름다운 경관에 심취해보고 그 길의 끝에서부터 신두리 해안의 사빈과 사구, 사구습지를 답사하고 신두리해수욕장에 이르는 5.6km의 길. 공식적인 코스는 12km로 신두리해안사구의 해안을 지나 신두리해수욕장에 이르는 코스지만 소개되는 코스는 14.5km. 두웅습지답사가 포함되는 구간이다.

1만 5천여 년 전부터 바닷바람이 해빈의 모래를 육지 쪽으로 끌어다 쌓아 형성된 신두리해안사구는 빙하기 이후 형성되기 시작한 동양 최고의 해안 사구이다. 바람무늬, 바르한형 사구, 취식와지, 파랑상의 구릉지형 등 다양한 사막지형이 관찰되는 신비의 사구이기도 하다. 이곳에는 해당화, 순비기나무, 통보라사초, 갯방풍, 갯메꽃 등 사구식생 식물이 자생하는가하면 개미귀신, 왕소똥구리, 표범장지뱀, 종다리, 꼬마물떼새 등의 희귀종 동물들이 서식하고 있어 생태적으로도 중요성이 입증되어 환경보전지역으로 지정·관리되고 있다.

신두리사구 탐방데크를 벗어나 1.3km 지점에 위치하고 있는 두웅습지는 7천 년 전에 생성된 사구습지로 환경은 물론 생태적으로도 중요한 습지이다. 논우렁이, 물달팽이, 물땡땡이, 개미허리왕잠자리, 등검은실잠자리, 새뱅이, 잉어, 망둑어, 뱀장어, 미꾸라지, 동자개, 송사리 등 6과 9종의 어류와 금개구리, 맹꽁이 등과 같은 멸종위기종을 비롯하여 줄장지뱀, 참개구리 등의 양서류가 살고 있다.

바라길을 걷고 신두리해수욕장의 펜션에서 휴식을 취하며 편안한 오후시간과 밤을 보냈다면 다음날 태안의 해안을 지켰던 고성인 소근진성에 올라가 보자. 충청남도 기념물 제93호로 지정·관리되고 있는 소근진성은 소원면 소근리 해안에 위치하고 있는 조선시대 읍성이다. 성이 위치하고 있는 곳은 소원면 소근리 2구 ‘성안마을’. 마을을 감싸고 있는 뒷산의 자연지형을 따라 성벽을 구축했다. 성을 가기 위해 마을 어귀 바닷가 산모퉁이 길을 돌아 들어가면 나타나는 펜션단지는 ‘성밖마을’이고 이 마을을 지나 더 들어가면 성안마을이다.

성안마을 고샅길을 지나 성벽에 오르면 성안마을과 함께 그 앞바다가 조망되는 소근진성은 조선중종 9년(1514)에 왜구의 침입을 막기 위해 쌓은 성이다. 이 성은 고려 말부터 나타났던 왜구의 침입으로 입은 지역주민들의 피해를 막고 서해안의 방비를 하였던 성으로 ‘신증동국여지승람’과 ‘여지도서‘에도 기록된 서해안 방어에 중요한 역할을 했던 읍성으로 현재는 동문터만 남아있다.

고성의 고즈넉한 정취를 즐겼다면 이번에는 허브향기 그윽하게 풍기는 아름다운 정원 팜카밀레에서 허브향기에 취해도 보자. 허브식물을 정성 들여 키우고 자연과 소통하며 그 의미를 깨닫고, 자연의 산물을 생활 속에서 감사히 활용하고자 하는 것이 모토인 ‘팜카밀레 허브농원’은 식물을 이해하고 자연과 동화되기 위해서 가능한 한 농약살포를 하지 않고 화학비료도 주지 않는다. 허브와 식물은 사람이 가져가기도 하지만 일부는 곤충과 벌레의 먹이인 것을 알기 때문이다.

와일드가든, 로즈가든, 케익가든, 라벤더가든, 보태니컬가든, 미로가든, 캐모마일가든, 토피어리가든, 에니멀가든 등 총 9개의 테마로 구성돼 있는 이 허브농원의 규모는 32,600㎡. 팜카밀레에서는 가든 산책뿐만 아니라 제조해 놓은 허브제품 쇼핑도 볼거리 중 하나이다. 허브공예체험을 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보통 단체위주로 체험이 이루어지는 다른 곳과는 달리 가족, 연인들이 부담 없이 체험 할 수 있도록 배려 한 것이 특징이다. 더불어 이 농원에서는 허브제품뿐만 아니라 허브빵과 허브로 만든 식사를 할 수 있어 온몸으로 허브의 향기를 담아갈 수 있다.

태안 여행의 마지막 여정은 공룡의 골격과 알 등 진품을 보유하고 있는 안면도 쥬라기박물관에서 마무리해보자. 충남 태안군 남면 신온리에 소재하고 있는 안면도 쥬라기박물관은 국내 최대 공룡화석표본을 보유하고 있는 자연사 발물관이다. 1,000여점이 넘는 자연사관련 표본들 중 학술적 가치가 매우 높은 진본화석과 함께 다양한 광물, 박제, 운석 등도 전시되어 있다.

모두 3개의 테마관으로 꾸며져 있는 이 박물관에서는 ‘딱딱하고 재미없는 학습의 장’이라는 박물관에 대한 선입견을 버려도 좋다. 관람을 하면 할수록 수억 년 전 자연 생태계를 흥미롭고 재미있게 꾸며놓아 남녀노소 모두가 즐겁고 유익한 시간을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아멘카사우루스, 아파토사우르스 등 중생대 용각류 공룡들을 관찰할 수 있는 1층은 중생대공룡류와 각룡류를 비교·전시하여 관람객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갈리마우스, 노스로니쿠스, 데이노케이루스 등 중생대 백악기 후기의 아시아 수각류 공룡들을 만나볼 수 있는 2층은 밀로돈, 동굴곰, 글립토돈, 김치호랑이 등 신생대 포유류가 전시되어 있고, 주걱코끼리, 메머드, 스테고돈 등 신생대 장비목의 공룡들도 이곳에서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