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작스토리 >천사가 머물다간 신성한 성역, 산탄젤로 성

천사의 성, 시작은 황제들의 무덤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로마의 위대한 건축물 산탄젤로 성은 처음부터 천사의 성이라는 이름을 가졌던 건 아니다. 그 시작은 하드리아누스 황제의 영묘에서 시작 되었다. 하드리아누스 황제는 로마의 14대 황제로 5현제시대의 가장 위대한 황제이자 정치가였다. 로마의 안정기를 이끌었던 하드리아누스 황제는 자신과 가족의 묘지로 사용하고자 산탄젤로 성을 건설하였고, 그가 죽고 2년 후인 139년 양자인 안토니누스 피우스 황제에 의해 완공 되었다. 폭 89m, 높이 15m의 받침지반은 벽돌로 되어 있으며, 그 위에 둘레 64m, 높이 21m의 원형의 묘지가 세웠다. 이 무덤은 카라칼라 황제 시대까지 묘지로 쓰였다.

 

6세기에 산탄젤로 성은 영묘로서의 기능은 사라지고 교황의 성채라는 새로운 기능을 갖게 되었다. 13세기에 교황 니콜라스 3세는 환형 성벽 위에 파세토(이탈리아어로 '복도'라는 뜻)를 건축하였다. 이는 현재의 산탄젤로 성과 바티칸 시티를 이어주는 연결통로이다. 과거 비상용 '비밀' 탈출로로 사용됐으며 바티칸이 포위될 때마다 수많은 고위 성직자들의 목숨을 구하는 역할을 했다.

 

로마를 바라보는 천사의 보금자리 탄생

산탄젤로 성이 천사의 성이라는 명칭을 얻은 건 590년 그레고리우스 대교황의 꿈에 천사가 나타났고, 이 사건을 기리기 위해 1536년 산탄젤로 성의 꼭대기에 대천사 미카엘의 조각상이 세워지는 시기 붙어다.

 

산탄젤로 성 앞에 흐르는 테베레 강에는 로마와 산탄젤로 성을 연결해주는 천사의 다리가 자리 잡고 있다. 이 다리는 로마시대 엘리오 다리라는 명칭으로 불렸지만 1535년 교황 클레멘스 7세의 성 베드로, 성 바오로 석상 건립과 1669년 교황 클레멘스 9세가 조각가 베르니니로 하여금 천사의 조각상들을 설치하게 하면서 지금의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

 

 

시련 속 빛나는 천년의 가치

찬란한 역사 속에는 시련이 따르는 법. 산탄젤로 성은 한때 국사범 같은 중 범죄자 들이 수감되어있던 감옥으로 범죄자들에게는 공포의 대상으로 자리를 잡았었다. 이 때문에 천사상 옆에는 사형을 처할 때 울리는 자비의 종이 매달려 있다. 이곳 감옥에 수감되었던 역사적 인물로는 혁명적 사상가 콜라 디 리엔초(Cola di Rienzo)가 있었으며, 클레멘스 7세 역시 이곳에 갇혀 있었다. 테오도리쿠스 교황 때 생긴 감옥은 뒤이은 교황시대까지 이어졌으며 이탈리아 왕국이 들어선 1901년까지 사용되었다.

 

산탄젤로 성은 전쟁과 평화가 반복되는 1800여 년의 시간 동안 로마의 찬란했던 모습을 간직한 문화재로 현대인이 서양문화의 진원지인 로마문명을 눈 앞에서 감상할 수 있는 위대한 문화적 보고이다. 어두운 하늘에서 천사가 내온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키는 아름다운 야경을 간직한 산탄젤로 성은 이제 전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진정한 천사의 성으로 거듭나고 있다.

 

참고문헌
로마-똘레랑스의 제국 : 살림지식총서 102, 한형곤, 2004.6.30, (주)살림출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