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김홍환(협의회 선임연구위원)

2015년 예산안 심의 과정에서 여야가 담배가격 인상에 합의하였다. 인상규모는 기존 2500원 담배를 기준으로 할 때 2000원이며, 정부안과 달라진 점은 이번 세제개편에서 새로 신설된 개별소비세 20%를 소방안전교부세로 활용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정부안과 국회에서 최종 결정된 내용을 비교하면 다음 표와 같다.

 

담배가격 인상에 따른 제세부담금 변화

(단위 : 원)

구 분	담배 가격	출고 가 및 유통 마진	제세·부담금
			소 계	담배 소비 세	지방 교육 세	건강 부담 금	개별 소비세	소방안전 교부세	VAT 등
현 행	2,500	950	1,550	641	321	354	-		234
정부안	4,500	1,182	3,318	1,007	443	841	475	119	433
최종안	2,000	232	1,768	366	122	487	475	119	199
증감률	180.0%	124.4%	214.0%	157.1%	138.0%	237.5%	신설	신설	185%

 

제세분담금을 중앙-지방으로 구분하여 살펴보면, 당초 2500원 기준 담배 1갑당 588원으로 23.6% 중앙정부 몫이었으나 담배세제 개편 과정에서 중앙정부는 이를 1686원, 41.5%로 증가시켰다. 반면 지방정부 몫은 동일한 담배를 기준으로 할 때 962원으로 전체 38.5%를 차지하였으나, 정부안에서는 1450원 32.2%로 6.3% 감소하였다. 개별소비세중 20% 소방안전교부세 전환하는 최종안은 중앙정부 몫이 1749원으로 전체의 38.9%가 되었으며, 지방정부 몫은 1569원 34.9%가 되었다. 이는 당초 정부안보다 중앙정부 몫이 지방정부 몫으로 2.7% 변동한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담배값 인상에 따른 중앙-지방 재정배분을 추산하면 다음 표와 같으며, 추산을 위한 탄력도 기준은 조세재정연구원이 제시한 기준 0.425를 적용했다.

 

담배세제 개편에 따른 재정규모 추산

(단위 : 억원)

구분	총계	지방세				국세
		소 계	담배 소비세	지방 교육세	소방 안전세	소계	건강 부담금	폐기물 부담금	개별 소비세	부가 가치세
현행	67,270	41,751	27,819	13,931	신설	25,519	15,364	304	신설	9,852
변경	95,607	45,048	28,845	12,689	3,514	50,559	24,090	699	14,055	11,715
증감	28,337	3,297	1,025	-1,242	3,514	25,040	8,726	395	14,055	1,863

 

 

추산결과를 살펴보면, 지방세는 3,297억원 증가하고, 국세는 2조 5,040억원이 증가하게 된다. 국세 중 약 39.5%가 지방교부세 및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지방에 이전되는 것을 고려하면, 중앙정부 몫은 1조 5,147억원, 지방정부 몫은 1조 3190억원이 되어 최종배분 비율은 국가 : 지방은 54 : 46이 된다.

이러한 담배세제 개편에 대한 평가를 제시한다면, 긍정적인 부분과 부정적인 부분 양측면에서 모두 접근 가능하다. 먼저 긍정적인 부분은 소방안전교부세 신설 과정에 대한 것인데, 2014년 기준 소방예산 3조 2000억원 중 중앙정부 지출은 고작 1713억원 5%에 불과하고, 나머지 3조 450억원 95%를 광역자치단체가 지출하고 있다. 따라서 소방안전분야 국가의 재정책임 강화가 지속 요청되었고, 이번 담배세제 개편과정에서 전국 시도는 소방예산 확보를 위해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였다. 따라서 소방안전교부세는 결국 이러한 노력이 성과를 거둔 것이기에 전국 시도의 활동에 높은 평가를 할 수 있다.

그러나 부정적 부분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첫째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간 재원배분에 관한 것이다. 담배에 부과되는 조세 및 부담금을 귀속주체에 따라 크게 지방세와 국세로 구분한다면, 당초 지방세는 전체 1550원 중 962원으로 62%를 차지하고 있으며 국세는 588원으로 38%이다. 그런데 이번 최종안에 따르면 지방분이 46%로 하락하고 국세분은 54%가 되어 역전이 된다. 담배에 대한 과세는 1985년 당시 지방세이던 농지세 인하에 따른 세수보전책으로 담배소비세가 도입되었고, 이후 1989년 지방자치 실시를 위해 담배 전매의 이익금을 모두 담배소비세로 전환하였던 역사성을 고려할 때 지방세 영역이므로 국세를 보다 크게 증가시킨 것은 문제점으로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둘째, 소방안전예산의 성격에 관한 것으로서 지방세가 아니라 교부세로 도입된 점은 다소 아쉽다. 지방세는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세금을 걷어 활용하는 것이나, 교부세는 중앙정부가 세금을 걷어 지방에 적절하게 나누어 주는 것이다. 따라서 교부세는 지역간 재정격차 완화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장점이 있으나 국세의 지방세 이양과 관련해서는 부정적이라 할지 않을 수 없다. 왜냐하면, 담뱃세는 인구를 기준으로 할 때 가장 지역균형적인 세원임에도 소방안전세가 아니라 소방안전교부세로 결정된 것은 중앙정부의 국세의 지방세 이양에 대한 인식을 명확하게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동안 정부는 국세의 지방세 이양에 대해서 지역간 격차확대를 문제 삼아 지속적으로 거부해 왔으며, 이번 담배세제 개편과정에서도 소방안전세 도입 반대 논거로 지역간 격차확대를 주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런데 가장 균형적인 담배세제에 대해서도 소방안전세를 도입을 반대한다면 다른 모든 국세에 대해서는 국세의 지방세 이양은 더욱더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취하리라는 것은 분명하다.

지방자치가 온전하게 구현되기 위해서는 주민이 지방정부에 직접 세금을 내고 그 세금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항상 관심을 가지게 하는 이른바 ‘지방세 가격효과’가 실현될 수 있는 구조가 마련되어야 한다. 따라서 향후 소방안전 재원의 추가적 확보 과정에서 소방안전교부세가 아니라 소방안전세로의 전환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