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심으로 쌓아 올린 성지, 쉐다곤 파고다

작품명: 쉐다곤 파고다(Shwedagon Pagoda)│신소부 여왕│미얀마 양곤 / 1453년

8개의 머리카락, 쉐다곤 파고다의 시작

쉐다곤 파고다는 석가모니 부처가 생존했던 2,500년 전에 지어진 세계 최초의 사원이다. 건립 계기에 대해 정확하게 내려오는 것은 없지만 다음 이야기가 많이 떠돌고 있다. 석가모니가 미얀마에서 온 상인에게 벌꿀을 공양 받고 자신의 머리카락 8개를 뽑아주었다. 이후 상인은 미얀마로 돌아가 머리카락을 왕에게 바쳤고, 왕은 이에 대해 감동하여 석가모니의 머리카락을 탑에 안치했다고 한다. 이후 1372년 거대한 불탑이 세워지면서 석가모니의 머리카락도 지금의 탑으로 옮겨졌다고 한다. 초기의 쉐다곤 파고다는 약 20미터 높이였으나 끊임없는 증축으로 현재는 그 높이가 약 100미터 가까이 이른다. 1372년 바고의 한타와디 왕조의 빈냐유가 재건하고, 1455년~1462년 신소부 여왕이 테라스를 건설했으며, 사원 상단에서 하단까지 자신의 몸무게만큼의 금박을 입혔다. 신소부 여왕의 오빠인 빈냐기안은 사원의 높이를 90미터로 증축하였다.

미얀마인들의 자랑, 쉐다곤 파고다

양곤 그 어디에서도 보일 만큼 거대한 규모의 사원이 황금빛 옷을 입고 다이아몬드, 루비, 사파이어, 토파즈 등 수천 개의 보석으로 장식되어 있어 그 자체만으로 장엄함을 발산한다. 하지만 쉐다곤 파고다의 진가는 이 같은 외형에서 나오는 것이 아닌 미얀마 국민들에게서 나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얀마 최대의 강 이라와디 하구에 위치한 양곤은 우기 때면 물에 잠기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했다. 이에 미얀마인들은 인근 지역의 흙을 퍼 올려 높이 60미터, 1만 평 규모의 언덕을 쌓아 그 위에 쉐다곤 파고다를 조성했다. 흙을 퍼낸 자리는 그대로 호수가 되었고, 그것이 바로 깐도지 호수다.

이뿐만이 아니다. 경내의 북서쪽 모퉁이에 무게 23톤, 높이 2.2미터인 마하간다 종이 있는데, 1825년 영국이 미얀마를 침략하고 이 종을 영국으로 반출하려 배에 실어 양곤 강을 건너려 할 때 종이 무게중심을 잡지 못하여 빠지고 만다. 영국군은 종을 건져 올리기 위해 갖은 방법은 다 써봤지만 번번히 실패했다. 그러던 중 한 미얀마 승려가 영국군에게 만일 자기가 그 종을 건져 올리면 제자리에 돌려놓을 수 있게 해달라고 제안을 한다. 영국군은 저희들도 못 한 것을 고작 미얀마의 기술로 건져낼 수 있을까 싶어 제안을 받아들였다. 그 승려의 지휘를 받으며 미얀마인들은 우리가 짐작조차 할 수 없는 양의 대나무를 가져다가 종에 붙여 나가고, 많은 대나무가 매달리자 대나무의 부력으로 종이 물 위로 뜨게 해 3일만에 건졌다. 미얀마인들의 깊은 정성으로 마하간다 종은 영국의 어느 박물관이 아닌 쉐다곤 파고다에 그대로 자리하며 미얀마의 자랑으로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