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처 없이 2015년이라는 길을 걷다 보면 어느덧 바스락거리는 낙엽소리가 과자처럼 고소한 가을 길에 도달한다. 세상이 온통 울긋불긋하게 물들어 지금이 가을이다 말하는 10월. 고소한 가을 길에 오르고 싶다면 이번에는 경남으로 향해보는 것은 어떨까. 가을 내음이 깊고 진한 자연의 정취를 마시며 사람들의 웃음이 가을 향 깊이 베인 경남으로 떠나 진정한 가을로 가는 길에 몸 실어 보자.

경남에서 가을 자연을 느끼다

가을에 피는 생명 낙원, 창녕 우포늪

생명의 낙원 우포늪은 1억 4천만 년 전 원시 상태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한 국내 최대 자연 늪이다. 우포늪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가시연은 국내 자생지가 10곳밖에 안 되는 희귀식물로 10월이면 가시연꽃이 만개하여 장관을 이룬다. 또 이곳에는 생이가래, 창포, 마름 등 168종의 식물들과 천연기념물인 노랑부리저어새 등 62종의 조류들이 서식하고 있다. 이렇듯 자연생태의 보고로서 우포늪은 그 가치를 인정받아 1998년에는 람사르협약 보존습지로 등록되었다.

천 년 품은 가을 낭만, 합천 해인사

가야산 남쪽에는 천 년의 가을 낭만을 간직한 해인사가 자리한다. 우리나라 3대 사찰 중 하나로 부처님의 말씀인 팔만대장경을 봉안한 법보사찰이다. 뒤로는 가야산을 앞으로는 매화산에 둘러싸여 있어 송림과 산사가 어우러져 연출하는 웅장한 경관은 신비경에 젖게 한다. 해인사에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인 팔만대장경을 비롯해 마애불, 사명대사비, 길상 탑 등 70여 점의 유물이 산재해 있다.

가을 길 따라 숲 속 여행, 진주 경상남도 수목원

아름다운 꽃과 숲의 향기가 가득한 경상남도 수목원은 자연생태 종합학습장이다. 17만 평에 이르는 면적에 총 1,500여 종의 수목들이 자라고 있어 가을이면 울긋불긋한 단풍을 감상할 수 있다. 또 이곳에는 산림박물관을 비롯해 열대식물원, 무궁화공원 등이 테마 별로 조성되어 있어 연인들의 데이트코스나 가족 단위 나들이 코스로도 추천할 만하다.

경남에서 가을축제를 즐기다

가을 안주 삼아 즐기는, 남해 독일마을 맥주축제

독일에 옥토버 페스트가 있다면 남해에는 독일마을 맥주 축제가 있다. 남해군 삼동면에 위치한 독일마을에서 열리는 독일마을 맥주축제는 남해의 아름다움과 낭만 그리고 음악이 어우러진 최고의 맥주축제이다. 독일마을은 젊은 시절 일을 찾아 독일로 떠났던 광부와 간호사들이 귀국하여 정착한 곳이다. 한국문화와 독일문화가 공존하는 독일마을이기에 가을이면 이국적 분위기의 맥주축제가 열리는 것은 당연지사. 축제 기간 동안 단풍을 연상시키는 독일마을의 붉은 지붕 아래서 맥주 만들기, 맥주거품 족욕, 맥주 빨리 마시기 등 다양한 체험 거리가 제공된다. 보고 듣고 맛보는 오감만족 가을여행을 꿈꾸신다면 올해는 남해 독일마을로 떠나 그 매력에 흠뻑 빠져보자.

가을 별빛 품은 강과 만남, 진주 남강유등축제

진주에서 남강에 띄우는 유등놀이는 우리 겨레의 최대 수난기였던 임진왜란의 진주성 전투에 기원하고 있다. 12만 왜군에 의해 진주성이 적의 손에 떨어지는 통한의 '계사순의'가 있고 난 뒤부터는 오직 나라와 겨레를 보전하고 태산보다 큰 목숨을 바쳐 순절한 7만 병사와 사민(士民)의 매운 얼과 넋을 기리는 행사로 세세연년 면면히 이어져 오늘의 진주남강유등축제로 자리 잡았다. 올해는 '물ㆍ불ㆍ빛 그리고 우리의 소망'을 주제로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준비되어 있다. 시민들의 소망을 담은 시민등 거리행렬을 따라 초혼점등을 지켜보며, 유서 깊은 천 년의 강변에서 수상 불꽃놀이와 함께 아름다운 유등을 직접 감상하고, 등에 얽힌 역사적인 이야기와 오늘을 사는 현대인들이 교감할 수 있는 다양화 문화행사를 체험할 수 있다. 아름다운 남강과 진주성을 배경으로 소망이 담긴 유등의 빛을 즐길 수 있는 진주남강유등축제.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조상들의 조국애와 지혜가 묻어있는 유등놀이를 함께 체험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