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은 물론 아이들에게도 잠깐의 휴식이 주어지는 여름은 한껏 들뜨는 계절이다. 하지만 자칫 방심한 사이 여행지는 물론 일상생활에서도 건강을 해치기 쉬운 계절이기도 하다. 온도와 습도 등의 외부요인 그리고 여행지라는 특수한 환경에서도 건강한 여름 나기를 위한 '휴가철 건강백서'를 소개한다.

여름철 불청객, 식중독

매년 여름, 어김없이 뉴스에는 집단 식중독 소식이 보도된다. 크고 작은 규모의 식중독은 여름철 단골 불청객인데, 음식이 쉽게 상하는 여름철 오염된 음식물 섭취로 감염되며, 소화기 계통의 제반 증상(복통, 구토, 설사 등)과 관련 전신 증상(두통, 현기증, 발열, 오한, 발진 등)이 주 증상이다. 같은 음식을 먹은 3명 이상이 이와 같은 증상을 보이면 식중독을 우선 의심해야 한다. 예방을 위해서는 날고기나 생선의 세균이 요리 중 증식하지 않도록 손과 조리도구를 늘 청결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조리온도는 70℃ 이상, 가열시간은 30분 이상이 안전하며, 완성된 음식은 10℃ 이하의 냉장고에서 보관해야 한다. 냉장고 안에서도 음식이 상할 수 있으므로 전체 용적의 70% 이상 채우지 않고, 적어도 한 달에 2회 이상 세제 및 소독제를 이용해 냉장고 내부를 청소한다. 외식메뉴에도 주의가 필요한데, 가열조리한 메뉴를 선택하고 회, 조개, 계란구이, 햄, 소시지, 샐러드 등은 피하는 것이 좋다. 가정에서 여름철 뜨거운 조리대에 서 있는 시간을 줄이려 손쉽게 선택하는 냉동식품 역시, 모양이 변형되었거나 얼음덩어리가 붙어 있다면 오래된 것 혹은 냉동과 해동을 반복한 것이므로 피해야 한다. 또 캔 식품의 경우 부풀어 있다면 병원체가 자라고 있다는 뜻이므로 이 역시 피하는 것이 좋다.

생명까지 위협한다, 일사병

여름철 실외활동으로 뜨거운 햇볕에 장시간 노출되면 체내 수분과 염분이 줄어든다. 이는 체온과 맥박, 호흡 상승은 물론 두통, 현기증, 구역질, 피부 건조, 배뇨의 어려움 등의 증상이 동반되며 심할 경우 생명을 잃기도 한다. 주변 사람이 이런 증상이 보일 때는 즉시 그늘지고 서늘한 곳으로 옮겨야 한다. 이후 벨트, 넥타이등 몸을 압박하는 의복을 풀고 물수건으로 몸을 마사지한다. 자세는 머리는 낮게 다리는 높게 하는 것이 좋다. 환자에게 의식이 있다면 소금물이나 설탕물을 조금씩 흘려 넣어 주면 도움이 된다.

90%의 생명을 살린다, 인공호흡

물놀이 중 가장 대표적인 위험상황은 바로 쥐가 났을 때다. 보통 준비운동이 부족했거나 탈수 증상이 있을 때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데 뭍에서 쥐가 났다면 쥐가 난 다리를 주물러 다리를 세운 후 엄지발가락을 위로 잡아 앞쪽으로 당겨 천천히 풀 수 있다. 하지만 물 속 상황이라면 신속히 큰 소리로 주위에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물에 빠진 사람을 구조할 경우에는 허리 이상의 높이라면 직접 들어가는 대신 긴 수건, 밧줄, 튜브 등을 활용한 구조가 적합하다. 일단 물속에서 건져낸 후 인공호흡으로 폐 속 물을 제거하는 것이 최우선 사항이다. 물에 빠진 후 보통 4분 동안 심장이 뛴다. 따라서 인공호흡으로 90% 가량의 생명을 구할 수 있기 때문에 물놀이 전 반드시 인공호흡을 숙지 해야한다.

산과 들의 위협자, 곤충

수풀이 우거진 환경에서는 주로 야생진드기와 벌의 위협이 많다. 산과 들에 주로 서식하는 야생진드기(작은 소참진드기)는 5~8월 집중 발생하며, 물린 후 1~2주간 잠복기를 거쳐 고열, 두통, 근육통, 설사, 기침, 호흡곤란 등의 증상을 보인다. 유아, 노년층 등 면역이 약한 환자에게는 치명적일 수도 있으니,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진드기를 피하기 위해서는 긴 팔과 긴 바지로 맨 살 노출을 줄이고, 풀밭에 앉을 때는 반드시 돗자리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야외활동을 마치면 즉시 머리카락, 무릎 뒤까지 꼼꼼히 씻어내고 외출 시 입었던 옷은 충분히 털어 세탁해 햇볕에 말리도록 한다. 벌에 쏘여 피부에 벌침이 남아 있으면, 보통 핀셋으로 추출하려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경우 벌침에 남아있는 독을 피부 속으로 짜내게 될 수 있으니, 전화카드 등 딱딱하고 얇은 소재로 밀어서 제거하는 편이 좋다. 벌침 제거 후에는 찬물 찜질로 통증과 붓기를 가라앉힌 후 스테로이드 연고를 발라 처치하는데, 하루가 지나도 가라앉지 않는다면 의사를 찾아가야 한다. 평소 알레르기 과민 체질인 사람은 벌에 쏘일 경우를 대비한 비상약을 구비해 산행하는 것이 좋다.

항공여행 그리고 일반석 증후군

해외여행으로 장시간 비행할 경우 일반석 증후군(심부 정맥 혈전증, DVT: Deep Vein Thrombosis) 환자의 경우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우선 다리가 움직일 공간 확보를 위해 좌석 앞에 짐을 두지 않고 좁은 공간이지만 틈틈이 움직이거나 스트레칭해줘야 한다. 비행 전 수면제 복용과 음주는 피해야 하며, 물을 충분히 마신 후 탑승하도록 한다. 혹 과거 일반석 증후군 관련 위험요인이 있었다면, 탄력스타킹이나 압박 용품을 착용한다. 또 과거력이 있거나, 암 환자거나, 거동 불편자, 수술 후 얼마 되지 않았다든지 등의 위험요인이 있다면, 주치의와 협의 후 적당한 처치와 함께 탑승해야 안전한 여행을 즐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