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네가 없었다면 인상주의는 없다

모네는 '빛은 곧 색채'라는 원칙을 고수하며 작품이 환상적으로 표현될 수 있도록 유화를 그렸다. 유화는 건조되는데 3-4일이 소요된다. 하지만 그는 이러한 관례를 무시하기라도 하듯 그림의 색이 마르기 전에 덧칠하고 물감을 섞어 사용하였다. 그리하여, 그림 가까이 가면 그림의 형태를 몰라보고 한 걸음 뒤로 물러나서 보면 그림이 선명하게 보이기도 한다. 모네가 동일한 사물을 시시각각 빛의 영향으로 바뀌는 효과를 그렸던 형식은 칸딘스키, 몬드리안 같은 추상화를 거쳐 앤디 워홀의 팝 아트에 이르기까지 많은 영향을 미치며 아방가르드 예술가들에게 사랑받는 작가로 자리매김 할 수 있게 했다.

모네의 작품은 이처럼 예술사조에 많은 영향력을 끼쳤으나, 그가 지향하는 사상은 심플하다. 역사적이거나 숭고한 자연미가 아니라 일반적인 사물에서도 특별함은 찾을 수 있다는 사상이다. 이는 '건초더미' 작품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시시각각대로 빛과 환경에 의해 변화를 그림에 담아내었는데, 이를 통해 모네는 겉 표면에서 느끼는 것보다 더 아름답고 종합적인 환경을 보여주고자 했다. 모네가 빛의 변화 효과를 보여주기 위한 능력이 탁월할 수 있었던 까닭은 건초더미를 재빠르게 그렸던 것에 기인하기도 하다. 이러한 빛의 변화를 시시각각 담아낸 작품이 루앙 대성당 작품인데, 모네는 이 그림을 그리는 동안 "날마다 뭔가 첨가할 게 생기고, 전에는 보지 못했던 것을 문득 발견하기도 하오. 밤새 악몽에 시달린 적도 있소. 대성당이 내 위로 무너져 내렸는데, 아 그게 파란색, 분홍색으로 혹은 노란색으로 보이지 뭐요"라며 부인에게 편지를 쓰기도 했다. 모네는 루앙 대성당 정면의 좌측 건물 2층에 아틀리에를 마련하고 성당 그림에 몰두했다. 어떤 때는 동시에 14개 이상의 캔버스를 나란히 세워놓고 작업했을 만큼 시시각각 변하는 빛의 조화를 붙잡고 싶어했다. 이렇게 빛의 매력에 빠진 모네는 여러 가지 연작을 남긴다.

모네의 뮤즈 카미유 동시외

모네의 그림에 자주 등장하는 여인과 아이가 있다. 그들이 바로 모네의 첫 번째 부인인 카미유 동시외(Camille Doncieux)와 아들 장(Jean)이다. 모네의 눈으로 바라본 그들의 모습은 평화롭고 사랑스럽다. 이렇듯 그림에서 느낄 수 있듯이 모네와 까미유는 1865년 화가와 모델로 처음 만나 사랑에 빠졌고 2년 뒤 아들 장을 낳았으며 그들의 사랑은 누구도 갈라놓을 수 없는 영혼의 친구이자 동반자가 된다. 모네가 아내와 아이로 인해 얼마나 행복해했는지 동료 화가이자 아들의 대부였던 바지유에게 쓴 편지에서 알 수 있다. "작은 오두막 안의 따뜻한 난로와 편안한 가족의 미소가 나를 기다리고 있다네. 자네가 우리 아들을 보면 좋으련만. 그 아이가 있어서 정말 행복하네." 그러나 그들의 사랑이 평탄하지만은 않았다. 그 당시 모델은 아주 천대받던 직업 중 하나였고 이를 모네의 집안에서 받아들이지 못해 모네가 받던 부모의 모든 후원은 중단된다. 모네는 물감을 살 돈도 등잔불을 켤 돈도 없어 아주 궁핍하게 지내야했지만 까미유는 이런 상황 속에서도 끊임없이 모네에게 영감을 주었다. 그러나 그들의 행복은 그리 오래 가지 못 했다. 1878년 둘째 아들 미셀을 낳고 자궁암으로 1879년 끝내 숨을 거두고 말았다. 까미유가 숨을 거두는 순간까지 마네는 까미유의 모습을 그렸다. 모네에게 있어 그녀의 죽음은 큰 슬픔이었고 모네는 그 후 인물화보다는 풍경화나 정물화를 더 많이 그렸다. 이들 사랑은 이렇게 끝이 났지만 둘의 이야기는 영화화되기도 하고 예술가의 뮤즈에 관한 이야기가 나올 때면 모네와 까미유는 단골 소재가 되기도 한다.

인상주의는 1874년 당시 파리 화단에서 살롱전에서 거부당하던 모네를 비롯하여 드가, 르누아르, 파사로, 시슬레 등이 참여한 화풍인데, 샬롱전에 출품했던 모네의 "인상, 해돋이"라는 작품을 본 비평가 루이 르로이(Louis Leroy)의 '인상만 남는다'라는 조롱에서 '인상파'는 시작되었다.

자료제공-모네 빛을 그리다展(본다비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