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5월 30일에 개원한 제20대 국회는 국회 내 지방재정ㆍ분권특별위원회를 설치하고, 3개 주요 정당의 지방분권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초기부터 지방분권을 위한 적극적인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가 지속해서 추진하고 있는 지방분권입법과제를 제시하며, 조속한 국회 통과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자치조직권 확대
자치조직권은 지방정부의 창의적ㆍ자율적 지역발전 도모를 위한 핵심권한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법령으로 지방자치단체의 부단체장 정수 및 사무분장, 행정기구 수 및 정원 등을 통제하고 있다. 따라서 지방자치단체의 자치조직권에 관한 제반 사항들을 법령이 아닌 지방자치단체의 조례로 결정할 수 있도록 「지방자치법」이 개정되어야 한다.
중앙권한의 지방이양 및 사무구분체계 정비
현재 전체 행ㆍ재정 권한의 80% 이상이 중앙정부에 편중되어 있고, 중앙의 사무를 지방에 위임하여 수행하도록 하는 기관위임사무 등으로 인해 지방행정의 종합성과 자율성이 크게 제약받고 있다. 따라서 현재 지방자치발전위원회에서 추진 중인 「(가칭)지방일괄이양법」의 조속한 제정을 통해 사무는 물론 그에 따른 재원ㆍ인력 등도 포괄적으로 지방이양되어야 한다. 또한, 기관위임사무를 폐지(국가사무나 자치사무로 대폭 전환)하되, 부득이 남아 있는 사무를 (가칭)법정수임사무로 전환하고, 법정수임사무에 대한 처리비용 전액 국가부담 및 지방의 자율통제(조례제정 및 지방의회감사) 하에 수행되도록 해야 한다.
특별지방행정기관 지방이관
특별지방행정기관은 중앙부처가 특별한 때에만 지방에 설치ㆍ운영하는 행정기관을 의미하나, 그 설치ㆍ운영의 근거를 대통령령으로 결정하도록 하고 있어 2008년 이후 그 수와 규모가 지속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따라서 국도하천ㆍ해양항만ㆍ식의약품ㆍ환경ㆍ고용노동ㆍ중소기업 등 6대 분야의 특별지방행정기관에 대한 기능ㆍ재원ㆍ인력ㆍ정보ㆍ기술 등이 종합적ㆍ일괄적으로 지방이관되어야 하겠으며, 「정부조직법」 개정 등을 통해 설치의 근거를 법률(정부조직법)로 규정하도록 함으로써 중앙부처 간 과시용ㆍ경쟁용으로 설치하고 있는 특별지방행정기관의 남설을 방지해야 한다.
자치입법권 확대
「헌법」 및 「지방자치법」에서는 지방의 조례제정 범위를 '법령의 범위 안에서'로 규정하고 있고, 조례위반행위에 대한 벌칙 결정 시 법률의 위임을 받도록 하고 있어, 지방의 자치입법권이 제약받고 있는 현실이다. 따라서 조례를 '법령을 위반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제정할 수 있도록 하고, 벌칙 등 결정에 대한 법률위임 조항을 삭제하는 방향으로 「지방자치법」이 개정되어야 한다.
광역-기초 자치경찰제 도입
현재 지방자치발전위원회를 중심으로 기초(시ㆍ군ㆍ자치구) 단위의 자치경찰제를 도입하여, 식품ㆍ환경ㆍ공중위생 단속 등 23종의 특사경 사무를 수행하도록 할 계획이다. 그러나 기초자치단체의 재정여건 등 자치역량을 고려할 때, 특사경 사무는 광역(시ㆍ도) 단위에서 수행하는 것이 합리적이므로, 광역-기초 단위 자치경찰제 도입을 위해 「경찰법」 및 「경찰공무원법」이 개정되어야 한다.
지방재정 확충
2009년 이후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자립도 지속 하락, 사회복지예산의 급격한 증가, 국가정책 목적 달성을 위한 국고보조사업에 대한 지방비 부담 확대 등으로 지방의 재정여건이 크게 악화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 「지방교부세법」 개정을 통해 내국세의 19.24%인 지방교부세율을 21.00% 이상으로 인상하고, 「지방세법」등 개정을 통해 부가가치세의 11%인 지방소비세율을 20% 이상으로 확대해야 한다. 또한, 국고보조사업에 대한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하여 국가사무 성격의 사업은 전액 국비로 부담하도록 「보조금 관리에 관한법률」 등 관계 법령의 개정이 요구된다.
지방자치단체 국정 참여 강화
중앙정부의 정책 결정에 대한 실질적 집행주체는 지방자치단체이다. 그러나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 권위 있는 상호협력ㆍ협의 기구가 부재한 탓에, 최근 중앙정부의 일방적인 정책결정과 지방에 대한 집행요구ㆍ비용부담 등으로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따라서 「중앙-지방 협력회의 설치법」의 제정을 통해 중앙정부의 최고책임자와 지방자치단체의 최고책임자 간 공식 회의체를 신설하고, 「지방재정부담 완화를 위한 특별법」 제정을 통해 지방의 재정부담을 유발하는 중앙정부의 각종 정책과정에 지방정부와 국회의 지방 의견 수렴 및 반영을 의무화하며, 지방분권 관련 법률안의 신속한 심의ㆍ의결을 위해 국회 내 지방분권특별위원회가 상설 상임위원회로 신설ㆍ운영되도록 「국회법」이 개정되어야 한다.
지방분권형 헌법 개정
최근 중앙정부를 중심으로 개헌을 적극 추진하겠다는 입장이 표명됨에 따라 정계, 학계, 언론 및 시민사회 등에서 단순히 중앙정부 내 권력분산형 개헌이 아니라, 지방분권과 지방자치를 대폭 강화하는 방향으로의 개헌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따라서 국회 내 헌법개정특별위원회가 조속히 구성되어야 하며, 자치행정권ㆍ자치재정권ㆍ자치조직권ㆍ자치입법권 등의 내용과 범위가 더욱 구체적으로 「헌법」에 명시되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