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지난해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다시 한 번 힘차게 전진하는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국정혼란 속에 경제불황, 외교ㆍ통상 마찰 등으로 나라 안팎이 매우 불안합니다. 그러나 암담한 현실 속에서도 성숙한 국민이 위대한 역사를 만들어 가고 있기에 우리에겐 아직 희망이 있습니다.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향한 중대한 전환의 길목에서 올해가 새로운 대한민국을 여는 변화의 원년으로 기억되기를 희망합니다.

2017년 서울시 정책 방향

국가적 혼돈 속에 더 나은 세상을 향한 기회가 열려 있는 2017년, 올해에도 서울시는 소통과 협치로 시민과 함께하고자 합니다. 주민참여예산, 2020 청년보장, 2030 서울플랜 등 시민과 함께 만든 정책들로 민생을 더 알뜰히 챙기고, 서울의 더 나은 미래를 열어가겠습니다. 당면 현안에서 장기 거시계획에 이르기까지 시민의 꿈과 희망을 촘촘히 담아내겠습니다.

그동안 서울시는 시민과 끊임없이 소통하고 시대적 필요에 부응해 사회 안전망을 강화하고, 좋은 일자리를 만들고, 노동의 질을 높이기 위해 전력을 다해 왔습니다. 도시재생과 미래 먹거리가 결합한 지역개발을 통해 서울의 성장동력 확보와 국제도시로서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도 심혈을 기울여 왔습니다. 이러한 혁신과 협치의 성과로 서울시는 전 세계 36개 도시에 43개의 우수정책을 수출하고, 예테보리 지속가능발전상을 수상했으며, 영국 가디언지는 저를 전 세계 5대 혁신시장으로 선정하기도 했습니다.

선도적인 혁신의 길을 걸어온 서울시가, 이제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우리 사회가 나아갈 방향을 깊이 있게 모색해나가고자 합니다. 먹고 사는 문제 너머의 인간다운 삶, 품격 있는 삶, 그리고 더불어 잘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더욱 노력해나겠습니다. 우선, 우리 사회의 불평등, 불공정 문제를 해결해 나가겠습니다.

올 한 해 서울시는 새로운 대한민국을 여는 밑거름이 되고자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첫째, 모두의 경제(위코노믹스, WEconomics)를 실현하겠습니다.
위코노믹스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노동과 복지가 함께 움직이는 네 바퀴 경제입니다. 그동안 서울시가 역점적으로 추진해 온 경제민주화, 노동존중, 일자리, 복지 정책을 더욱 내실화해 불평등 문제를 해소해 나가겠습니다.

둘째, 사람에 대한 투자가 미래에 대한 최고의 투자입니다.
서울시는 보육ㆍ교육ㆍ노동ㆍ복지 정책을 혁신적으로 추진하며 보편적 복지의 시대를 열었습니다. 올해는 서울시가 선도적으로 추진해온 국공립어린이집 확충, 청년활동보장사업, 생활임금제, 찾아가는 동주민센터 등에 더욱 박차를 가해 시민들의 일상생활 부담을 덜어 드리고, 미래를 향해 더욱 나아가는 사람특별시 서울을 만들겠습니다.

셋째, 서울의 미래 성장동력을 더욱 내실 있게 추진하겠습니다.
동남권 국제교류복합지구, 창동ㆍ상계 신경제중심지, 양재 R&D 센터 등의 미래의 신성장동력에 대한 투자로 새로운 혁신거점을 조성하고, 민간투자를 유인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국제도시로서의 매력을 확대해 나가겠습니다. 동남권 국제교류복합지구 조성사업은 연간 약 15조 원의 경제 파급효과와 8만 개의 일자리 창출이 이루어질 것입니다. 올해는 영동대로 통합개발사업 설계, 올림픽 주경기장 리모델링 국제설계 공모, 올림픽대로 지하화공사 설계 등으로 사업추진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습니다. 궁극적으로 서울시는 '한강의 기적'을 넘어, '광화문의 기적'을 이어나가는 새로운 대한민국의 밑거름이 되겠습니다. 서울시가 앞장서서 거대한 전환을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압축성장의 그늘에 가려진 사회경제적 약자를 포용하고 서울과 지방이 상생하는 균형적 발전을 지향하겠습니다.

지방자치 발전방안 제언

우리 사회가 다시 한 번 힘차게 비상하기 위해서는 현행 지방자치제도에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합니다. 우리나라가 지방자치를 시행한 지 22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중앙정부의 통제를 받는 미성년 상태로 남아 있습니다. 급변하는 환경에서 시대가 요구하는 과제를 풀어가기 위해서는 지금처럼 중앙정부 출장소 수준의 지방자치로는 어렵습니다.

지방분권이 먼저입니다.
지방정부가 지역주민의 삶과 지역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책임 있게 추진해 나갈 수 있도록, 적절한 재원과 권한을 제도적으로 보장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헌법에 지방자치에 관한 사항을 더 구체화하고, 분권에 관한 내용을 대폭 신설해야 합니다. 헌법 제1조에 대한민국은 자치분권공화국임을 선언하고 중앙의 행정권, 재정권, 조직권, 입법권을 지방에 대폭 이양하는 방향으로 분권의 원칙과 대강을 명문화해야 합니다.

중앙-지방 간 관계의 재정립이 필요합니다.
중앙정부가 창의적 주민 복리에 관한 사업을 '협의조정'하는 과정에서 지방자치의 본질을 심하게 훼손하거나, 중앙정부의 재정사업을 사전협의 없이 지방에 전가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대통령과 시ㆍ도지사가 참여하는 정책결정협의체를 운영, 사전에 충분한 협의를 통해 중앙ㆍ지방관계가 단순한 상명하복이나 지도감독이 아닌, 상호존중하고 지원ㆍ협력하는 관계로 재조정해야 합니다.
특히, 중앙과 지방의 업무비중은 4:6 수준임에도 재원배분구조는 8:2에 불과한 불합리한 현실을 개선해야 합니다. 국세와 지방세의 비율을 6:4로 바꾸고, 지역별 국고보조율의 차등적용도 폐지해야 합니다.

자치법규의 위상을 강화해야 합니다.
또한, 지역 현실에 맞는 법제운영으로 주민들의 삶의 질을 제고하도록 자치법규의 위상을 제고해야 합니다. '법령에 위배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규범을 창설하여 지역경제와 주민 복리를 증진하고, 지자체의 조직과 정원을 자율적으로 책임운영하도록 지방자치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야 합니다. 성숙한 주민들의 다양한 의견이 제도화되고, 지역 특성에 맞는 혁신적 실험들이 창발적으로 이루어지는 진정한 민주주의를 꽃피워야 합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합니다. 지금은 권위주의를 청산하고 불평등 구조를 타파해 새로운 시대를 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온 국민이 열망하는 새로운 대한민국은, 새롭고 강력한 '분권과 자치'의 비옥한 토양에서 뿌리내리고 가지를 뻗어 풍성한 열매를 거둘 수 있습니다. 지자체가 지역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는 실질적 권한을 행사하고, 국가발전과 사회통합을 견인할 수 있도록, 완전한 지방분권의 제도화가 필요한 때입니다. 올해는 시대변화의 국민적 열망이 국가운영의 근본을 바꾸고, 성숙한 지방자치의 토대를 마련하는 한 해가 되기를 간절히 염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