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9대 대통령 선거를 맞아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에서는 「지방분권 대선공약 의제」를 마련하여 각 정당의 후보자에게 제안했다. 공약으로 제안한 과제들은 17개 광역지방정부가 합의한 공통사항으로서 오랜 시간 지방이 건의해온 과제들이다. 공약 제안 사항을 살펴보면, 헌법 전문에 지방분권 국가임을 천명하는 등 지방분권형 헌법개정을 제안하고, 자치입법권 및 자치조직권 확대 등을 통한 지방자치제도를 개선하며, 지방정부의 국정 참여 강화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 협력강화를 위한 방안을 마련할 것과 혁신적 지방세제 개편과 지방재정 확충을 위한 개혁안을 제시하고 있는 등 장기간 지방분권의 핵심적 과제로 손꼽히던 과제들을 포함하고 있다. 또한, 중앙집권의 폐해를 척결하고 지방분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할 수 있는 사항들로 구성되어 있다. 앞으로 2회에 걸쳐 지방분권 핵심 공약사항들에 대해 검토하고 새 정부 정책에 어떻게 반영되어야 하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지방분권 개헌 및 국정 참여 방안
협의회는 지방분권 개헌 및 지방의 국정 참여 강화에 관한 공약들을 제안했다. 현행 헌법이 지방자치에 관한 규정이 미흡하고, 주요 내용을 법률에 위임함으로써 최소한의 기준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지 못하다는 측면에서, 또한 대통령에게 지나치게 권력이 집중되어 있다는 측면에서 분권, 특히 지방으로의 분권을 강조하는 내용이 헌법에 반영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구체적으로 우선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의 정체성으로서, 국가조직 및 운영의 기본원칙으로서 '지방분권국가'임을 천명해야 한다. 또한, '지방자치단체'라는 명칭을 '지방정부'로 바꾸고, 그에 걸맞은 자치입법권과 자치조직권, 자주재정권을 보장해야 한다. 지방의회도 지역주민의 직접 선거에 의해 선출되는 주민의 대의기관인 만큼 지방정부의 입법권이 국회와 중앙정부의 법령에 의해 과도하게 제한되지 않도록 조례의 입법범위를 확대하고, 지방의 과세자주권도 보장해야 한다. 이것은 중앙정부로 대변되는 국가의 역할과 지방의 역할을 구분하여 상호 기능적으로 역할을 분담하는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지역의 문제는 가장 가까운 지방정부가 우선적으로 처리하게 하는, 이른바 보충성의 원칙을 명시할 필요가 있다. 또한, 국회와 중앙정부의 정책 결정 과정에 지방이 참여할 수 있도록 국정 참여의 기회를 보장하고 이를 제도화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예를 들면, 국회를 현재와 같은 인구비례로 선출하는 하원과 지역대표로 구성하는 상원을 두는 양원제로 구성하고, 국정의 책임자인 대통령과 지방행정의 책임자인 시도지사의 회의체를 구성하여 지방에 영향을 미치는 정책에 대해서는 중앙과 지방이 협의를 통해 결정하도록 하는 등의 제도화가 필요하다.

더 많은 고민과 꾸준한 개선 필요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공약으로 '개헌'을 약속했고, 지난 4월 12일 국회 개헌특위에서 '지방분권과 균형발전'이 개헌의 방향임을 밝혔다. 그에 따라 자치입법권·자치행정권·자치재정권·자치복지권의 4대 지방자치권을 보장하고, '지방자치단체'를 '지방정부'로 개칭하며, 지방정부의 종류와 계층을 헌법에서 규정하고, 보충성 원칙 선언, 시도지사가 참여하는 제2국무회의 신설 등을 제시했다. 공약집에서도 분권과 협치의 개헌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하며, 그 추진방안으로 정부에 '개헌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산하에 국민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국민참여개헌논의기구'를 설치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러한 공약들은 대체로 지방의 주장을 반영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으나, 근본적으로 대한민국을 '지방분권국가'라는 점을 선언하는 규정 및 지방의 과세 자주권 등 지방의 자주 재정권에 관한 조항이 누락된 점, 지역 대표형 양원제 도입에 관한 내용이 없다는 점 등은 아쉬운 점이다. 또한, 지방의 국정 참여를 강화하는 방안으로서 '제2국무회의'를 신설한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지만, 제2국무회의의 구성시기, 운영, 안건 등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없고, 지방에 재정적부담을 유발하는 정책에 관해서지방의 의견을 필수적으로 수렴하는 내용의 특별법 제정 등은 누락되어 있다는 점에서는 지방분권에 관한 근본적인 고민이 부족했다는 평가이다(다만,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에서 제안한 사항 중 대통령이나 행정부보다 국회에서 의지를 가지고 추진할 필요가 있는 사항, 즉 예를 들면 국회 지방분권특별위원회를 신설하는 등의 과제는 대통령이 아닌 국회의 결정사항으로 미뤄둔 것으로 선해(善解)할 수있을 것이다).
대통령은 앞서 정부에 '개헌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산하에 국민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국민참여개헌논의기구'를 설치하겠다고 언급한바, 향후 이러한 추진기구에 지방의 대표 혹은 지방이 추천하는 인사들이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 2018년 초까지 국회가 개헌안을 통과시키면 2018년 6월 지방선거에서 국민투표를 하겠다는 공약집의 로드맵에 따라 진행하기 위해서는 하루속히 공약에서 제시한 위원회 및 추진기구를 설치하여 정부의 개헌 의지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