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마다 주식과 문화가 다르다 보니 테이블 매너 또한 자연스럽게 제각기 다른 편이다. 미국과 유럽은 물론, 이웃의 중국과 일본, 꾸준히 교류하고 있는 태국과 아랍까지 각 나라는 어떤 테이블 매너를 가지고 있을까? 비즈니스의 품격을 높이는 테이블 매너를 알아본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업무나 교류는 식사와 간단한 술자리로 이어진다. 완성된 비즈니스에 화룡점정을 찍기 위해, 진행 중인 일에 속도를 더하기 위해, 혹은 실패한 비즈니스에 생명력을 불어넣기 위해 식사와 여흥은 윤활유 역할을 하며 생명력을 유지해왔다. 서구 문화권에선 받는 초대장의 숫자를 한 사람의 비즈니스 능력을 가늠하는 잣대로 사용하기도 한다.



우아한 테이블 매너의 미국과 유럽

미국과 유럽의 테이블 매너는 어렵고 까다로워 보이지만, 몇 가지만 숙지하면 쉽게 몸에 익힐 수 있다. 우선, 냅킨(Serviette)은 중요인물이 인사를 하고 난후 반으로 접어 열린 쪽이 나를 향하게 해서 허벅지 위에 올린다. 다른 용도로 사용하지 말고 단지 입 주변을 닦는(톡톡 치는) 용도로만 사용한다. 나이프, 포크는 바깥쪽에서 안쪽으로 집어 들어 사용한다. 우리나라는 음식을 먹을 때 나는 소음에 비교적 관대하지만, 서양 테이블 매너에서는 식사 중 소리를 내는 것을 가장 혐오스럽게 생각한다. 음식은 포크와 나이프로 완전히 정리해서 입으로 가져간다. 그리고 쓰나미 같은 천재지변이 아니라면 결코 식사 도중 입을 벌리거나 혀가 음식을 마중하기 위해 입밖으로 나오는 것도 주의한다.



시끌벅적한 식사 분위기의 중국

중국인들을 중요한 업무 다이닝에 초대한다면 뷔페식 식사는 미천하다고 여길지 모르니 가급적 정찬으로 서브하는 레스토랑을 예약하는 것이 좋다. 음식의 수는 가급적 짝수로 시킨다. 짝수를 좋아하는(4는 제외) 중국인들은 좋은 자리에서 늘 짝수로 음식을 주문한다. 서양의 테이블 매너와 달리 소리를 내며 음식을 먹는 것을 실례라고 여기지 않기 때문에 제공된 음식은 요란스럽다는 느낌이 들도록 먹고, 많이 먹는 것도 좋다. 다만, 깔끔하게 그릇을 비우지 않는 것이 호스트의 체면을 세워주는 것이다.

훌륭한 음식일수록 보통 살아생전 어떤 모습을 하고 있었는지 가늠할 수 있게 접시에 형태를 유지한 채 서브된다. 이때 가급적이면 음식의 형태를 흐트러뜨리지 않도록 하는것이 좋으며, 음식을 이리저리 뒤적이고 젓가락으로 음식을 찔러보는 것도 금물이다. 보통 음식이 서브되면 주빈에게 주최측 대표가 젓가락을 사용해 음식을 조금 덜어주는 것이 예의이다.



편안한 분위기를 강조하는 일본

알아서 허리를 낮추는 일본 문화를 이해한다면 접대 시 일본인 비즈니스 파트너에게 스스로 메뉴를 고르게 하는 실수를 저지르지 말자. 대신 이런 식으로 가이드라인을 주면 편안함을 느낄 것이다. "스즈키 씨! 이 레스토랑은 샤토브리앙 스테이크가 유명한데, 어떠세요?" 일본에 출장을 간다면 내 차례도 아닌데 일본인 파트너보다 먼저 계산을 하는 객기는 자제하기 바란다. 일본인 파트너의 체면도 체면이지만, 계산서 금액을 본 후에 이유를 알게 될 것이다.



잘게 썰어낸 음식이 많은 태국

태국은 음식 재료를 잘게 썰어서 조리하는 음식이 많아 나이프를 사용하지 않는다. 국물이 있는 국수를 먹을 때는 젓가락과 숟가락을, 튀긴 국수는 포크와 스푼을, 생선을 넣은 국수는 숟가락만 사용해서 먹는다. 밥종류는 접시에 담아 숟가락과 포크를 사용하지만, 숟가락 하나로만 식사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 테이블 매너로는 먹을 때 소리를 내지 않으며, 음식이 입 안에 있을 때는 말을 삼간다. 음식을 빨리 먹는 것도 매너에 어긋나며, 국물이 있는 음식은 마시지 않고 숟가락으로 떠서 먹는다. 또한, 태국인들은 음주 시 술잔을 돌리지 않으며, 지나치게 술을 권하는 것은 대단한 실례로 여긴다.



차로 친밀감을 표시하는 아랍

아랍문화권에서도 우리나라와 같이 젊은이들은 연장자보다 먼저 착석을 하지 않는다. 무슬림들은 '샤이'라고 불리는 홍차와 노란색 박하 향기의 차를 즐겨 마시며, 손님접대할 때 아랍 커피 '까흐와' 또는 차를 권유하는 것이 상례이다. 차를 권하는 것은 상대방에 대한 친밀감의 표시이므로 혹시 박하향의 차 향기가 익숙지 않더라도 가급적 거절하지 말고 감사하다는 표현과 함께 받아들이는 것이 좋다.



우리도 한때 식탁 예절로 상대방의 가정환경, 배경, 교육수준 등을 판단하던 시절이 있었다. 1970년대 이후 '빨리빨리' 문화가 일반화되면서 더 이상의 예의나 매너는 찾아보기 힘들게 되었지만 말이다. 하지만 글로벌 비즈니스에서는 식사 매너가 비즈니스 능력을 판단하고 때로는 비즈니스 성공 여부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 우리의 비즈니스 접대만큼이나 글로벌 비즈니스에서 다이닝은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