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용 경상북도지사가 지난 7월 서울 AW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36차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총회를 통해 제11대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장으로 선출됐다. 새로운 목표와 각오로 17개 시ㆍ도와 뜻을 모아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를 이끌어갈 김관용 경상북도지사를 인터뷰했다.

Q. 제11대 회장에 취임한 소감을 말씀해주세요.

먼저, 국가적으로 매우 어려운 시기에 중책을 맡게 되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하지만 중요한 역할이 주어진 만큼 여야 정파를 떠나서 시도지사님들의 의견을 한데 모으고 새로운 국가발전과 미래비전을 선도하는 성숙한 지방자치의 역사를 만들어가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앞으로 제2국무회의 신설, 지방분권 개헌 등 당면한 지방분권 정책 실현의 머나먼 여정에 여러 가지 어려움도 있겠습니다만, 지방의 목소리를 전달하고 정책에 반영되도록 온 힘을 쏟겠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저를 믿고 막중한 책임을 맡겨주신 전국의 시도지사님들께 다시 한 번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Q. 우리나라의 지방자치 현실과 활성화 방안에 대해 말씀하신다면?

잘 아시다시피 지난 1995년 제1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실시 이래한국의 지방자치제도가 시행된 지 20년이 훨씬 넘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지방자치의 문제는 중앙정부가 지방정부를 대등한 관계로 설정하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예산, 조직, 사업 등 지방정부 운영 전 분야에서 실질적 지방자치가 가동되지 못하도록 법령으로 통제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단적인 예로 국세와 지방세의 세입비율은 8대 2이지만, 재정 사용액은 4대 6입니다. 또한, 2012년 기준 원처리권자 국가사무는 68%인데 반해 지방사무는 32%입니다. 이는 지금까지 중앙집권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잘 나타내는 것으로 중앙정부의 일방통행이 보편화되는 폐해를 낳았습니다. 권한도 재정도 제대로 주어지지 않는 불행한 지방자치를 이제는 청산해야 합니다. 문제는, 중앙정부가 권한과 권력을 내놓지 않으려 한다는 데 그 심각성이 있다고 봅니다. 권한을 적극적으로 지방정부에 내려줘야 합니다. 모든 해결책은 현장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주민안전, 재난, 질병 등 현장의 가까이에 위치한 지방정부가 초동대처할 수 있도록 실무ㆍ대응권한이 요구됩니다. 현장을 잘 아는 지방정부에 자치조직, 자치재정, 자치입법권과 같은 자기결정권을 주는 것입니다. 결정권을 먼저 주면 권한은 스스로 커지게 마련입니다. 특히, 지방정부가 지역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재원을 확보하는 것이 지방자치의 요체이므로 국민의 추가적 조세 부담이 발생하지 않도록 국세를 지방세로 이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국세와 지방세 비율을 최소한 6대 4까지 조정해야 합니다. 그동안 민선6선 단체장이라는 직분으로 오랜 기간 현장을 지켜오면서 절실히 느낀 부분이기에 끊임없이 주장해왔습니다만, 쉽지 않은 길이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모두가 지방자치의 꽃인 지방분권을 향해 묵묵히 걸어간다면 반드시 목표지점에 도착하여 새로운 역사를 썼다는 자부심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Q. 대통령께서 내년 지방선거 때 개헌을 언급하셨는데, 지방분권 개헌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신가요?

무엇보다 1987년 개정된 현행 헌법은 이후 부활한 지방자치제를 제대로 뒷받침할 수 없는 구조적인 한계를 안고 있습니다. 한국의 지방자치는 헌법상의 자치가 아니라 법률에 위임된 자치일 뿐입니다. 앞으로 개헌의 방향은 지방분권 이념을 헌법 조문에 담아 대한민국을 지방분권국가로 천명하고, 지방자치단체라는 말 대신에 '지방정부'로 바뀌어야 합니다. 지방의 자치권한(자치행정권ㆍ재정권ㆍ조직권ㆍ입법권)을 강화하도록 규정하는 지방분권형 개헌이 필수적입니다. 또한, 지난 8월 23일 국회 개헌특위 산하 자문위원회 지방분권분과에서 학계 및 시민단체 등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반영한 지방분권 관련 개헌 합의안을 마련한 바 있으며, 이 합의안은 향후 개헌 논의 과정에서 수정될 가능성이 있지만, 개헌안의 대략적 윤곽을 볼 수 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여러 차례의 논의 과정과 절차에 있어 특정 정파의 정략적이고 정치공학적인 접근을 철저히 경계하고, 국민이 동의하고 공감하는 절차와 방법으로 추진되어야 할 것입니다.

Q. 지방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제2국무회의의 운영 방향을 말씀해주신다면?

지난 6월 14일 대통령과 시도지사 간담회에서 제2국무회의에 대한 밑그림을 그려 달라는 대통령의 요청으로 현재 협의회 차원의 제2국무회의 운영 방안을 한창 구상 중에 있습니다. 협의회 차원에서 개략적으로 어느 정도의 운영 방안은 마련했습니다만, 처음 도입되는 제도이다 보니 우선 협의회 내의 기능과 조직을 대폭 확대하고,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해 청와대 자치분권비서관실과 국무조정실, 행정안전부 등 관련 기관과도 실무적으로 운영 방향에 대해 협의를 진행 중에 있습니다. 다만, 대통령께서 내년 지방선거 때 개헌을 추진하면서 제2국무회의에 관한 사항을 반드시 포함하겠다고 공언하셨기 때문에 우선 개헌 전에라도 간담회 형식으로 빠른 시일 안에 회의가 개최되도록 요청할 계획입니다. 앞으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 소통의 장이 마련될 제2국무회의가 제대로 틀을 잡고 지방분권이 실행되려면 헌법에 근거를 두고 심의권과 의결권을 부여해 구속력을 갖춰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경북도정의 최고 책임자로서 당면한 도정 현안에 대해서도 한 말씀 해주신다면?

향후 경북도정의 최우선은 도가 줄곧 강조해온 일자리 창출입니다. 경북의 특성을 살린 돌봄치유농장, 도시청년 시골 파견제 등 경북형 일자리 시책의 성공된 모습을 현장에서 확인하고 전국으로 확산해나갈 계획입니다. 이미 도와 시군의 일자리 추진체계를 전면 개편하고, 1천억 원 규모의 일자리 추경예산을 편성했습니다. 이외에도 도내 30개 공공기관에 주 4일 근무제를 도입하는등 전국에서 성공적인 모델을 만들어나가겠습니다. 그리고, 오는 11월 9일부터 12월 3일까지 '문화교류를 통한 아시아 공동 번영'이라는 주제로 개최되는 '호찌민-경주세계문화엑스포 2017' 성공개최에 도정 역량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엑스포는 비즈니스 컨퍼런스, 수출 상담회 등을 통한 경제엑스포 실현에 중점을 두고 추진해, 우리나라 기업 진출과 교역 활성화 등의 경제적 효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현재 추진 상황 점검과 행사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앞으로 대한민국의 국격을 높이고 동남아 新한류의 물결을 불러 일으킬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성원을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Q. 마지막으로, 임기 동안 추진할 주요 역점 과제는 무엇인가요?

한 만큼, 협의회 차원의 지방분권의 틀과 제도를 구축하는 데 역점을 두겠습니다. 대통령은 대선 후보자 시절부터 지방분권 개헌안 마련을 위해 중앙정부 내에 국민이 참여하는 개헌추진기구를 만들겠다고 공약한 바 있으므로, 본 기구의 조속한 구성ㆍ운영과 우리 협의회를 비롯한 지방의 참여를 보장하도록 촉구할 예정입니다. 내부적으로, 헌법 개정은 국회의 고유권한에 해당하므로 개헌특위를 수시로 방문해 관심과 협조를 당부하는 한편, 미래지향적 지방분권형 체제의 개헌을 추진한다는 전략을 짜고 있습니다. 아울러 지방4대협의체장과도 긴밀한 협조체제를 구축해나가는 동시에 대통령-시도지사 간담회(제2국무회의)에서도 지방분권 개헌에 대한 범정부적 협력 활동을 펼쳐나갈 계획입니다. 다행히 여야 정치권도 일제히 개헌에 동의하였고, 일각에서는 지방분권을 주요 골자로 한 개헌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어 긍정적인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2년 제6대에 이어 두 번에 걸친 협의회장 책무가 주어진만큼 임기를 다하는 마지막까지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시도지사님들의 지혜와 역량을 모아 성숙한 지방자치를 앞당겨 실현시키는 데 최선을 다해 나갈 각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