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면'과 '검소'는 과거부터 지금까지 리더들이 갖춰야 할 가장 기본적인 덕목으로 통한다. 근검은 스스로를 절제하고 단련해내는 힘을 가졌을 때 비로소 실천할 수 있는 덕목이다. 그래서 근검한 사람은 유혹에 빠지지도, 시험에 들지도 않는다.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 미래를 준비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근면과 검소는 이 시대를 이끄는 리더들에게도 더욱 필요한 덕목일 것이다.

리더에게 필요한 수많은 덕목 중 '근면'은 가장 밑바탕에 있어야 할 덕목이다. 근면하지 못하면, 절제ㆍ인내ㆍ결단 등의 다른 덕목도 지키기 어렵다. 여기서 근면이란 쉬지 않고 끊임없이 일만 계속하는 것을 뜻하는 게 아니다. 머릿속에 그린 목표가 구체적인 결과물로 나타날 때까지 끊임없이 그 일에 몰두하는 것을 근면이라 말한다. 그러나 부지런히 노력해도 검소함이 없으면 소용이 없다. 검소한 사람은 간결하고 소박하게 살지만, 남에게 도움을 구하지 않고 도리어 남을 돕기 위해 노력한다. 또한, 물질에 대한 욕심에 얽매이지 않기 때문에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고 모든 에너지를 발전적인 일에 쏟을 수 있다.

프랭클린과 이원익의 근면하고 검소한 삶

평생 근면과 검소의 태도를 유지한 대표적인 인물은 미국 100달러 지폐의 주인공인 벤저민 프랭클린(Benjamin Franklin)이다. 미국 건국의 아버지이자 사업가, 언론인, 정치가, 과학자로서 미국사회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벤저민 프랭클린은 평생 남들보다 일찍 일어나 근면하게 일하려고 노력했다. 그는 자신이 평생 지켜야 하는 13가지 덕목을 선정해 철저하게 따랐는데, 절제, 침묵, 질서, 결단, 검약, 근면, 성실, 정의, 온건, 청결, 침착, 순결, 겸손이라는 각각의 덕목에는 구체적인 실천 사항과 이행 여부를 확인하는 체크리스트까지 있었다. 이를 통해 도서관과 대학교를 설립하고, 다초점렌즈와 피뢰침을 발명하는 등 수많은 업적을 남길 수 있었다. 우리나라에도 근면과 검소를 엄격하게 실천해 많은 이의 존경을 받은 인물이 있다. 바로 조선시대를 통틀어 3대 청백리(淸白吏)로 꼽힌 이원익(李元翼)이다. 그는 정직하고 근면하며 검소한 재상이었다. 집은 매우 가난하여 지붕에서 비가 샐 정도였고 양식이 없어 끼니를 걱정할 정도였다. 그런 사실을 안 임금이 쌀과 비단을 보냈으나 "명분 없는 물품은 어느 누가 내려주어도 받을 수 없다"라며 그 물건을 다시 돌려보낼 정도였다. 70여 년을 관직에서 보낸 이원익이 가난을 헤매다가 눈을 감았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은 인조는 "정승 노릇 40년에 그토록 가난했단 말이냐?"라고 눈물을 글썽이며 관을 짤 나무와 장례 비용을 내려주었다고 한다.

꾸준히 노력하는 근면과 함께 무엇이든 소중히 여기는 검소함을 갖춘 리더는 거칠고 험한 경쟁의 시대, 물질적인 부를 좇아 인간성을 버리는 탐욕의 시대인 지금, 우리에게 신뢰를 보여주고 삶의 나침반이 되어줄 진정한 리더의 모습이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