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달의 책 꼬무락꼬무락 다가온 봄
봄날의 독서를 좋아하세요?
살랑 봄바람이 불고, 똑똑 봄비가 내리고. 겨우내 얼어붙은 땅에서 새싹이 돋는 봄. 어느새 우리 곁에 다가와 존재감을 ‘뿜뿜’ 드러내고 있는 따뜻한 봄날, 감성으로 읽기 좋은 책.
언어의 온도
섬세한 것은 대개 아름답다. 그리고 예민하다. 우리말이 대표적이다. 한글은 점 하나, 조사 하나로 문장의 결이 달라진다. 친구를 앞에 두고 “넌 얼굴도 예뻐” 하려다 실수로 “넌 얼굴만 예뻐”라고 말하는 순간, 서로 얼굴을 붉히게 된다. 이기주 작가의 신작 <언어의 온도>는 언어에는 나름의 온도가 있다고 생각하는 저자가 일상에서 발견한 의미 있는 말과 글, 단어의 어원과 유래, 그런 언어가 지닌 차가움과 따뜻함, 소중함과 절실함을 농밀하게 담아낸 책이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문장과 문장에 호흡을 불어넣으며 적당히 뜨거운 음식을 먹듯 찬찬히 곱씹어 읽다 보면, 각자의 ‘언어 온도’를 되짚어볼 수 있을지 모른다.
이기주 지음 | 말글터 | 페이지수 308 | 정가 13,800원
무엇이 되지 않더라도
여행 에세이의 돌풍을 주도하고 남다른 감성으로 사랑받아온 작가 김동영이 우리에게 구체적이고도 치열하게, 때로 담담하게 위로의 말을 건네는 책이다. 그는 무엇이 되고 싶었고, 무엇이 반드시 되어야만 한다고 생각했고, 최선의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고 분투했다. 그러나 세상은 유독 그에게만 엄격하고 거친 것 같았다. 살아가고, 떠나고, 돌아오는 과정을 통해 원하는 무엇도 되지 못했지만, 이제 그는 무엇이 되지 않더라도 괜찮다는 위로를 전한다. “당신의 새장은 원래부터 열려 있었고, 그 밖으로 자유를 찾아 날아가는 건 당신의 진심입니다.”
김동영 지음 | 아르테 | 페이지수 284 | 정가 15,000원
우리집에 곰이 이사왔다 1·2·3
네이버의 인기 웹툰 <우리집에 곰이 이사왔다>가 책으로 돌아왔다. 작품은 마법의 숲 ‘테바’의 슈퍼파워 털북숭이 ‘곰토토’ 요원이 인간 세상으로 오면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다뤘다. 재활용 쓰레기장에서 가져온 물건들을 활용하여 가구를 만들어내거나, 돈을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는 생활기 등 인간 세상에 적응하면서 일어나는 에피소드 속, 작은 곰토토의 하루하루는 귀엽고 신선하다. 마음 따뜻해지는 동화 같은 <우리집에 곰이 이사왔다>는 우리를 동심으로 돌아가게 만드는 힘이 있다. 곰토토의 일상을 들여다보면 나도 모르게 엄마미소를 짓고 있는 모습을 발견할지도 모른다.
켄타 지음 | 영컴 | 페이지수 260, 264, 264 | 정가 13,000원
혹등고래 모모의 여행
삶에 흥미를 잃은, 그러나 어떻게든 자기만의 방식으로 살아내려는 고래 모모가 삶과 죽음, 존재의 의미를 찾아서 떠난 푸른빛 여정을 감동적으로 그린 우화이다. 저자 류커샹은 타이베이도서전 소설 분야와 비소설 분야에서 모두 대상을 수상한 대만 최고의 작가로 자연과 생태를 주제로 글을 쓴다. 특히 동물을 소재로 한 그의 시리즈 소설은 출간될 때마다 ‘올해의 10대 도서’로 선정되며 큰 사랑을 받아왔다. <혹등고래 모모의 여행> 역시 자연과 인간이 나누는 생의 교류를 저자 특유의 시선으로 따뜻하게 담아낸 작품으로, ‘진정한 나’를 찾아 바다에서 강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고래 모모를 통해 인생의 방향을 잃고 무기력해진 현대인의 마음을 다정히 어루만진다.
류커샹 지음 | 더숲 | 페이지수 260 | 정가 13,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