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in a City 별처럼 예쁜, 별처럼 별난
경상북도 영천 별별미술마을
경상북도 영천의 또 다른 이름은 ‘별의 고장’이다. 날씨가 맑고 청명해 별을 관찰하기 좋을 뿐만 아니라, 동양 최대의 광학망원경으로 유명한 보문산 천문대가 있어 별을 보려는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기 때문. 여기에 영천시 문외동의 ‘별별미술마을’은 자그마한 마을이 소박하면서도 독특한 예술작품과 어우러져 별빛 낭만이 가득한 영천의 매력을 더욱 널리 알리고 있다. 글 최가영 / 사진 별별미술마을

경상북도 영천시 화산면 가상리, 화산리, 귀호리 일대에 조성된 별별미술마을(가래실 문화마을)은 문화체육관광부가주최한 ‘2011 마을미술 프로젝트 공모사업’을 통해 지역을 대표하는 예술마을로 새롭게 태어난 곳이다.
이곳은 원래 봄이면 진달래와 살구꽃이 피고, 여름이면 사과와 포도가 익어가고, 가을이면 들판이 황금빛으로 물드는 조용하고 평범한 농촌마을 중 하나였다. 하지만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현대 작가들이 마을의 자연과 문화유산, 주민의 일상과 연계한 예술작품을 마을 곳곳에 설치하면서 정겨운 시골마을과 감각적인 현대미술 작품들이 어우러진 거대한 동네 미술관으로 새롭게 태어나게 됐다.


1. 빈집의 일부를 새장으로 표현한 손몽주 작가의 <새장 속의 새> 2. 영천 공산폭포 풍경을 산수화로 그린 고산금 작가의 <토지> 3.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설레임을 표현한 권순자 작가의 <풍선을 타고 떠나는 환상여행> 4. 농촌의 일상을 표현한 박영균 작가의 <신강산무진도> 5. 자연과 상생하려는 마음을 담은 남선모 작가의 <바람소리>

마을의 역사와 문화와 어우러진 예술길 마을은 크게 다섯 개의 길을 중심으로 조성되어 있다. ‘걷는길’은 가상리 마을을 중심으로 골목골목 숨어 있는 예술작품을 찾아 보는 산책길이다. 전체 작품의 80%가 밀집돼 있어 쉬엄쉬엄 걸으면서 예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인포메이션 센터로 이용되는 <바람의 카페>는 마을 감상의 시작이자 끝으로, 관람에 앞서 각종 정보를 얻거나 마지막으로 쉬어가며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곳이다. 인근에는 옛 마을회관을 새롭게 단장해 문을 연 <우리동네 박물관>이 있는데, 마을의 역사, 관혼상제, 집과 건축물, 사계절 풍경, 사람들과 강아지, 고양이들과 관련한 사진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 걷는 길의 주요 예술작품으로는 손몽주작가의 <새장의 새>, 김지훈 작가의 <가래실의 기억> 김지희 작가의 <꽃잎-마을안 벽>, 김석진 작가의 <풍연정, 복숭아꽃 열리다> 등이 있다.
‘바람길’은 별별미술관의 명물이라 할 수 있는 바람의 자전거, 아트 자동차를 타고 마을을 커다랗게 한 바퀴 돌아볼 수 있는 거대한 동네 미술관길이다. 과거 쓸쓸함이 묻어났던 버스 정류장은 설레는 동심이 묻어나는 예술작품이 되었고, 오래된 느티나무 또한 생명과 소통의 윤회를 상징하는 쉼터로 새롭게 태어났다. 바람길에는 손한샘 작가의 <구지몽>, 박영균작가의 <신강산무진도>, 박건주 작가의 <가상리에서 바라보다> 등 마을의 일상을 담은 작품들이 즐비하다.
‘스무골길’은 역사와 생태환경을 주제로한 코스이다. 임진왜란 때 권응수 장군이 백성들과 함께 의병을 일으켰던 스무골을 중심으로 당시 시대상을 반영한 미술품이 설치됐으며, 자연과 함께 상생하려는 마음을 담아낸 남선모 작가의 <바람소리>와 백성근 작가의 <나들이> 등의작품이 있다.
별별미술마을은 옛 선조들의 생활상을 살펴볼 수 있는 고택 등 문화유산이 많아 전통의 숨결을 함께 느낄 수 있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귀호마을길’에는 조선후기의 학자 귀애 조극승의 귀애고택(龜厓古宅)과 조극승을 추모하여 세운 귀애정(龜厓亭), 김용민 작가의 <저 하늘 별을 찾아> 등 오래된 문화유산과 어우러진 예술 조각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도화원길’은 걷는길과 함께 마을 관람의 시작 또는 끝에 해당하는 길이다. 넓은 복숭아밭이 펼쳐진 모산 골짜기와 빗물이 고여 만들어진 모선재, 저수지에 내려앉은 별을 보는 것으로 시작하며, 송익석작가의 느티나무 밑의 쉼터 <바라보기>와 박용석 작가의 저수지에 뜬 <별의별>등의 작품 등이 있다.


6. 바람에 흩날리는 조팝나무 꽃을 형상화한 이운구, 김경희 작가의 <꽃이 피네> 7. 별별미술마을의 이미지를 형상화한 조성묵 작가의 <MESSENGER-신몽유도원도> 8. 폐교를 활용한 아름다운 미술관, 시안미술관 9. 영천하늘에서 빛나는 별을 표현한 김용민 작가의 <저 하늘 별을 찾아>

폐교를 활용한 아름다운 미술관, ‘시안미술관’ 1999년에 폐교된 화산 초등학교 가상분교를 개·보수해 2004년 문을 연 시안미술관은 별별미술마을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한 곳이다. 기존의 학교 운동장을 푸른 잔디밭으로 바꿔 조각공원과 야외음악당 등을 조성하는 한편, 낡은 폐교 건물을 삼각지붕의 유럽풍 3층 건물로 개조해 남다른 고풍스러움과 아름다움이 있는 공간을 완성했다. 2005년에는 한국여행작가협회로부터 ‘폐교를 활용한 가장 아름다운 미술관’으로 선정된바 있으며, 최근에는 드라마 촬영지와 사진 촬영지로도 인기 있는 문화와 관광, 교육의 중심지인 곳이다.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사람들의 발걸음 소리가 끊이질않는 이곳은 총 4개의 전시관을 갖추고 다채로운 국제 행사와 전시 프로그램, 창의적인 체험활동 등을 진행하며 지역의 문화센터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이번 주말, 별별미술마을과 시안미술관을 찾고자 한다면, 편안한 복장과 충분 한 시간, 여유로운 마음가짐을 챙겨오길 권한다. 푸른 하늘과 한 송이 풀꽃처럼, 이곳의 아름다움은 느긋한 걸음과 시선에 더욱 잘 드러나기 때문이다.


Trip Advice 영천의 별별미술마을 여행길
경상북도 영천시는 별별미술마을을 수많은 시민이 찾고 즐기는 영천의 명소로 가꿔나가기위해 다양한 축제, 행사 프로그램을 함께 개최하고 있다. 별별미술마을 홈페이지(bbmisulmaeul.yc.go.kr)에서 일정을 확인하고 방문하면 더욱 알찬 여행을 할 수 있을 것이다. 4월 25~30일에는 영천예술창작스튜디오에서 ‘입주작가 프리뷰전’이, 6월 7~10일에는 ‘사진작가협회전’이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