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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권레터]중국생활을 통해 본 중국의 모습

작성자웹진관리자 소속기관교육홍보부 작성일2021-10-07
현장르포

중국생활을 통해 본 중국의 모습

저는 2019년 1월부터 2021년 10월 현재까지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이하 협의회) 중국사무소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협의회 근무 전인 2001년, 경기도 광명시청 소속으로 경기도 자매결연 도시인 랴오닝성에서 2개월간 언어연수를 받은 것이 저의 첫 중국 생활(경험)이었습니다.
이후 2005년에는 광동성에서 1개월간 언어연수를 받았고, 2007년부터 1년간 광서장족자치구 난닝시(과천시 자매도시)에서 파견공무원으로 근무하였습니다. 그리고 현재는 주중대한민국대사관 내 위치한 협의회 중국사무소에서 3년째 근무 중입니다. 제가 장황하게 중국 관련 이력을 말씀드린 것은 2001년 처음으로 느꼈던 중국에 대한 생각이 지금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많이 바뀌었고, 이 글을 통해 여러분과 중국에 대한 개인적인 소회를 나눠보고자 합니다.
이태현 /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중국사무소 부영사
마오쩌둥 사후 4인방이 몰락하고 덩샤오핑이 1978년 중국의 권력을 장악한 후 중국은 개혁개방의 길을 걷게 되었고,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한중 관계는 급속도로 가까워지게 됩니다. 제가 처음으로 접한 2001년의 중국은 개혁개방의 물결이 자리 잡은 상태로 한국을 배우기 위해 한국공무원을 친절히 대해 주었습니다. 그러한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수많은 한국기업들이 중국에 투자를 하게 되고 관광, 문화 등 민간교류도 날이 갈수록 활발해져서 2020년 기준으로 양국 지방정부간 자매결연·우호교류도시 협약 등 교류협력은 약 667건에 이르게 됩니다. 이는 대한민국 지자체가 세계 각국의 지방정부와 맺은 교류건수에서 약 38%를 차지하며 점유율에서도 단연 으뜸입니다.
그럼, 2021년 현재의 중국과 중국인의 모습은 어떨까요? 저는 몇 달 전, 미국의 연구소 『시카고 카운슬』에서 발표한 한국인의 중국에 대한 선호도 조사 결과를 다룬 기사를 보고 많이 놀랐습니다. 최근 한국에서 들려오는 여러 소식(한중복합문화타운 취소, 드라마 조선구마사 방영취소 등)에서 중국에 대한 반감이 늘어나고 있는 것을 어느 정도 느끼고 있었지만 그 수치가 놀라울 정도였습니다. 또한 한국 젊은층의 「일본보다 중국이 더 싫다」라는 조사 결과도 있었는데, 이러한 반중 감정이 급속도로 늘어난 원인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있으나 여기서는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이 글에서는 제가 현재 대중 지방교류의 최일선에 있으면서 중국인을 만나고 생활하면서 느낀 점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저의 개인적인 느낌과 생각임으로 다른 의견이 있을 수 있는 점 또한 양해를 부탁드리며 중국생활 중 매우 인상 깊었던 중국 사회의 모습을 4가지로 말씀드립니다.
이와 관련하여 많은 뉴스도 나오지만, 중국을 바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부분이라 다시 언급하고자 합니다.
예를 들면, 첫째, 한국의 방송통신위원회와 유사한 조직으로 중국에는 광전총국(广电总局)1)이 있습니다. 2년 전쯤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드라마가 갑자기 모든 동영상 사이트에서 사라지고 비슷한 소재의 드라마가 방영이 중단되거나 제작이 중단된 적이 있습니다. 이유는 광전총국에서 소재가 사회분위기를 해친다며 금지시킨 것입니다. 제가 놀란 점은 지시에 의해 사라진 드라마나 방영되던 드라마는 이미 정부의 방영허가를 받았다는 점입니다.
한국과 중국은 체제가 다릅니다. 중국이 개혁개방을 하였지만 여전히 공산당이 나라를 영도하는 공산주의 국가임은 변함이 없습니다. 따라서 중국은 사회의 다양한 부분에서 예측이 쉽지 않습니다. 심지어 위의 예와 같이 예고없는 변화가 매우 많습니다. 즉, 중국을 대할 때는 우리와 많은 점에서 다르다는 것을 인지하는 것이 중국을 이해하고 교류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둘째, 중국에서는 내국인의 경우 호텔 숙박 시 안면인식 사진을 찍어야 합니다. 아울러 대부분의 관광지에서도 신분증과 안면인식을 이용해 입장을 합니다. 이외에도 안면인식을 하는 곳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습니다. 물론, 우리나라도 핸드폰 및 신용카드 사용 등으로 개인의 행적 추적이 가능하지만, 중국의 경우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하나의 예로 몇몇 조사 기관이 선정한 인구 1,000명당 CCTV가 많은 세계 20개 도시 중 18개 도시가 중국에 있습니다. 제가 근무하고 있는 대사관 거리는 특수성이 있겠지만, 체감상 10m당 1개 이상의 CCTV가 있을 정도입니다.
중국은 지방에 31개 성이 있고, 기본적으로 성의 서기와 성장의 권력이 매우 강하지만, 각 성(시)의 조직 자체는 중앙정부의 조직체계와 사실상 일치합니다. 즉 중앙정부의 하급조직이 성급, 시급에도 동일하게 적용되어 상명하달의 지시로 움직인다는 것입니다. 우리와 같은 지자체와는 다른 중앙집권적 국가이기 때문에 하급 지방조직에서 행정을 할 때 주요사안에 대해서는 재량의 여지가 많지 않습니다.
중국은 기본적으로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필수 과목으로 중국 공산당 관련 과목을 이수합니다. 그리고 텔레비전을 틀면 365일 24시간 공산당 관련 드라마, 다큐멘터리가 넘쳐나고, 어느 도시든 길거리 곳곳에 중국공산당에 관한 선전문구가 없는 곳이 없습니다. 최근에 이러한 분위기는 이전에 비해 심해지고 있으며 이런 환경에서 교육을 받고 자란 현재의 중국 청소년들은 국가에 대한 자부심과 충성심이 윗세대보다 강합니다.
흔히 외국인들이 착각하는 것 중 하나는 현재 중국 청소년에 대한 것으로, 그들은 개혁 개방 이후에 태어나 자유주의적 사고를 가지고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런 점이 없지 않지만 현 중국 젊은 세대의 중국 공산당과 중국에 대한 자부심과 충성심은 다른 세대보다 높으며 그런 젊은이들을 가리켜 신조어로 샤오펀홍(小粉红)2)이라고 합니다.
저는 최근 2년간 중국에서 현금을 단 한 번도 사용한 적 없습니다. 첫해 부임해서는 비상용으로 현금을 가지고 다녔지만, 지금은 지갑 자체를 아예 가지고 다니지 않습니다. 물론 한국에 있을 때도 모바일페이나 신용카드를 사용했지만 현금을 전혀 사용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림 1> 알리페이 화면과 위쳇페이 화면

흔히 지불수단으로서의 화폐의 발전단계를 이야기 할 때 1단계 현금, 2단계 신용카드, 3단계 모바일로 이야기 하는데, 중국은 2단계 없이 1단계에서 3단계로 바로 뛰어넘었습니다. 중국에서 신용카드를 사용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사용 비율로 보면 극히 미미합니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중국인의 90% 이상이 모바일을 결제수단으로 이용한다고 합니다. 일반적인 지불은 물론 전기요금, 수도요금 등 공과금부터 호텔, 비행기표, 기차표, 차량 렌트, 물건구입, 재테크, 세금납부 등 지불할 수 있는 모든 것이 핸드폰 하나만 있으면 가능한 나라로 변모했습니다.
※ 알리페이와 위쳇페이는 중국 모바일 결제 시장의 절대강자로 둘이 합쳐 90%가 넘는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중국인에 대해서 ‘체면을 챙긴다’, ‘손님을 잘 대접한다’, ‘만만디다’ 라는 말을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중국인의 성격을 특징지을 때 여전히 유효한 표현이지만, 제가 20여 년간 많은 중국인들을 만나면서 느낀 점 중 하나는 중국인은 한국인에 비해서 손익 계산이 빠르고 분명하다는 점입니다. 감정보다 이성을 더욱 중시하는 정도로 보면 아마도 서양인>중국인>한국인 순일 듯 싶습니다. 이는 중국에서 20년 넘게 근무했던 모 지자체 대표님과도 생각이 일치한 부분이기도 합니다.
대부분의 중국인은 본인의 개인생활을 중시하고 타인의 일, 심지어 누가 지도자가 되는지에 대해서도 그다지 관심이 없는 것 같습니다. 인구가 많아서인지, 아님 다른 이유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대부분의 중국인들은 자신과 가족의 삶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고 타인과 사회에 대한 관심이 크지 않습니다.
이외에도 노령화 속도, 빈부격차, 중국의 스타벅스 지수 등 현재 중국을 설명할 수 있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다 말씀드릴 수는 없고, 다만 한 가지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중국 및 중국인을 접할 때 하나의 경로가 아닌 다양한 경로를 통해서 봐주셨으면 합니다. 아직도 많은 분들이 중국을 1980년대, 1990년대, 2000년대 등 과거의 모습으로 알고 있습니다. 또한 최근에는 유튜브, 블로그 등에서 근거 없는 사실 또는 과장으로 중국의 모습을 호도하고 잘못된 애국심을 조장하는 영상물이 넘쳐나는 상황입니다.
이에 조금이나마 현재 중국의 모습을 바로 보고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두서없이 작성해봤습니다. 부디 가벼운 마음으로 읽으시고 본인의 생각과 맞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는 양해 부탁드립니다.
1) 国家广播电影电视总局의 약칭으로 한국의 방송통신위원회와 비슷한 조직
2) 중국의 젊은이들 중 극단적으로 애국주의를 내세우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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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본 기고 내용은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의 의견과는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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