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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경광등 부착 관용차량 횡포에 분노 폭발

작성자이영기작성일2011-05-17

러시아에서 정부 고위인사나 정치인들이 주로 이용하는 경광등 부착 관용 차량의 횡포가 사회적 스캔들로 비화했다.

 

러시아 일간 신문 이즈베스티야는 16일 세르게이 쇼이구 비상사태부 장관이 도로에서 길을 비키지 않는 일반 차량 운전자에게 욕설을 퍼붓는 등 횡포를 부린 자신의 관용차 운전기사를 해고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앞서 유뷰브를 비롯한 러시아 인터넷 사이트에서는 쇼이구 장관 기사의 난폭한 행동을 담은 동영상이 빠르게 유포되면서 네티즌들의 비판 여론이 높아졌었다.

 

장관 운전 기사는 앞서 14일 챠량 혼잡이 심한 모스크바 외곽 순환도로(MKAD)에서 도로가 막히자 자신이 몰던 메르세데스 벤츠 관용차의 경광등을 켜고 앞 차에 옆으로 비키라는 신호를 보냈다.

 

기사는 앞차 운전자가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자 외부용 마이크를 켜고 성난 목소리로 "머리통을 총으로 쏴버리겠다. 병신" 이라며 막말을 했다.

 

그래도 앞차가 비켜줄 기색을 보이지 않자 기사는 마이크로 다시 한번 험한 말을 퍼붓고 차를 알차 오른쪽으로 거칠게 몰아 나란히 세운 뒤 시끄럽게 경적을 울리고서야 현장을 떠났다.

 

도로에서의 사소한 다툼으로 그쳤을 이 사건은 길을 양보하지 않고 버티던 차량 운전자가 모든 광경을 동영상 카메라로 찍어 인터넷에 올리면서 사회 문제로 번졌다. 차량 번호를 통해 문제의 관용차가 쇼이구 장관의 것임을 확인한 네티즌들이 일제히 비난 글을 쏟아내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비상사태부는 이튿날 성명을 내고 "당시 관용차에 장관은 타고 있지 않았으며 운전 기사가 혼자 차량 기지에서 차를 빼내오던 중이었다"고 해명하고 "급한 일이 없어 경광등을 사용할 상황이 아니었음에도 기사가 난폭한 행동을 한 데 대해 합당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비난 여론이 수그러들지 않자 다음날 결국 사를 해고키로 한 것이다.

 

비상사태부 공보실장 이리나 안드리아노바는 이즈베스티야에 "장관이 사고에 대해 보고받고 크게 낙담했다"며 "처음엔 강한 경고 조치를 취하려고 했으나 나중에 기사를 해고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신문은 VIP 인사 차량 운전사가 도로에서 불법적 행동을 한 데 대해 처벌을 받은 것은 처음이라고 전했다.

 

1994년부터 17년째 각종 재난 사고 수습을 담당하는 비상사태부 수장을 맡아 오고 있는 쇼이구 장관은 국민들로부터 인기가 높아 차기 대선 주자로까지 꼽히는 고위 관료다.

러시아 당국에 따르면 모스크바에서 공식적으로 경광등을 부착한 차량은 약 900대 정도다. 대부분 정부 고위  인사들이 이용하는 이들 차량은 급한 공무가 있을 때 경광등을 켜고 소방차나 응급차 등과 마찬가지로 다른 차량의 양보를 받아 신속히 도로를 주행할 수 있다.

 

하지만 많은 고급차량 소유주들이 불법으로 경광등을 달고 도로를 폭주하거나 심지어 역주행을 하면서 교통 법규 위반을 일삼고 일반 차량 운전자들을 위협하는 등 횡포를 부리면서 비판 여론이 고조돼 왔다. 이들의 불법 운전으로 일반 차량 운전자나 보행자가 숨지거나 부상하는 사고도 자주 발생하고 있다.

러시아 교통경찰 당국은 불법 경광등 부착 차량 단속을 여러차례 천명했지만 대부분이 정치, 경제계 고위 인사들이 이용하는 이들 차량을 단속하는 데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그동안 누적돼 왔던 일반 운전자들의 불만이 이번 스캔들로 폭할한 것이라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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