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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권레터]코로나19에서도 두드러진 호주 주정부의 막강한 영향력

작성자웹진관리자 소속기관교육홍보부 작성일2021-03-05
해외공간

코로나19에서도 두드러진 호주 주정부의 막강한 영향력

- 국내 광역행정구역 간 이동도 봉쇄 -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발발하면서 많은 국가가 방역에 힘쓰는 가운데 호주는 방역 모범국가로 꼽히고 있다. 방역과정 속 호주의 일반 시민들은 주정부 자체 판단에 의한 주정부 간 이동 통제, 사회 봉쇄조치 등이 반복되는 것을 바라보며 호주 주정부의 영향력을 체감하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 상황에서 드러난 호주 정부의 역할에 대해 알아보고 중앙과 지방 간 이상적인 권한 분배, 광역자치단체가 수행할 수 있는 역할 및 책무의 범위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주시드니대한민국총영사관(시도지사협의회 호주사무소)
호주의 국가 행정구조는 연방정부(1)와 우리의 광역자치단체에 해당하는 주정부(주 6, 준주 2), 기초자치단체인 지방정부(537) 3단계 체계로 구성되어 있다. 주목할 부분은 헌법 제51조에서 나열한 연방정부의 권한 및 의무사항(국방, 외교 등)을 제외한 모든 행정 분야가 주정부의 권한 및 의무에 귀속되는 것으로 해석된다는 점과 지방정부의 경우 그 권한 및 의무가 연방 헌법이 아니라 주정부의 헌법에 근거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림 1> 호주 행정구조
1850년대 영국으로부터 각각 자치령을 인정받은 6개의 개별 식민지 국가(현재의 주정부)로 시작한 호주는 불과 120년 전인 1901년에 이르러서야 연방정부를 수립하였다. 국가 운영의 주요 재원인 소득세 부과권 등도 1~2차 세계대전 중 필요에 의해 주정부에서 연방정부로 이양된 것이라, 전반적으로 그 어떤 국가보다 광역자치단체인 주정부의 권한 및 영향력이 큰 편이다. 지방정부의 경우에도 그 설립 근거 및 운영 또한 연방 헌법이 아니라 주정부 헌법에 명시되어 있어 연방-주-지방의 역학관계에서 주정부가 차지하는 권한 및 영향력이 얼마나 중대한지 예측 가능하다. 다만 호주 연방헌법 제122조에 따르면 주정부의 권한과 연방정부의 권한이 충돌하거나 각 정부기관의 헌법 규정이 충돌할 경우에는 연방정부의 권한을 우선하도록 규정하여 법률적으로는 연방정부가 중앙정부로서의 역할을 보장받는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 팬데믹이 발발하면서 그동안 연방-주-지방정부 간의 역할 및 권한에 대해 별로 관심이 없던 호주의 일반 시민들도 호주가 여타 다른 국가들과 비교하여 주정부의 권한 및 독립성이 얼마나 막강한지 체감하고 있다. 1년여 남짓한 기간 동안 국내임에도 불구하고 시시때때로 주정부 간 이동이 통제되고 있으며, 주정부 자체 판단에 의해 사회 봉쇄조치가 긴급 적용되는 일이 반복되면서 호주 주정부의 영향력이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그림 2> 20년 5월 21일 기준, 주정부 간 이동금지 현황
코로나19 대유행 상황에서 확연하게 드러난 호주 주정부의 막강한 영향력 및 권한을 아래와 같이 분석하여 공유하고자 한다. 강력한 중앙집권체제로 잘 알려진 한국에서 비상재난사태 발생 시 중앙과 지방 간 이상적인 권한 분배, 광역자치단체가 수행할 수 있는 역할 및 책무의 범위에 대해 비교 참조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호주에서는 국가의 보안, 자산, 통합에 위협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국가 비상사태1) 발생 시 정부(행정부: Executive Power)에게 ‘비상사태(State of Emergency)’를 공포할 수 있는 권한과 이에 따른 적시 대응을 위해 국회(입법부: Legislative Power)의 제재 없이 발동할 수 있는 각종 행정명령의 입법권 및 시행 권한을 즉각적으로 부여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국가 비상사태 발생 시 행정권과 입법권 간 권한의 견제와 균형 관점에서 다양한 문제점이 야기될 수 있다. 연방제 형태의 국가인 호주에서도 연방정부와 주정부 간의 권한 및 의무 배분 문제에 있어 경계선이 명확하지 않아 그 해석과 적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무엇보다 오랫동안 각 주정부 단위로 의료, 소방, 방재 및 치안 등이 제각각 독립적으로 운영되어 왔기에 국가 차원의 비상사태 발생 시 통합적 통제 및 관리가 훨씬 더 복잡하고 까다로울 수밖에 없다.
호주는 전통적으로 국가 비상사태가 발생했을 때 연방헌법 제51조에 명시되어 있는 연방정부의 단독 권한 이외의 상황에는 각 주정부에서 특별 법안을 신속히 도입하여 비상사태 통제권을 발동해 왔다. 또한 주 단위 별로 비상사태 선언도 단독적으로 공포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9.11 테러 발생 이후 정부의 비상사태 통제권이 복잡하고 다변하게 확대되면서, 법치(Rule of Law)와 공공보안·치안(Public Safety) 간의 양립하기 힘든 국가 운영가치의 충돌로 인한 갈등도 다양한 문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에 각 주정부에서는 최근 산발적으로 발생한 각종 비상사태(자연재해, 질병, 테러 등)에 보다 유연히 대처하기 위해 주별 비상사태 관리 규정을 활발히 개정하고 있다. 또한 2020년 초부터 시작한 코로나19 대유행과 관련해서 특별 비상사태 법안들을 즉각 입안함으로써 연방정부 및 주무부처와 협력하여 탄력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비상재난사태 관련 법률 정보
①비상사태 특별법 입법권: 호주 연방 헌법에 의하면 비상사태 발생 시,
특별 법령 제정권 및 행정수반(주총리)의 비상사태 공포권이 주정부의 권한이라고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으나 연방정부에 대해서는 별도 기재된 바 없다.
②국가 비상재난 사태 대응 협정서(National Emergency & Disaster Response Arrangementsa):
호주는 연방-주-지방 및 주무부처 간 협정서를 체결하여 코로나19와 같은 국가 비상재난 상황에서 단계별 의사결정 절차 및 재난대응 협조체계 등을 명시함으로써 정부 간 상호 유기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그림 3> 전염병 대유행 비상사태 발발 시 정부 통합 보건 대응책 수립 의사결정 절차 사례(2019)
호주는 코로나19 대유행 비상사태를 맞아 국제적으로는 WHO(세계보건기구) 국제협약을 준수하며 국가적으로는 연방 차단방역법(Biosecurity Act 2015)에 의거 각종 시행령을 실시하고 있다. 각 주정부 단계별로는 공공보건법(Public Health Act)을 바탕으로 체계적이고 유기적인 비상사태 통제체제 운영을 기본 틀로 관리하고 있다.
그동안 호주 연방정부는 주정부의 비상사태 선언을 지원하고 재정 및 물류수송 분야에서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데 그쳤다. 그러나 최근 들어 비상사태의 원인 및 행태가 테러, 전염병 대유행,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 등 다변화하고 광역화함에 따라 주정부 차원의 개별적 대응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국가 통합적 관리체제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특히 지난 2019년 말 산불 위기가 지속되자 스콧 모리슨 연방총리는 연방정부의 비상사태 공포 권한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이에 각 주정부는 주정부 권한에 대한 중대한 침범이라며 반기를 들고 나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불사태가 치닫자 연방정부는 2020년 2월 국가자연재해 정부 간 협정을 위한 왕립위원회(Royal Commission)를 긴급 설치하기에 이르렀고, 위원회는 5월 국가 비상재난사태 공포 법률체제 수정 보고서를 발행했다. 비상사태 공포 및 통제 권한이 연방정부로 이양되는 추이는 코로나19 대유행 사태로 더 가속화 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결국 호주는 지난해 코로나19 이후 ①주정부 간 공공보건법 및 비상재난사태 관리법의 통일화(standardisation) ②차단방역 위기(예: 코로나19 대유행)와 같은 국가 중대 비상사태에 대응하기 위한 연방의 특별법 입법권한 부여 ③차단방역 위기 등에 대해 연방-주정부 간 체결한 합의서(agreements)와 계획안(plans), 체제(frameworks)의 실행(implementation) 등 국가 비상재난사태에 대응하기 위한 통합적‧효율적 정부 대응전략을 수립‧실시하였고 연방-주정부 간 권한의 균형적 분배 체제와 관련해 많은 이슈를 낳았다.
연방정부의 이와 같은 행보와 관련해 비상사태의 정의, 비상사태 시 연방-주정부 간 발생하는 권한 및 책임 배분의 문제, 헌법이 보장하지 않는 연방정부의 비상사태 특별법령 제정권 실시의 합헌 여부 등과 관련해 학계에서도 지속적으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연방정부의 역할 및 책무
비상재난사태 발생 시 연방정부는 차단방역법(Biosecurity Act 2015)과 국가보건안보법(National Health Security Act 2007)에 근거하여 주정부 관할권 밖에서 발생한 각종 위기사태와 관련하여 국민의 생명과 재산권 및 환경을 보호할 의무가 발생한다. 기본적으로 공공 보건의 권한 및 의무가 주정부에 귀속되는 것으로 해석되지만, 국가 전체 보건이 위기에 빠진 상황에서는 연방 헌법에서도 연방정부의 비상보건위기 사태에 대한 대응책을 펼칠 수 있도록 그 권한을 보장하고 있다.
또한 연방정부는 주정부 각각의 다양한 비상재난 관리 체제 및 법안을 조율할 의무가 있다. 이를 위해 정부 간 합의서 도출, 재난 유관 특별 위원회 운영, 자금 지원 등을 통해 통합적 재난 대응책을 도출해야 한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발발 이후 연방정부에서는 공공 분야 인사(공무원) 개혁 중지, 연방정부 공무원(중앙 공무원) 대상 6개월 간 급여인상 연기(추후 보전) 등의 특별법 시행을 통해 고통분담에 힘쓰고 있다.
주정부(광역)의 역할 및 책무
주정부는 비상재난사태 발발 시 연방 및 지방정부, 유관 주무부처 등과 긴밀한 협업을 통해 주 관할권 내 주민의 생명과 재산권 및 환경을 보호할 책무를 우선적으로 부담하게 된다. 각 주정부는 주정부 비상재난관리법(Emergency Management Act), 공공보건법(Public Health Act) 등에 근거하여 비상재난사태(State of Emergency) 선언 권한을 갖게 된다.
※ 비상재난사태 선언 기준, 주체, 기간 등은 주에 따라 약간씩 차이가 있으나 대부분의 주에서는 긴급 비상재난사태 발발 시 법원의 명령서 발급이나 비상재난사태의 공식적 공포 없이도 긴급 검열(inspecting) 및 구금(detaining)을 시행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예) NSW주를 제외한 모든 주에서 코로나19와 관련해 ‘공공보건 비상사태(Public Health Emergency)’를 선언했다. 이에 추가하여 타즈마니아주와 서호주주, 남호주주에서는 ‘비상재난사태(State of Emergency)’를 선언했다. 시드니가 주도(州都)인 NSW주의 경우 별도의 비상사태 공포 없이 기존의 공공보건법(Public Health Act 2010) 근거 하에 코로나19 사태를 대처하고 있다. 빅토리아주에서는 당초 공공보건법에 근거해 ‘비상사태(State of Emergency)’를 선언했으나 지난해 8월 격리자 수용 호텔에서 코로나19 2차 대확산이 발발하면서 비상재난관리법 하에서 ‘비상 재난사태(State of Disaster)를 공포했다. 이로써 경찰의 치안권을 강화하고 시민의 격리 및 대중모임 금지 등의 특별 시행법 준수 여부를 강력히 통제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예) 빅토리아주 공공보안보호법(Public Safety Preservation Act 1923)과 비상재난관리법(Emergency Management Act 1986)에 의하면 주정부는 최장 1달간 비상사태를 공포(proclamation of emergency)할 수 있으며, 이와 연계하여 공공의 질서와 보안을 위해 ‘비상사태 특별법(Regulations)’을 제정‧시행할 수 있다. 빅토리아주의 비상재난 관리법(Enmergency Management Act)은 2013년까지 개정을 거듭하며 여타 호주 주정부들과 마찬가지로 통합적인 비상체제 운영안을 수용하여 운영되고 있다. 이러한 운영 경향은 공공 보건 및 웰빙법(Public Health and Wellbeing Act 2008) 수정안에도 잘 드러나고 있다. 실제 비상재난관리법 하에 주정부의 비상재난사태 선언은 2019~2020년에 걸쳐 발생한 산불 진압을 위해 지난해 1월에 공포된 것이 최초이며, 연이어 발생한 코로나19의 경우는 공공 보건 및 웰빙법에 근거하여 비상재난사태가 공포되었다.
주정부는 비상사태 대응 특별법령 입안과 더불어 특별기구(위원회) 등을 설치할 수 있으며 비상 경제체제 운영, 특별 지원예산 배정, 필수 인프라 서비스 비상 운영, 지역경제 회생 정책 수립 및 지원 등을 실행할 수 있다. 이밖에도 코로나19와 같이 전국적인 보건 비상사태가 발생한 경우에는 연방정부와 긴밀히 협업하고 상호 정보공유를 통해 일관되고 통합적인 재난 대응에 힘써야 한다.
지방정부(기초)의 역할
지방정부에서는 해당 주정부의 비상재난관리법 및 공공보건법, 비상재난사태 선언에 따른 특별법에 준하여 각종 시행령을 이행할 의무가 발생한다. 예를 들어 NSW주 같은 경우 주정부와 지방정부가 협업하여 관내 모든 지역기업 및 자영업자에 대해 정부통합 코로나19 안전수칙을 적용하고 이에 근거해 영업활동 허가를 발급해야 한다.
<그림 4> NSW주 정부 코로나19 안전수칙에 따라 영업 운영 중임을 나타내는 안내표지
각 주무부처의 역할
- 연방 보건국은 국민의 바이러스 감염 여부 테스트를 실시하고, 매일 전국 코로나19 감염 통계치 취합 및 발표, 국가 간 이동 관련 제재조치 규정, 감염 치료센터 관리, 코로나19-Safe 앱 개발 등을 수행한다.
- 연방 식약청은 인공호흡기 기준 설정, 백신 안전성 판단 및 배부 기준 수립 등 역할을 맡는다.
- 연방 내무부는 국제 이동 관련 각종 기준 등을 규정한다.
- 주정부 보건국(보건국장, Chief Health Officer)은 주 관할지역의 공공보건 위협 요소를 제거하거나 감축하기 위한 각종 긴급 지시사항(Directions) 발동권을 보유한다.
- 주정부 경찰국(경찰서장, Chief Commissioner)은 비상재난사태 공포 후 시민의 공공보건 긴급 지시사항(Directions) 준수 여부를 통제 관리할 수 있도록 특별 치안관리권을 보유한다. 긴급 지시사항(Directions) 위반 시 NSW주의 경우 6개월 징역 또는 A$11,100불(기업은 A$55,000)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있다.
연방-주정부 총리 간 상시 ‘국가 내각회의’ 체제 도입
연방정부는 코로나19 대유행 사태가 심각해지자 지난해 5월 29일(금) 기자회견을 통해 연방총리와 주총리 간의 상시 회의기구인 ‘국가 내각회의(National Cabinet)’ 체제 도입 계획을 전격 발표했다. 이는 지난 30여 년간 연 1회 이상 개최해오던 호주 정부 간 최고 의사결정기구였던 COAG(Council of Australian Governments)의 개혁 모델이다. 이는 개혁 체제 하에서 연방과 주정부의 최고 행정수반들이 간소한 절차를 통해 상시적으로(한 달에 최소 1회) 상호 모임을 갖게 되며 국가 중대 사안에 대해 공동 합의안 발의 등을 통해 결정을 내리게 된다.
이러한 개혁 안에 따라 코로나19 비상재난사태 기간 중 한 달에 2회에 걸쳐 국가 내각회의가 상시 개최됨으로써 국가 중대 위기사태를 극복하기 위해 국가 원수와 지방 최고행정수반들이 보다 유기적이고 통합적이며 탄력적이고 효율적으로 문제해결에 공동 대응하고 있다.
주정부 간 이동 금지령 수시 발동
①국가봉쇄
연방총리, 외교장관, 내무장관, 보건장관은 국가보안 내각 위원회(National Security Committee of Cabinet) 미팅을 통해 2020년 2월 1일, 중국(Main China)으로부터 입국하는 모든 외국인에 대해 입국을 제한하는 내용과 관련한 합동기자회견(joint media release)을 열었고, 이어 자가격리 제재 규정과 여행 제한국가 지정 및 등급 구분제 등을 도입한 바 있다.
②주정부 간 이동 봉쇄
코로나19 기간 중 호주의 방역정책과 관련해 가장 특징적인 것은 국내 이동이 주정부 단위로 제한되었다는 점이다. 모든 주정부는 각 주의 비상재난관리법 및 공공보건법에 근거해 독자적인 판단으로 ‘비상재난사태를 선언’할 수 있으며, 이의 일환으로 ‘주 내(within state)’ 혹은 ‘주 간(between states)’ 이동의 제재 및 이에 따른 자가격리(Quarantine for 14 days) 특별시행령을 필요에 따라 시행할 수 있다. 대부분의 주에서는 격리에 따른 비용 또한 시민이 직접 부담하게 하고 있다. 주 간 이동 및 격리 제한 특별 시행령과 관련하여 주 별로 예외조항2)을 적용하고 있는데, 이는 사례별로 그 긴급성과 필요성, 시의성에 기준하여 각 주정부에서 판단하고 시행한다.
예) WA주는 필수업종 종사자(의료계 등)를 제외하고는 WA주 출입을 희망하는 모든 사람에 대해 14일 동안 자가격리를 의무 시행한 바 있다. Queensland 주정부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비교적 많이 발생했던 NSW주와 VIC주에 대해 주 경계를 닫고, 이를 해제하기 위해서는 최소 20일 연속 지역감염이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는 조건을 제시한 바 있다. NSW주의 경우 주 간 경제적 교류를 저해해서는 안 된다는 이유 등으로 주 간 경계를 절대 닫지 않을 것이라고 모두 예상했다. 하지만 빅토리아주 격리호텔 2차 확진자 파동 사태가 심각해지자 한시적으로 VIC주에 대해 전면 이동 금지령(Travel Ban)을 발동함과 더불어 VIC주에서 귀환한 NSW 주민에 대해서도 엄격하게 14일 자가격리 제재를 가한 바 있다.
예) SA주는 모든 외부 방문객 또는 집으로 귀환하기를 희망하는 SA주 주민에 대해 출입 허가서 사전발급 및 도착 시 코로나19 테스트의 의무적 실시했고 PCR 음성 확인서를 받을 때까지 자가격리를 필수적으로 시행했다.
<그림 5> SA주 국경선 제한 조치 변경 안내

예) VIC주도 모든 출입 희망자에 대해 출입 허가서 사전 발급을 요청하고 있으며, 최근(2021년 2월 초)에 발생한 Holiday Inn 격리호텔 코로나19 확진 확대 추세에 따라 2월 12일(금)부터 17일(수)까지 5일간 긴급 사회봉쇄조치를 선포함으로써 빅토리아주로 모든 이동이 일시 중지되었다. 이로 인해 2월 14일 발렌타인데이 장사를 준비했던 많은 지역 기업 및 자영업자들을 좌절케 한 바 있다.
주정부 간 이동 봉쇄와 관련한 법적 문제 대두
사회봉쇄 및 국내 주 행정구역 간 이동의 제한조치는 코로나19 확산방지에 가장 효율적 조치 중 하나로 인정되어 거의 대부분의 주에서 수개월에 걸쳐 장기간 시행되어 오고 있다.
그러나 국내이동 제한령이 주 간 모든 교역 및 이동의 절대적 자유(absolutely free)를 보장하고 있는 호주 연방헌법 92조에 위반된다는 문제가 지속 제기되고 있다. 실제 이와 관련하여 WA주와 QLD주를 대상으로 연방의원(MP Clive Palmer)과 기업가, 관광업연합 등에 의한 법률 소송이 진행되고 있다.
관련하여 연방정부는 코로나19 발발 초창기부터 지속적으로 주 간 이동금지령 발동을 자제하도록 주정부에 대해 강력히 권고함과 동시에, 팔머(Palmer) 연방의원이 WA주를 상대로 제기한 법원소송을 지지하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해 7월 빅토리아주에서 발발한 격리호텔 2차 파동으로 주 간 이동 금지령 발동을 더 이상 통제할 수 없게 되자 결국 이 같은 지지 의견을 철회하기에 이른다. 반면 코로나19 확진자가 진정세를 보이면 주정부들의 이 같은 이동 금지령의 법적 권한에 대해 문제 제기 움직임이 재개될 것으로 예측된다.
주정부–연방정부 간 책임소재 문제
호주는 비상재난사태 발발 시 국제 및 국내 정부 간 협정을 준수함과 동시에, 주정부의 독자적 체계(Frameworks)에 따라 대응체제가 운영된다. 이는 정부 간 책임소재의 갈등 및 불필요한 긴장이 발생할 수 있는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정부 간 책임소재 갈등이 절정에 이르렀던 사례로 2020년 3월 19일 발생한 루비 프린세스 크루즈 승객 입국 사건을 들 수 있다. 코로나19 대유행 조짐이 한창이라 사회봉쇄 조치가 긴급 공포되고 있는 와중에 2,700명에 이르는 크루즈 승객이 별도의 검역이나 통관 제재 없이 시드니뿐만 아니라 호주 전역으로 대거 유입되었고, 이로 인해 호주 전 국민의 안전에 심각한 위협을 일으켰던 사건이다. 당시 보건(코로나19 안전성) 측면에서 사전 승인해 준 NSW 주정부 보건국(NSW Health)의 책임인지, 승객을 별도의 검역 절차 없이 입국시킨 연방 출입국청(Border Force)의 책임인지, 책임 소재를 묻는 청문회가 개최되기도 했다. 결국 NSW 보건국의 치명적 실책이 있었음이 판명되고 보건국장이 공개 사과문을 발표하면서 일단락되긴 했지만 비상재난사태 발발 시 연방-주 정부 간 발생하는 권한 및 책임과 관련해 복잡한 역학관계를 해결한다는 것이 얼마나 까다로운 일인지 깨닫게 해준 일례로 볼 수 있다.
비록 호주가 주정부 단위에서 독자적으로 비상사태 체제를 운영함으로써 정부 간 책임소재 문제가 발생하는 것을 피하기는 어렵지만 주정부의 신속하고 자주적인 판단 하에 지역 시민들의 안녕과 보안이 절대적이고 우선적으로 보호되는 장점은 매우 크다. 결과적으로 호주는 전 세계에서 코로나19로부터 가장 안전한 국가 중 하나로 인정받고 있다. 현재 수개월에 걸쳐 대부분의 주에서 지역감염 사례가 거의 발생하지 않고 있으며 그 어느 국가보다 성공적으로 코로나19 대유행 사태에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코로나19 이후 주정부 권한 및 영향력 확대로 인한 개인의 자유권 침해 문제
전대미문의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정부의 권한 및 영향력이 확대되었다. 이로 인해 국민 개개인 권리(이동의 자유, 경제활동의 자유 등)가 침해받을 수 있는 상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코로나19 기간 동안 연방정부는 차단방역법(Biosecurity Act)을 내세워 국민의 해외 이동을 제한했고 호텔격리 및 그에 따른 비용 부담을 국민에게 전면 부과하고 있다.
주정부에서도 공공 보건법(Public Health Act)에 의거해 필요시마다 주 간 이동 금지령, 14일 자가격리, 경제활동 제재, 인원 수 제한에 따른 각종 모임 금지령, 마스크 착용 의무화 등 개인 자유를 광범위하게 제한하며 비상사태에 대응해 오고 있다.
<그림 6> 주정부 사회봉쇄 조치에 항의하는 시민
문제는 비상재난사태 기간 중 효율적 대응을 추진한다는 명목으로 시민에 대한 단속 권한 및 개인의 자유에 대한 제한 권한이 과도하게 적용3)되는 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림 7> 항의하는 시민에 과도한 대응을 했다고 비난 받은 사례 장면
따라서 국가 비상재난사태가 선언되더라도 시민의 안전과 생명을 신속히 지키는 동시에 개개인의 자유권이 과도하게 침해되지 않도록 정부 단계별로 보다 세심한 관리체제를 구축·운영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비상재난사태가 종료됨과 동시에 경찰 및 군에게 부여된 특별 감시 권한 역시 즉각 회수해야 하며, 시민들이 신속히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경제회복 및 일자리 창출 등 정상화 지원 정책에도 집중해야 할 것이다.
1) 전시상태(wartime), 각종 자연재해 및 질병, 사회필수 서비스 파업 등의 국내 재난사태, 경제위기 등
2) 응급 의료시술, 긴급 화물물류 배송, 인도주의적 긴급 원조 사례 등
3) 퇴근길 자기 차 안에서 피자를 먹고 있던 남성에게 A$1,000 벌금을 부과한 사례 및 아기를 데리고 친구와 산책하던 여성에게 벌금 부과를 협박한 사례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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