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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권레터]폐교를 활용한 화장품 만들기 ‘변두리’에서 만드는 SDGs 코스메틱

작성자웹진관리자 소속기관교육홍보부 작성일2021-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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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교를 활용한 화장품 만들기

‘변두리’에서 만드는 SDGs 코스메틱

일본의 지역 활성화 사례로서, (재)지역활성화센터가 발행하는 월간 ‘지역만들기(地域づくり)’에서 게재된 가고시마현 미나미오스미초(鹿児島県 南大隅町)의 ‘폐교를 활용한 화장품 만들기’를 소개합니다.
김태수 /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일본사무소 2등 서기관
우리 공장은 가고시마현 오스미반도 남단에 위치한 미나미오스미초에 위치한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고 산은 원시림으로 깊게 덮여있어 자연이 풍부한 마을이다. 공장 부근은 아열대 기후로 약 4,000종류의 식물이 한 곳에 모여 있는데, 화장품의 원료가 되는 식물이 한 지역 안에 이만큼 모여 있는 곳은 많지 않다. 이런 특징을 살려 현지 농가와 제휴해 세 개의 콘셉트를 축으로 ‘SDGs 코스메틱’, 바꾸어 말하면 ‘윤리적 소비&친환경 코스메틱’을 제조 및 판매하고 있다.
SDG 코스메틱의 세 가지 콘셉트는 다음과 같다.
자연 유래 성분 100% ‘음식’처럼 먹어도 해롭지 않은 원료 사용
가능한 인근 지역에서 채취된 지역생산 소재를 활용
환경을 배려한 물건 만들기
미나미오스미초에서는 2013년에 11개의 초등학교가 2개로 합병되며 9개의 초등학교가 폐교됐다. 2016년, 우리는 폐교 중에서도 학교 건물의 상태가 좋은 노보리오초등학교를 개·보수하여 화장품의 원료 추출로부터 제품 제조까지 일관 생산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학교 건물을 활용해 탈의실 → 전실(에어샤워) → 제조구역 → 생산구역으로 동선을 설계하고 교실은 원료 보관고와 칭량(秤量)실 등으로 구분하여, 폐교의 특성을 살린 특별한 ‘제품 만들기의 장소’가 완성되었다. 교장실에 들어가 옷을 갈아입고 에어샤워를 거쳐 직원실에서 제품을 만들어 도서실에서 출하하는 이미지다.
<그림 1> 폐교된 초등학교를 공장으로 개·보수
제조구역 내에 특별 주문한 수증기 증류기를 2대 설치하고 인근에서 채취한 허브와 과일에서 증류수를 추출해 그대로 화장품의 물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견학시 복도에서 유리 너머로 제조 과정을 볼 수 있어 관광코스로도 이용되고 있다.
<그림 2> 공장 내 작업 풍경
<그림 3> 관광객이 들르는 명소로

이처럼 폐교를 재활용함으로써 고객에게는‘따뜻함’과 ‘깨끗함’, ‘안심’과 ‘안전’이라는 좋은 인상을 상품 사용 전부터 갖게 할 수 있다. 이는 스킨케어 브랜드를 전개하는데 있어 큰 장점이 되고 있다.
지역 농가와 연계해 ‘규격 외 농산물 매입’을 실시한 두 가지 사례를 소개한다.
사례1. 패션후르츠(백향과)
매년 6월부터 8월까지 무농약으로 재배되는 패션후르츠 중 숙성되지 않은 것은 엑기스를 추출하고, 상처 등으로 외관이 불량한 것은 ‘방향 증류수’로 만들어 ‘패션후르츠 화장수’로 상품화했다. 이전에는 모두 폐기 처분되었던 것이다.
사례2. 탄칸1)
지역의 특산품인 감귤류·탄칸은 상처가 나거나 열매가 작으면 규격 외로 분류되는데, 이 마을에서만 매년 3~5톤 정도 발생하며 대부분 폐기되었다. 우리는 창업 이래 매년 수백 킬로그램을 매입해 왔지만 생산자 지원과는 거리가 멀어 2021년 2월에 규격 외 탄칸을 매입하기 위한 크라우드 펀딩을 시작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목표 금액의 2배가 넘는 동참을 얻어 약 2톤의 탄칸을 매입할 수 있었다. 구입한 탄칸 껍질에서 아로마 오일과 방향 증류수를 추출하고, 주로 화장수 및 미용오일의 착향 목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러한 활동 이외에도 농산물 재활용 컨설팅도 실시하고 있다. 생산자에게는 재활용에 의한 수입 증가는 물론, 한때 버려졌던 것이 화장품으로 다시 태어나는 것에 대한 기쁨이 크고, 농업 생산 활동의 동기부여 향상으로 이어졌다는 말을 듣고 있다.
공장 인근에는 자생하는 허브 등 다양한 식물이 우거져 있다. 그러나 자연을 훼손하지 않기 위해 인근 농가와의 계약을 통해 무농약 재배를 실시하고 있다. 이러한 생산 활동은 지속적인 식물 환경의 보호와 지역농업에 대한 공헌으로 연결된다고 생각한다. 이 외에도 ‘환경을 배려한 물건 만들기’를 위해 다음의 활동도 실시하고 있다.
식물을 증류한 후 남은 찌꺼기를 토양 개량 비료로서 재배지로 되돌리는 활동
공장 배수는 하수도를 통해 직접 가고시마만(바다)으로 흘러가므로 기구 세척은 자사에서 만든 생분해성이 높은 식기세척용 액체비누 사용
식기세척용 액체비누를 ‘저울 판매’하고 바다를 지키는 노력
미나미오스미초는 인구의 약 절반이 65세 이상인 초고령화 지자체로 우리 공장이 있는 곳은 ‘한계취락’에 해당한다. 그러한 가운데 지역에서는 육아 세대의 취업률이 매우 낮은 것을 알고, 그들이 안심하고 일할 수 있는 장소로 ‘사무소, 공장 겸 탁아소’를 운영하고 있다.
방과 후 초등학교 아동을 돌보거나 아기 침대를 설치해 탁아소로 만들면서 원래는 교실이었던 공간을 활용해 자유롭게 운영하고 있다. 여전히 일손은 부족하지만, 도시 인재를 채용하기에는 어려운 실정이다. 다행히 매년 학생들이 인턴십에 응모하는 등 ‘지방에서 물건 만들기’에 흥미와 관심을 보이는 학생이 증가하고 있고, 이를 보면 미나미오스미초에도 차세대 인재들이 모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포스트 코로나’를 꿋꿋하게 이겨내는 열쇠가 ‘지방’에 있다고 생각한다. 원격 근무의 보급에 따라 기업의 사무소의 필요성과 개념도 점점 희미해지고 있고 있으며,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의 존재 의의도 더욱 요구되는 시대에 살아가고 있다. 이런 시대에서 지방에는 느긋한 시간과 여유 있는 공간이 존재하고, 대자연의 혜택으로 제품을 생산하는 곳이 존재한다.
이것을 기회로 모든 업종이 지방으로 눈길을 돌려 지방과 연계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우리가 SDGs 코스메틱을 추진해 가는 것은 도시와 지방의 격차를 줄이고 시간·거리·가치·감성 면에서 경계를 뛰어넘기 위해서이다. 그리고 일본은 물론 세계의 ‘변두리’에서 지역에 기반을 둔 산업이 희망을 낳는 활동이라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1) 열대성 감귤과로 4월에 꽃을 피우고 1~2월에 수확하는 오키나와의 겨울 과일
[출처]
(재)지역활성화센터 발행물 ‘지역만들기’ 2021년 6월호
  • 담당팀 : 국제협력부
  • 담당자 : 박지원
  • 연락처 : 02-2170-60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