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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권레터]독일 주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의 입법 참여

작성자웹진관리자 소속기관교육홍보부 작성일2021-09-09
정책공간

독일 주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의 입법 참여

지방자치단체가 우리나라의 입법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제도는 지방자치법 제165조 지방자치단체의 장 등의 협의체, 지방자치법 시행령 제10조의2에 따른 자치분권 사전협의, 법제업무 운영규정 제11조 정부입법과정에서의 기관 간 협조, 제11조의3 의원발의법률안에 대한 정부 내 기관 간 협조, 제15조 예고방법, 제24조 법제정비의 추진 등이 있다. 지방자치단체는 이러한 제도 안에서 임의적·간접적으로 참여가능하다.

물론 정부발의법령안에 대해서는 현재 자치분권 사전협의를 통해 사전에 지방자치단체 등의 의견을 수렴하여 반영할 수 있도록 하는 의견수렴 절차를 강제하고 있지만, 의원발의법률안에 대해서는 지방자치단체가 단순 의견개진 이외에는 어떠한 결정권이나 협의할 수 있는 권한이 없어 여전히 국가가 일방적으로 정책을 결정하게 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아래에서는 독일 지방자치단체와 주정부의 입법참여제도를 살펴봄으로써 우리나라에의 시사점을 검토하고자 한다.
김희진 /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분권제도연구부 연구위원
독일은 연방국가로서 연방-주-지방자치단체로 이어지는 세 단계의 행정으로 구성되어 있다. 독일의 각 주는 하나의 국가이며, 주 아래에 소속되어 있는 지방자치단체는 주의 권한이 수직적으로 분권화된 공법인이다.
독일의 지방자치단체는 주마다 차이가 있지만 원칙적으로 게마인데(Gemeinde), 크라이스(Kreis)라는 2계층이며, 그 외에 크라이스와 동급의 지방자치단체인 크라이스에 속하지 않는 시(특별시 : Kreisfreie Stadt)가 있으며 단층제로 되어 있다.
크라이스는 국가의 지방행정 단위로서의 성격과 상급 지방자치단체로서의 법적 지위를 가지며, 게마인데에 대한 보완적 역할을 수행한다. 크라이스에 속하지 않는 시는 크라이스와 게마인데의 혼합적 성격을 지니며 양자의 기능을 수행한다. 게마인데는 지방자치권을 행사하는 일차적 주체로서 가장 광범위한 기능을 수행하고 지역사회 문제의 대부분을 관장하는 권한이 보장된다.
연방참사원의 연방정부 발의 법률안에 대한 의견 표명과 법률안 발의
연방참사원은 연방의 입법이나 정책 결정에 참여하고 주정부의 이익을 연방정부에 대해 대변하기 위한 연방의 헌법기관이다. 정확히 말하면 주의 대표기관은 아니며 연방기관이다. 연방참사원의 권한은 연방의 권한 범위로 한정되며 주의 사무는 포함되지 않는다.
연방참사원은 연방의회(Bundestag)가 의결한 법률안에 대한 동의권 및 이의제기권과 연방정부가 제출하는 법률안에 대한 사전심의권 등을 갖는다.
연방정부의 법률안은 연방정부 내의 심사를 거친 후 연방수상을 통해 연방참사원으로 송부된다. 이것은 법률안에 대한 연방참사원의 의견 표명을 요구하는 것이며, 연방참사원은 6주 이내에 법률안에 대한 의견을 표명하여야 한다(독일 기본법 제76조 제2항 제2문).
연방참사원은 연방정부의 법률안을 회신 받으면 연방참사원 의장은 소관위원회를 정하여 이것을 심의한다. 연방정부의 대표는 법률안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설명할 수 있으며, 필요한 경우 위원회는 전문가의 의견을 청취할 수 있다. 연방참사원은 위원회의 심의가 종료된 후 그 결과에 대해 본회의에서 연방정부의 법률안에 대해 의견표명을 할 것인지, 만약 한다면 어떠한 의견을 표명할 것인지의 여부를 표결로 결정한다. 그러나 연방정부는 연방참사원의 이러한 결정에 구속되지는 않는다.
연방참사원의 법률안 발의는 실질적으로는 주정부들의 주도하에 이루어지고 있다. 어떠한 주정부가 법률안을 발의하게 되면 연방참사원의 관할 위원회가 이 법률안을 심의한 후 본회의의 심의와 표결을 통해 발의 여부를 결정한다. 이처럼 각각의 주들은 법률안을 직접 발의할 수 없기 때문에 연방참사원을 통해 간접적으로 법률안을 발의하게 된다.
연방참사원의 의결된 법률안에 대한 동의권 등
제출된 모든 법률안은 연방의회의 의결을 거치게 되며, 독일 기본법 제77조 제1항에 따라 연방의회에서 의결된 모든 법률안은 연방참사원으로 이송된다. 즉 연방참사원은 연방의회가 의결한 법률안에 대해 동의 또는 이의제기를 함으로써 입법절차에 참여한다. 연방참사원의 이러한 참여는 주정부의 이익을 대변하고 보호할 수 있다.
또한 제출된 법률안 중에는 연방참사원의 동의를 반드시 얻어야만 하는 경우가 있는데, - 1. 기본법을 변경하는 법률안, 2. 주의 행정조직 및 행정 절차를 규정하는 법률안, 3. 주의 재정적 손실과 관련되는 조세에 관한 법률안 – 이러한 법률안에 대해 연방참사원이 이의를 제기하면 연방참사원을 포함하여 연방의회와 연방정부는 조정위원회의 소집을 요구한다. 조정위원회에서 법률안의 내용이 수정되면 이는 다시 연방의회를 거쳐 연방참사원으로 송부되고, 수정되지 않으면 연방참사원으로 바로 송부된다. 송부 받은 법률안에 대해 연방참사원이 동의하면 그 법률안은 법률로서 성립하며, 만약 재차 이의를 제기한다면 법률로서 성립되지 않는다. 이것은 연방참사원의 동의를 반드시 필요로 하는 법률안에 대해서 만큼은 절대적인 거부권으로서 기능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반면에 연방참사원의 동의가 절대적으로 필요하지 않는 법률안에 대해서는 정지적 거부권을 가진다고 볼 수 있다. 연방참사원이 조정위원회의 조정을 거쳐 송부된 법률안에 대해서도 계속하여 이의제기한다면 연방의회는 다수결로 법률안을 의결할 수 있다.
독일은 주정부들로 구성된 연방국가이기 때문에 지방자치단체의 입법 참여는 연방정부와 주정부에 대한 입법참여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독일 지방자치단체의 입법 참여는 지방자치단체전국연합체들을 통하여 이루어지며, 지방자치단체가 개별적으로 참여하는 것은 보통 해당 지방자치단체가 직접적인 이해관계자인 경우이다.
지방자치단체의 연방정부 입법에 대한 참여
연방차원에서 지방자치단체전국연합체(Kommunale Spitzenverbände)는 독일 시연합(Deutscher Städtetag), 독일 시게마인데연합(Deutsche Städte- und Gemeindebund), 독일 란트크라이스연합(Deutschen Landkreistag) 등이 있다.
입법절차에 있어 지방자치단체연합은 다양한 참여권을 갖는데, 먼저 연방정부의 법률안에 대한 참여 절차로서 연방정부는 지방자치단체의 이익과 관련된 법률안을 마련한 경우 연방 수준의 지방자치단체연합에 가능한 한 신속히 법률안을 송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공통사무처리규정 제47조 제1항).1) 그리고 동일한 내용을 법규명령과 행정규칙에 대해서도 제62조와 제70조에 각각 규정하고 있다. 또한 법률안이 주와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에 대해 미치는 영향을 명시하도록 하여 입법영향평가에 대해서도 규정하고 있다(공통사무처리규정 제44조 제3항).2)
한편 연방의회 의사규칙에 의해서도 지방자치단체의 입법절차에 대한 참여를 규정하고 있다. 즉 지방자치단체연합은 법률안이 게마인데 및 게마인데연합의 이해와 관련 있을 때 의견을 제출할 수 있다(연방의회 의사규칙 제66조 제2항, 제69조 제5항).3)
<그림> 독일의 지방자치단체연합회 연방협의체

지방자치단체의 주정부 입법에 대한 참여
독일은 각 주별로 다양한 지방자치제도를 형성하고 있어 주차원에서의 지방자치단체연합도 다소 차이가 있다. 보통 3~4개 정도가 존재하고 있는데, 사법상 단체로서 성격을 갖는다. 다만 바이에른 주의 경우 예외적으로 공법상 단체의 성격을 가진다.
주정부 차원의 지방자치단체연합은 개별 주의 헌법, 주의회의 회의규칙, 주의 지방자치법, 기타 개별법 등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의 이해와 관련된 법률안에 대한 사전통지 및 의견제출 등의 형태로 주의 입법절차에 대한 참여를 보장받고 있다.
독일의 사례에서 특기할만한 점은 연방참사원에 법률안 발의권을 부여하고 있다는 점과 제출된 모든 법률안에 대한 동의권 및 이의제기권을 부여하였다는 점이다. 특히 독일은 연방참사원의 동의가 반드시 필요한 법률안에 대해서는 그 동의가 절대적 거부권으로 기능하여 연방참사원이 연방의 입법과정에서 유효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것은 우리나라 지방자치단체 입법참여제도의 대부분이 그 절차가 임의적이고 지방의견에 대한 구속성이 없어 제도의 효과가 미미한 것과 대비된다.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이하 협의회)에서는 현재 지역대표형 상원제, 지방행재정영향평가제도, 국회 지방분권특별위원회 설치 등의 과제를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과제들은 각기 다른 과제로 보이지만, 결국 이들의 궁극적인 목표는 지방자치단체가 입법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것이다. 이처럼 협의회는 다방면에서 지방자치단체가 입법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여러 과제들을 추진하고 있다. 따라서 앞서 언급한 독일 사례의 시사점을 우리나라의 사정에 맞게 수용하고 지방자치단체의 입법과정 참여방안들을 지속적으로 강구하고 개발해 나간다면, 지방자치단체의 자치권을 확대·보장하는 것에 실질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1) Gemeinsame Geschäftsordnung der Bundesministerien
§ 47 Beteiligung von Ländern, kommunalen Spitzenverbänden, Fachkreisen und Verbänden

(1) Der Entwurf einer Gesetzesvorlage ist Ländern, kommunalen Spitzenverbänden und den Vertretungen der Länder beim Bund möglichst frühzeitig zuzuleiten, wenn ihre Belange berührt sind. Ist in wesentlichen Punkten mit der abweichenden Meinung eines beteiligten Bundesministeriums zu rechnen, hat die Zuleitung nur im Einvernehmen mit diesem zu erfolgen. Soll das Vorhaben vertraulich behandelt werden, ist dies zu vermerken.
2) Gemeinsame Geschäftsordnung der Bundesministerien
§ 44 Gesetzesfolgen

(3) Auswirkungen auf die Haushalte der Länder und Kommunen sind gesondert aufzuführen. Das für den Gesetzentwurf federführende Bundesministerium hat hierzu bei den Ländern und kommunalen Spitzenverbänden rechtzeitig Angaben zu den Ausgaben einzuholen.
3) Geschäftsordnung des Deutschen Bundestages
§ 66 Berichterstattung

(2) Die Berichte müssen die Beschlußempfehlung des federführenden Ausschusses mit Begründung sowie die Ansicht der Minderheit und die Stellungnahmen der beteiligten Ausschüsse enthalten. Wenn kommunale Spitzenverbände im Rahmen des § 69 Abs. 5 Stellung genommen haben, müssen, sofern Informationssitzungen nach § 70 Abs. 1 stattgefunden haben, sollen die dargelegten Auffassungen in ihren wesentlichen Punkten im Bericht wiedergegeben werden.
§ 69 Nichtöffentliche Ausschußsitzungen
(5) Berät der Ausschuss einen ihm federführend überwiesenen Gesetzentwurf, durch den wesentliche Belange von Gemeinden und Gemeindeverbänden berührt werden, ist den auf Bundesebene bestehenden kommunalen Spitzenverbänden vor Beschlussfassung im Ausschuss Gelegenheit zur Stellungnahme zu geben. Wesentliche Belange im Sinne des Satzes 1 werden durch Gesetze berührt, die ganz oder teilweise von den Gemeinden oder Gemeindeverbänden auszuführen sind, ihre öffentlichen Finanzen unmittelbar betreffen oder auf ihre Verwaltungsorganisation einwirken. Von der Bestimmung des Satzes 1 kann bei Regierungsvorlagen abgesehen werden, wenn aus der Begründung der Vorlagen die Auffassungen der kommunalen Spitzenverbände ersichtlich sind. Die Rechte des Ausschusses aus § 70 Abs. 1 bleiben unberührt.
[참고문헌]
김남철, 지방자치단체 국정참여의 공법적 과제-상원 또는 지방원 도입에 관한 논의를 중심으로-, 지방자치법연구 제10권 제3호, 2010.
노기현, 지방자치단체의 기능적 권력통제에 대한 공법적 검토-지방자치단체의 국회입법참여 확대방안을 중심으로-, 지방자치법연구 제17권 제4호, 2017.
임 현, 국가 입법과정에 대한 지방자치단체의 참여-독일의 연방, 주, 및 지방자치단체의 관계를 중심으로-, 지방자치법연구 제14권 제1호, 2014.
전국시도지사협의회(부산대학교 산학협력단), 지방정부 입법참여체계 구축방안 연구, 2014.
  • 담당팀 : 정책연구실
  • 담당자 : 김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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