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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권레터]지방정부의 기관구성 다양화의 가능성과 헌법 해석

작성자웹진관리자작성일2021-01-07
정책공간

지방정부의 기관구성 다양화의 가능성과
헌법 해석

21대 국회에서 지난 1988년 이후 32년 만에 「지방자치법」전부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였다. 지난 12월 9일 국회를 통과한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 제4조는 다음과 같다.
제4조(지방자치단체의 기관구성 형태의 특례)
① 지방자치단체의 의회(이하 “지방의회”라 한다)와 집행기관에 관한 이 법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따로 법률로 정하는 바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의 장의 선임방법을 포함한 지방자치단체의 기관구성 형태를 달리 할 수 있다.
② 제1항에 따라 지방의회와 집행기관의 구성을 달리하려는 경우에는 「주민투표법」에 따른 주민투표를 거쳐야 한다.
규정된 법은 현재 지방자치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지방의회와 집행기관의 대립형 구도와 관련 규정을 유지한 채, 따로 법률로 정하여 기관구성을 다르게 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있다.
김수연 /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분권제도연구부장
헌법재판소는 지난 2016년에 지방자치단체장 선거권은 헌법상 인정되는 기본권이라는 결정을 하였다.1) 이러한 헌법재판소의 견해에 의할 경우, 「지방자치법」에 의해 지방자치단체장의 선거를 주민직선의 형태가 아닌, 다른 방식으로 선출하거나 지방자치단체장이라는 기관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형태가 가능한 것인지 의문이 생긴다.
따라서 헌법재판소 결정에 대한 분석과 지방자치제도 및 지방자치단체의 기관 구성에 관한 주민의 선택권과의 관계에 관해 생각해 보고자 한다.
지방자치단체의 기관구성이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주민(국민)의 입장에서 지방자치단체장 또는 지방의회 의원에 대한 선거권의 문제와 피선거권 등이 인정되거나 부정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문제는 지방자치제도를 형해화하는 정도가 아니라면 법률에 의해 최소한으로 보장되는 수준에서는 위헌이 아니라고 보는 제도보장적 시각에서 벗어나, 기본권과 연결되어 있다는 측면에서 최소한의 보장정도가 아니라 가능한 최대한의 보장의 의미를 찾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지방자치단체의 기관은 지방의회의 경우에 명백히 헌법 제118조 제1항에서 직접 규정하고 있는 헌법상의 지방자치단체의 기관이라고 할 수 있다. 그에 관해서 ‘선거’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지만,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선임방법’이라고 표현하고, 지방의회와 달리 명시적으로 지방자치단체에 둔다는 표현이 없다는 점에서 양자의 헌법적 지위에 차이가 있다. 이러한 시각에서 보면, 지방의회의 구성에 관한 주민의 권리는 헌법상의 권리이지만, 지방자치단체장의 선출에 관한 권리는 법률상의 권리라고 볼 수도 있다.
한편 헌법재판소의 입장은 지방자치단체장에 대한 선거권이 헌법상 권리인지, 법률상 권리인지 분명하지 않다고 본 결정례도 있고, 법률상의 권리라고 본 결정례도 있다. 법률상 권리라고 본 결정례는 『헌법은 지방자치단체장에 대한 선거권을 직접 규정하지 않고 그 선임 방법을 법률에 위임하여(제118조 제2항) 지방자치법이 이를 정하고 있으므로, 지방자치단체장에 대한 선거권이 헌법상의 권리인지 법률상의 권리인지 분명하지 아니하다. 그런데 대의제는 선거를 전제로 한 개념으로서, 지방자치단체장에 대한 선거권을 헌법상의 권리로 이해하면 이에 대하여도 헌법상의 대의제의 원리가 적용될 것이나, 단순한 법률상의 권리로 보면 이를 헌법에서 명문으로 선거권을 인정하는 대통령이나 국회의원, 지방의회의원과 같은 수준의 대의제의 원리가 당연히 작용된다고 볼 수는 없어, 지방자치단체장의 주민들에 대한 무기 속 위임성은 좀 더 약해진다 할 것이므로, 이로써 주민들의 지방자치단체장에 대한 통제는 더욱 강화될 수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라고 판시하였다.
법률상 권리라고 본 결정례는 『헌법이 명문으로 규정하고 있는 선거권은 대통령선거권(헌법 제67조 제1항), 국회의원선거권(헌법 제41조 제1항), 지방의회의원선거권(헌법 제118조 제2항)에 한하지만, 지방자치단체의 장 선거권도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에 의하여 인정되고 있고(제15조 제2항), 이 밖에도 법률에 의하여 특정공무원에 대한 선거권을 부여할 수 있음은 물론이다. 지방교육자치에관한법률은 제51조 이하에서 교육위원 및 교육감 선거에 관하여 규정하면서, 이 사건 법률조항에서 선거인단의 구성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는바, 이로써 교육위원 및 교육감 선거권도 법률에 의하여 인정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2) 고 함으로써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와 교육위원 및 교육감 선거는 법률에 의한 선거로 보았다.
이와 같은 입장과 달리, 2016년 기초지방자치단체장 선거의 무투표 당선제도에 관한 결정에서 헌법재판소는 지방자치단체장에 대한 주민의 직접선거권은 기본권이라는 결정을 하면서도 결정변경으로 판시하지는 않아 헌법재판소의 입장에 관해 혼선이 야기되었고, 이에 관해 국민의 기본권으로 이해해야 할지, 법률상의 권리로서 이해해야 할지에 관한 검토가 필요한 것이다.
헌법재판소는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서 후보자등록 마감시간까지 후보자 1인만이 등록함에 따라 투표를 실시하지 않고 선거일에 그 후보자가 당선인으로 결정되자, 해당 지역 주민이 지방자치단체의 장 선거에서 무투표 당선을 규정한 공직선거법 제191조 제3항, 제188조 제2항, 제3항 및 제190조 제2항이 선거권, 알권리, 평등권 및 행복추구권 등을 침해한다고 주장한 사건에서 지방자치단체의 장 선거권이 헌법상 보장되는 기본권이라고 판시하였다.
출처 : 헌법재판소
결정 요지를 보면 『헌법에서 지방자치제를 제도적으로 보장하고 있고, 지방자치는 지방자치단체가 독자적인 자치 기구를 설치해서 그 자치단체의 고유사무를 국가기관의 간섭 없이 스스로의 책임 아래 처리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지방자치단체의 대표인 단체장은 지방의회의원과 마찬가지로 주민의 자발적 지지에 기초를 둔 선거를 통해 선출되어야 한다. 공직선거 관련법상 지방자치단체의 장 선임방법은 ‘선거’로 규정되어 왔고, 지방자치단체의 장을 선거로 선출하여 온 우리 지방자치제의 역사에 비추어 볼 때, 지방자치단체의 장에 대한 주민직선제 이외의 다른 선출방법을 허용할 수 없다는 관행과 이에 대한 국민적 인식이 광범위하게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주민자치제를 본질로 하는 민주적 지방자치제도가 안정적으로 뿌리내린 현 시점에서 지방자치단체의 장 선거권을 지방의회의원 선거권, 나아가 국회의원 선거권 및 대통령 선거권과 구별하여 하나는 법률상의 권리로, 나머지는 헌법상의 권리로 이원화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 그러므로 지방자치단체의 장 선거권 역시 다른 선거권과 마찬가지로 헌법 제24조에 의해 보호되는 기본권으로 인정하여야 한다』고 결정하였다.
헌법은 지방자치단체장의 ‘선임방법’이라고 하여 지방의회의원에 대한 ‘선거’이라는 표현과 구별하여 사용하고 있다. 지방자치의 본질을 국가권력으로부터 전래된 권한으로 본다면 지방자치단체장에 대한 선출권한은 헌법과 법률에 의해 주어진 권한이다.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국민주권의 원리와 기본권보장의 원리는 헌법에 내재되어 있는 고유한 원리로서, 이를 바탕으로 인정되는 지방자치도 본질적으로는 개인이 갖는 기본권과 유사한 지방자치권을 인정할 수 있다는 논리에 의하면 지방자치단체의 기관 구성에 관한 권한은 지방의 고유한 영역에 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헌법에서 명문으로 규정하고 있는 내용이 아니면 법률에서 주민의 선택에 따른 결정 사항으로 남겨둬야 한다.
헌법재판소는 “주민자치제를 본질로 하는 민주적 지방자치제도가 안정적으로 뿌리내린 현 시점에서 지방자치단체의 장 선거권을 지방의회의원 선거권, 더 나아가 국회의원 선거권 및 대통령 선거권과 구별하여 하나는 법률상의 권리로, 나머지는 헌법상의 권리로 이원화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고 판단하였지만, 이것이 결과적으로는 주민의 선택의 폭을 오히려 좁히는 결과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헌법재판소의 해석이 지역주민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자치권을 보다 확대 강화하는 방향으로의 해석이 아니라 제한된 범위 내로 축소하는 결과가 되는 것이라면 그 해석은 헌법에서 지방자치제를 보장하고 있는 헌법정신과 기본원리에 부합하는 해석인지 의문이다.
지방자치에서 개인이 지방자치단체장에 대한 선거권을 기본권으로 보장받을 수 있는가의 문제와, 지방자치단체장에 대한 선출권을 포함한 보다 넓은 범위에서 지방자치단체의 기관 구성에 관하여 헌법과 법률에 의해 주민의 선택으로 가능하게 할 것인가의 문제에서 국민은 어느 경우에 보다 강하게 권리를 보장받는 것이라고 볼 것인가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전자에 의하면 헌법상 기본권으로 보장받으므로 보다 강력한 개인의 권리 보호수단의 의미가 있겠지만, 후자의 경우에는 비록 법률상 권리라고 해석되더라도 보다 한 단계 위의 차원에 있는 선택지를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려있다는 점에서, 단순히 기본권으로서 보장하는 것이냐, 법률상 권리로서 보장하는 것이냐의 문제로 단순화하여 비교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물론 헌법재판에서는 청구인이 주장한 권리 즉 기본권의 침해가 있었는지 여부가 문제되기 때문에 이에 관해 헌법재판소가 판단했다는 점은 이해하지만, 지방자치에서 지방자치단체장에 대한 선출문제는 지방자치단체장을 직접 선출할 것인가 지방의회 등에 의해 간접 선출할 것인가도 주민이 선택할 수 있는 자치권의 영역으로 인정해 주고, 이것이 개인에게는 비록 법률상의 권리라고 하더라도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지방자치제도의 취지에 비추어 볼 때 아예 박탈하는 것은 안 된다는 해석도 가능했다고 본다.
헌법에서 지방자치제도를 보장하고 있는 전체적인 취지를 고려하면 지방자치단체장에 대한 선임방법을 법률에 위임하더라도 법률에서 주민에게 선택권을 부여할 수도 있고 다양한 방안으로 자치권이 보다 강화될 수 있는 방향으로 모색하여야 한다. 지방자치제도 보장의 본질적 부분이 지방자치단체의 존립 보장과 기능, 고유한 사무의 보장이라고 한다면 이러한 보장은 소프트웨어 성격의 보장이라고 할 것이고, 이러한 영역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 필요한 기관의 형성에 관한 것은 하드웨어적 성격의 보장이라고 볼 수 있다.
결국 지방자치단체의 기관에 대한 구성 형태는 각 나라 내지 각 지방자치단체의 자치보장의 필요성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그 양태가 기관 대립형 내지 기관 분리형으로 형성될 수도 있고, 기관 결합형으로 나타날 수도 있는 것이다. 그 기관을 어떤 방식에 의해 구성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지방자치제도를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취지를 고려하여야 할 의무가 헌법 제118조에 의해 입법자의 입법형성의 자유 안에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이제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의 후속조치로서 기관구성 다양화에 관한 개별 법률을 마련해야 한다. 입법자는 이와 같은 지방자치제 보장의 헌법상 취지를 고려하여 입법의 의무를 다해야 할 것이다.
1) 헌재 2016. 10. 27. 2014헌마797.
2) 헌재 2002. 3. 28. 2000헌마283 등, (선거권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보장되는 것으로서 선거법의 제정에 의하여 비로소 구체화된다고 할 것인데, 입법자가 입법형성권에 의하여 선거법을 제정하는 경우에 헌법에 명시된 선거제도의 원칙을 존중하고 국민의 선거권이 부당하게 제한되지 않도록 하여야 함은 물론이나, 입법자가 구체적으로 어떠한 입법목적의 달성을 위하여 어떠한 방법을 선택할 것인가는 그것이 현저하게 불합리하고 불공정한 것이 아닌 한 입법자의 재량에 속한다고 할 것이다.), 같은 취지로 헌재 1997. 6. 26. 96헌마 89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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