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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권레터]대정부 건의제도의 한계와 개선방안

작성자웹진관리자 소속기관교육홍보부 작성일2021-06-04
정책공간

대정부 건의제도의 한계와 개선방안

대정부 정책건의란 지방자치법 제165조에 따라 시·도 공통으로 해당하는 법령 및 제도개선 부문의 시간을 중앙정부에 건의하는 제도를 말한다. 제도의 앞면만 보면 정책결정과정에 지방의 입장이 원활히 반영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게 보기 어렵다. 지난 2005년부터 2020년까지 시도지사협의회가 제출한 대정부 과제는 총 496개로, 수용률은 약 43%에 불과하다(일부수용 포함). 지방기관이 한 목소리로 개선이 필요하다고 건의한 사안이더라도 오직 중앙기관의 판단에 따라 수용 여부가 결정되는 제도적 한계가 있다. 대정부 건의제도의 한계와 개선방안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김미경 /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대외협력부장
김수연 /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분권제도연구부장
지난 연말 지방자치법이 전부 개정되었으나, 변하지 않은 내용도 있다. 지방4대협의체에 관한 규정은 내용상 전혀 개정 없이 그대로 유지되었다. 현재 지방자치법 제165조와 전부 개정되어 내년 1월 13일부터 시행 예정인 지방자치법 제182조는 내용이 동일하다.
법률의 내용을 보면, 지방4대협의체는 지방자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법령 등에 관한 의견을 행정안전부장관(이하 행안부장관)에게 제출할 수 있으며, 행안부장관은 제출된 의견을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에게 통보하여야 하고,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은 통보받은 날부터 2개월 이내에 타당성을 검토하여 행안부장관에게 결과를 통보하면, 행안부장관이 다시 해당 협의체에 통보하는 체계로 되어 있다.
시도지사협의회는 개별 시‧도에서 대정부 건의과제로 제안하는 사항에 대하여 내부 규정에 따라 전체 시‧도의 의견을 수렴하여 17개 시‧도 전체 동의가 들어오는 과제에 한하여 행정안전부에 대정부 건의과제로 제출한다.
제165조(지방자치단체의 장 등의 협의체)
지방자치단체의 장이나 지방의회의 의장은 상호 간의 교류와 협력을 증진하고, 공동의 문제를 협의하기 위하여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각각 전국적 협의체를 설립할 수 있다.
1. 시·도지사
2. 시·도의회의 의장
3. 시장·군수 및 자치구의 구청장
4. 시·군 및 자치구의회의 의장
제1항 각 호의 전국적 협의체는 그들 모두가 참가하는 지방자치단체 연합체를 설립할 수 있다.
제1항에 따른 협의체나 제2항에 따른 연합체를 설립하였을 때에는 그 협의체·연합체의 대표자는 지체 없이 행정안전부장관에게 신고하여야 한다.
제1항에 따른 협의체나 제2항에 따른 연합체는 지방자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법령 등에 관한 의견을 행정안전부장관에게 제출할 수 있으며, 행정안전부장관은 제출된 의견을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에게 통보하여야 한다.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은 제4항에 따라 통보된 내용에 대하여 통보를 받은 날부터 2개월 이내에 타당성을 검토하여 행정안전부장관에게 결과를 통보하여야 하고, 행정안전부장관은 통보받은 검토 결과를 해당 협의체나 연합체에 지체 없이 통보하여야 한다. 이 경우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은 검토 결과 타당성이 없다고 인정하면 구체적인 사유 및 내용을 밝혀 통보하여야 하며, 타당하다고 인정하면 관계 법령에 그 내용이 반영될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하여야 한다.
제1항에 따른 협의체나 제2항에 따른 연합체는 지방자치와 관련된 법률의 제정·개정 또는 폐지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국회에 서면으로 의견을 제출할 수 있다.
제1항에 따른 협의체나 제2항에 따른 연합체의 설립신고와 운영, 그 밖에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지난 2005년부터 2020년까지 시도지사협의회가 제출한 대정부 과제 총 496개 중에서 수용 또는 일부수용은 212개 과제이고, 수용곤란이 166개 과제, 장기 검토가 112개 과제, 미 회신도 6개 과제나 되었다. 전체를 기준으로 수용률은 43.3%에 불과하다.
대정부 정책건의 과제 분야별 회신 결과(’05년~’20년)
분야 정부회신 계(c) 수용률
(a+b)/(c-d)*100
수용(a) 일부수용(b) 수용곤란 장기검토 미회신(d)
전체 120 92 166 112 6 496 43.3%
자치분권 68 47 89 77 4 285 40.9%
  권한사무분권 17 17 23 21 0 78 43.6%
재정분권 51 30 66 56 4 207 39.9%
지역균형발전 20 14 15 7 0 56 60.7%
  분산 4 1 2 0 0 7 71.4%
분업 15 13 13 7 0 48 58.3%
재정조정제도 1 0 0 0 0 1 100.0%
기타 32 31 62 28 2 155 41.2%
2016년부터 최근까지 대정부 건의과제의 수용률을 보면, 2020년을 제외하고는 50%를 밑돌아 왔다. 2016년 18.8%, 2017년 18.2%에 불과하였고, 2018년과 2019년에 각각 35.3%, 36.4%로 조금 올라갔을 뿐이다.
대정부 정책건의 과제 연도별 회신 결과(’16년~’20년)
연도 정부회신 제출
(c)
수용률
(a+b)/(c-d)*100
수용(a) 일부수용(b) 수용곤란 장기검토 미회신(d)
15 12 32 29 3 91 30.7%
2020 1 5 3 2 2 13 54.5%
2019 6 2 10 4 0 22 36.4%
2018 5 1 4 7 0 17 35.3%
2017 1 3 11 7 1 23 18.2%
2016 2 1 4 9 0 16 18.8%
첫째, 대정부 건의의 수용 여부가 전적으로 중앙부처의 판단에만 맡겨져 있다. 지방자치법 제165조 제5항에 의하면, 중앙행정기관의 장이 검토 결과 타당성이 없다고 인정하면 그대로 종결이다. 법률에서는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은 검토 결과 타당성이 없다고 인정하면 구체적인 사유 및 내용을 밝혀 통보하여야 한다. 하지만 타당성 여부에 대한 중앙행정기관의 검토에 대한 재검토 요구나 이의제기 등의 규정은 없다. 즉 중앙행정기관에서 합리적 이유 없이 불수용 회신을 한다고 하더라도 이를 다툴 수 있는 여지는 전혀 없다는 점이다. 전국 17개 시‧도가 한목소리로 개선이 필요하다고 인정하여 건의한 과제임에도 불구하고, 오직 중앙행정기관의 판단에 따라 수용 여부가 결정되고, 이를 다시 다룰 수 있는 제도적 장치는 전무하다.
둘째, 건의과제의 처리가 매우 불투명하게 관리되고 있다. 건의과제의 수용 또는 불수용 또는 장기검토 등의 결정을 내리는 과정이 어떻게 심사되고 결정되는지에 대하여 지방자치법에서는 물론 하위 지방자치법 시행령에서도 아무런 규정이 없어 건의를 한 당사자인 지방4대협의체는 전혀 알 수가 없다.
국민이 정부시책이나 행정제도 및 그 운영의 개선을 목적으로 행정기관의 장에게 제안하는 의견에 대해 「국민 제안 규정」에서는 행정청에서 심사 등의 절차를 거쳐 채택 여부를 결정한다. 이를 채택하지 아니한 경우에 통지받은 국민이 재심사를 요청할 수 있는 제도를 두고 있다. 이와 비교해 보면, 지방정부 전체를 대표할 수 있는 지방4대협의체가 지방집행부 또는 지방의회의 의견을 수렴하여 제안하는 정책에 대해 그 처리 과정과 심사 등 절차가 매우 허술하고 불투명하게 운영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물론 국민의 참여를 통해 행정의 창의성과 효율성을 제고하고 국민의 권익을 보호하고자 하는 국민제안과 행정기관 상호 간의 관계로 이해하는 지방4대협의체의 대정부 건의과제 처리를 동일하게 볼 수는 없다는 의견도 가능하다.
그러나 지방정부 입장에서는 중앙정부와의 관계가 모두 행정기관 내부의 관계로만 볼 수 없고, 지방자치법의 대정부 건의제도는 지방정부가 중앙정부에 제도개선을 건의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법적 제도이다. 이러한 점에서 건의과제의 처리절차와 심사, 최종 결정과정을 제도화하여 투명하고 합리적으로 운영되도록 할 필요가 있다.
셋째, 장기검토 회신 사유에 대한 기준이 전혀 없다. 건의과제 중 일부는 장기검토로 회신 되고 있으나, 실질적 내용상으로는 어떠한 기준에 의해 장기검토가 되는지 알 수 없고, 결과적으로는 수용곤란과 다를 바 없는 것이다. 해당 ‘장기’의 기준이 무엇인지에 대한 기준도 없어, 지방 입장에서는 중앙부처에서 추진해 주기만을 하염없이 기다려야 하는 모양새이다. 표현상으로는 장기적으로 검토한다고 하였기에 이에 대해 재검토를 요청하기에도 명분이 부족하다. 결국 시간만 흐르고 중앙부처의 면죄부만 주는 것일 뿐, ‘장기’의 기준이나 장기‘검토’의 기준은 지방은 전혀 알지 못한 채 기다리고만 있어야 한다.
이상의 문제점들에 비추어, 제도적 개선사항을 제시해 본다.
첫째, 중앙행정기관의 회신, 일부수용(일부는 불수용이다), 불수용, 장기검토 등의 회신에 대하여 건의를 한 각각의 지방협의체가 재검토를 요청하거나 이의제기를 할 수 있는 제도를 명시하여야 한다. 대한민국의 전체 17개 광역 지방정부가 필요하다고 판단하여 건의한 사항을 중앙부처에서 일방적으로, 일회적으로 결정하여 종결시키는 것은 매우 불합리하다.
둘째, 건의과제의 처리절차를 시행령에 구체적으로 마련하여야 한다. 즉 지방4대협의체가 건의한 사항에 대해 관계 부처에서 어떠한 과정을 거쳐 심사 또는 검토하여 결정하는지 과정을 명시하여야 한다. 중앙부처 내에서도 이를 전문적으로 검토하기 위한 위원회 등을 통해 심의하는 과정을 마련하거나, 필요시에는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토론회나 자문회의 등을 개최하여 객관적으로 검토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또한 이 과정에 지방정부가 참여하여 의견을 제시할 기회를 주는 제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셋째, 불수용 또는 장기검토 등의 기준, 중간조치 사항 등을 명시하여야 한다. 내용적으로 어떠한 사유에 해당하는 건의에 대해서 불수용한다는 기준 또는 사유를 명확하게 객관적으로 마련해 둘 필요가 있고, 장기검토에 대해서도 단순히 ‘장기’검토로 회신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장기’의 기간을 명시하여 회신하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장기검토 회신 이후에 중앙부처에서 검토하고 있는 사항 또는 중간 조치 등을 지방4대협의체에 회신하도록 규정할 필요가 있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의 갈등을 최소화하고, 상호 대립관계에서 협력관계로 전환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일까? 바로 정책결정과정에 지방이 참여하여 지방의 의사와 입장을 반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자신이 대화와 타협에 참여하여 내린 결정은 수용률이 높을 수밖에 없다. 이것이 민주주의의 이념에 부합하는 원리이다.
법률에서 지방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만들었으면 그 제도가 본연의 목적에 맞게 제대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야 한다. 그저 형식적으로만 작동되게 한다면 그 제도는 장식물에 불과하다.
지방의 의견을 반영하여 효율적인 정책을 구현하고 지방의 이해와 협력을 강화하고자 하는 것이 대정부 건의제도의 목적이라고 한다면 그 목적을 제대로 달성할 수 있도록 상호 협력적 구조로 운영될 수 있도록 개선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제도적 개선을 통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 진정한 협력적 파트너십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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