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기행 순백의 겨울
아름다움을 찾아 떠나는 전라남도 낭만여행
다가온 연말연시, 특별한 여행을 꿈꾸는 이들을 위해 전라남도 여행을 추천한다. 순백의 눈과 화려한 조명,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유구한 문화유산이 어우러져 더욱 특별한 겨울의 전라남도. 차가운 바람마저 낭만으로 느껴지는 전라남도 여행에 흠뻑 빠져들어 보자.

빛으로 물든 정원
순천 순천만국가정원
순천은 산, 바다, 호수가 아름다운 뛰어난 자연경관을 가진 도시다. 지난 2013년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가 열리면서 조성된 순천만 국가정원은 갯벌에 펼쳐진 갈대밭과 S자형 수로 등이 어우러진 순천만과 더불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정원에 들어서면 물 위에 떠 있는 미술관으로 불리는 꿈의 다리와 호수정원, 세계 여러 나라의 정원들이 차례차례 이어지며 각기 다른 매력의 세계 정원을 즐길 수 있다. 순천만국가정원과 순천만습지를 오가는 무인궤도열차인 스카이큐브를 이용하면 조금 더 편하게 둘러볼 수 있다. 우리나라 제1호 국가정원답게 봄부터 겨울까지 사계절 내내 축제가 이어져 어느 계절에 방문해도 정원의 아름다움을 만끽 할 수 있다. 특히 2018년 12월 21일부터 2019년 2월 6일까지는 별빛을 주제로 ‘순천만 국가정원 별빛축제’가 열리니 아름다운 겨울 정원으로 떠나보자.


취향 저격 아름다운 길
담양 메타세콰이어길
키 큰 메타세콰이어 나무들 사이로 반짝이는 겨울 햇살을 느껴보자. 2.1km 길이의 담양 메타세쿼이아길은 길옆으로 늘어선 487그루의 메타세쿼이아 나무 덕에 아름다운 가로수 길의 대명사로 통한다. 수많은 영화며 드라마, 광고 등의 단골 촬영지로도 인기가 높고 계절에 상관없이 인기가 높다. 겨울의 메타세쿼이아 나무는 겨울 담양의 또 다른 정취를 선사한다.


능선을 따라 펼쳐지는 빛의 향연
보성 차밭
마치 바다처럼 넘실거리는 초록빛의 녹차 밭은 언제 보아도 아름답지만 수많은 LED 전구가 반짝이는 차밭은 겨울에만 경험할 수 있다. 보성 차밭에서는 2018년 12월 14일부터 2019년 1월 13일까지 ‘보성차밭빛축제’가 열린다. 차밭 능선을 따라 색색으로 연출한 터널과 한껏 치장한 차나무들은 이색적인 풍경을 선물하고, 연인, 친구들에게 보내는 소망카드를 매달고 낭만적인 산책을 즐길 수도 있다. 차 밭을 거닐고 나면 쉼터에서 이곳에서만 먹을 수 있는 특별한 녹차 아이스크림을 먹어보자. 아이스크림뿐 아니라 쉐이크와 쿠키 등도 별미다.


근대로의 시간여행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
목포는 우리나라 근대역사문화가 가장 잘 보존된 지역으로 꼽힌다. 특히 목포 원도심 일원은 1897년 개항 이후 격자형 도로망에 의해 근대적 계획도시로 변모해 가는 과정과 당시의 생활상 등을 엿볼 수 있는 목포의 중심지역이다. 옛 일본영사관, 동양척식주식회사 등 근대 건축물이 보존돼 있고, 120년 전 조성된 근대 도로와 골목길이 원형대로 남아있어 근대문화유산의 살아있는 박물관으로 불린다. 뿐만 아니라 신의주, 부산까지 갈 수 있는 국도 1, 2호선의 기점을 알리는 뜻깊은 기념비까지 만나볼 수 있다. 건물과 거리 곳곳에 남아있는 역사 속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한 목포에서 시간여행을 즐겨보자.


알수록 짭짤하다
신안 증도 소금박물관
소금은 우리가 생명을 유지하는데 반드시 필요하지만 심혈관질환, 위암, 골다공증 등 성인병의 발병 원인이라고 오해를 받아왔다. 이런 오해를 소금박물관에서 해결해보자. 아시아 최초로 슬로시티 인증을 받은 증도에는 우리나라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태평염전이 있다. 염전 자체가 근대문화유산인데, 이 태평염전 초입에 소금박물관이 있다. 소금박물관은 1953년에 지어진 단층 석조 건물로 이곳 또한 근대문화유산으로 등록되어 있고 소금에 대한 짭짤한 지식으로 가득 채워진 곳이다. 소금박물관은 소금을 전시한 박물관이 아니다. 전시물은 영상물과 일부 유물, 그리고 설명 자료들로 내용은 더없이 알차다. 소금의 어원, 역사적 사건, 재미있는 속담 등에 대해 배우는 재미가 있다. 그 중에서도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것은 소금체험 프로그램. 봄에서 가을까지는 소금밭 체험을, 소금을 생산하지 않는 겨울에는 바닷물을 끓여서 소금을 만드는 자염 체험을 할 수 있으며, 소금 천연비누와 달콤짭짤한 소금 초콜릿 만들기 체험도 인기가 높다. 기왕 소금에 대해 공부한 김에 건강까지 챙겨보자. 소금박물관 옆에 있는 해양힐링스파는 천일염을 활용한 신개념 힐링 공간으로 미네랄 부양욕 테라피 등을 할 수 있다. 독창적인 신개념 뷰티・스파 시설로 웰니스 관광 8선에 뽑히기도 했다.


만 년 동안 훼손되지 않아 더욱 아름다운
해남 대흥사
우리나라 최남단 두륜산에 자리한 해남 대흥사는 신라 말에 지어진 천년 고찰로 입구의 아름다운 숲길로 유명하다. 대흥사에는 국보 제308호 북미륵암 마애여래좌상을 비롯한 수많은 국보와 보물들이 있으며, 추사 김정희 등 명필들의 친필 글씨도 만날 수 있다. 대흥사가 아름다운 또 다른 이유는 독특한 공간배치다. 절을 가로지르는 금당천을 사이에 두고 북쪽과 남쪽으로 절 건물들을 자유롭게 배치했는데 이는 흔하지 않은 방식이라고.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가 가장 주목한 곳은 바로 표충사다. 임진왜란 당시 활약한 서산대사를 기린 사당으로 절에서 잘 사용하지 않는 유교 형식으로 만들어진 것이 많은 관심을 끌었다 한다. 대흥사의 명물은 수령 500년의 연리근이다. 이 느티나무는 수백 년 동안 뿌리가 하나로 이어졌는데 지극정성으로 기도하면 백년해로할 인연을 만난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사찰 내 계곡과 풍경이 더없이 아름다운 고찰에서 좋은 기운을 담뿍 담아오자.


태고종 최고의 강원(講院)
순천 선암사
조계산 자락에 자리 잡은 천년고찰 선암사. 잦은 화재와 일곱 차례의 중건. 중창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배치를 깨지 않은 원형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사찰이다. 매표소에서 사찰 초입에 이르는 1.5킬로미터의 숲길은 아름다운 명품 숲길로 유명하고, 선암천 계곡 위로 보이는 승선교(보물 제400호)는 우리나라에 있는 아치교 중에 가장 자연스럽고 우아한 석교로 손꼽힌다. 아치 사이로 2층 누각인 강선루가 보이는데, 이 전경이 계곡물에 고스란히 비쳐 신비로운 느낌마저 선사한다. 수많은 문학작품과 영화 등의 배경으로도 등장한 선암사. 정호승 시인은 짧은 시 '선암사'에서 선암사의 뒷간인 해우소에 대해 썼다. 우리나라 화장실 가운데 가장 오래된 재래식 화장실이라고 하니 궁금하면 한번 찾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