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 빠지지 않는 소주병의 Green
소주병은 언제부터 초록색을 입게 되었을까? 그 기원은 1990년대로 거슬러올라간다. 사실, 처음 소주가 발매되었을 때 소주병의 색은 투명하거나 연하늘색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던 중 1990년대 중반 ‘그린소주’가 출시되면서 초록색 병이 큰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당시 그린소주는 초록색이 가진 깨끗하고 순하다는 이미지를 적극 활용해 소비자들의 큰 호감을 얻어냈다. 이후 다른 주류 업체들도 소주를 녹색 병에 담아 판매하기 시작했고, 오늘날까지 그 인기가 이어져 소주는 우리에게 친근한 초록색 병에 담겨 판매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초록색 하면 떠오르는 또 다른 음료이기도 한 초록매실과 사이다 또한 초록색의 친환경적이고 싱그러운 이미지를 적극 활용해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한 상품이라고 할 수 있다.
한눈에 쏙 들어오는 비상구 불빛의 Green
미술관과 영화관을 비롯해 높은 건물 어디에서나 자주 마주하게 되는 비상구 불빛. 그런데 비상구는 왜 수많은 색 가운데 초록색인 것일까? 여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째 이유는 초록색이 어두운 곳에서 가장 눈에 띄는 색이기 때문이다. 우리 눈은 밝은 곳에서 빨간색을 가장 민감하게 감지하지만, 어두운 곳에서는 명암을 감지하는 세포가 활성화되어 초록색을 가장 먼저 감지하게 된다. 두 번째 이유는 초록색이 사람의 마음을 침착하고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잠재의식 속에서 빨간색이 긴급, 위험, 금지와 같은 이미지를 떠올리게 한다면, 초록색은 안전, 구급, 구호와 같은 이미지를 전달한다. 이러한 이유로 자연과 평화를 떠올리게 하는 색깔이 사람들이 안심하고 불빛을 따라 탈출할 수 있게 돕기 위해 비상구 불빛은 초록색을 띠고 있다.
초자연적인 생명체, 헐크의 Green
예로부터 초자연적이고 근원적인 생명의 힘을 상징해온 컬러, 그린. 오늘날 이것은 좀 더 역동적인 속성과 결합하게 되면서 히어로, 괴물, 외계인 등 신비롭고 초월적인 생명체나 힘을 상징하는 색으로 사랑받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헐크와 슈렉을 들 수 있다. 1962년 첫 출판되어 여섯 권의 만화책으로 완결된 ‘헐크’는 영화 <판타스틱4>, <어벤져스> 등에 등장하며 마블 코믹스 최고의 캐릭터로 손꼽히고 있다. 헐크의 무시무시한 괴력은 인간과 구분되는 초록색 피부와 어우러져 더욱 극적이고 파워풀한 느낌을 연출한다. 드림웍스의 대표 캐릭터 ‘슈렉’ 또한 마찬가지다. 슈렉은 기존의 예쁘고 착한 주인공에서 벗어난, 철이 없고 게으른, 다소 거친 캐릭터이다. 동시에 어쩐지 친숙하고 개성적이며 혁신적인 캐릭터이기도 하다. 이러한 슈렉의 특성은 낯설고 특이한 피부색인 초록색과 어우러져 슈렉의 매력을 더욱 돋보이게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