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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앞두고 고위 관료 고삐 죄는 메드베데프

작성자이영기 작성일2011-04-28

내년 대선 출마 의사를 밝힌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고위 관료 기강 잡기에 나서고 있다.

 

내년 3월 대선 전까지 정부 활동에 대한 국민의 평가가 대선 판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 뿐 아니라 선거를 앞두고 공무원 사회에 대한 통제를 강화할 필요성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타르타스 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27일 산불 대책 관련 내각 회의에서 지난해와 같은 최악의 산불이 일어나지 않도록 예방 활동을 철저히 할 것을 주문하면서 "만일 올해도 산불을 예방하지 못하면 모든 정부 인사들을 산불 진화에 동원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대통령은 "모스크바 인근 지역 숲에서 벌써 밤마다 이탄(수목질 퇴적으로 형성된 탄) 연소로 인한 연기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며(산불 진화 작업을 위해) 어떤 법에 근거해 얼마의 재정 지원을 했다는 식의 보고만 하지 말고 실질적인 조치를 취하라"고 요구했다.

 

대통령의 지적은 빅토르 주프코프 제1부총리가 모스크바 인근 지역 등의 이탄 발화를 막기 위한 물 뿌리기 작업에 14억 루블(약 545억원)을 할당했다는 보고에 뒤어어 나왔다.

대통령은 그러면서 "만일 제대로 대처를 못하면 모스크바주 공무원과 연방 정부 공무원들 모두가 산불 진화에 동원될 줄 알라"면서 "이것은 마지막 경고라고 간주해도 좋다"고 일침을 놓았다.

 

메드베데프는 주프코프 부총리가 현재 우선적으로 방재 작업이 필요한 이탄층 지역을 정하고 있다고 보고하자 "왜 더 일찍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느냐"고 질책하기도 했다.

 

불과 얼마 전 겨울 눈이 녹은 러시아에선 벌써부터 산불이 번지기 시작하면서 지난해와 같은 재난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여름 러시아에선 섭씨 영상 40도에 육박하는 기록적 폭염과 가뭄에 따른 대형 산불로 심각한 인명과 재산 피해가 발생한 바 있다.

 

러시아 비상사태부는 "올해 들어 산불 위험시기가 시작된 이후 벌써 1천700건의 화재가 발생했다"며 "26일 하루 동안에만도 177건의 산불을 진화했지만 지금도 57건의 불이 잡히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대통령의 질책은 공무원들이 산불 대책과 관련해 지난해와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단속하려는 취지가 강했다.

 

하지만 동시에 올해 말 총선과 내년 대선 등 선거철을 앞두고 흐트러지기 쉬운 공무원 사회의 분위기를 바로 잡고 관료들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려는 목적도 있는 것으로 해석됐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지난 2월 정보기관인 연방보안국(FSB) 고위 인사들을 연이어 해임한데 이어 내무부(경찰) 소속 7명의 장군과 1명의 대령을 해임하는 등 고위 공무원에 대한 대규모 사정을 단행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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