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콩강 연안 지역은 총 230만㎢로 한반도 면적의 20배가 넘으며, 이 지역의 총 인구는 3억여명에 달하고, 아직 개발이 덜 된 지역이 많아 성장 잠재력이 큼. 메콩강의 기적을 이끌 국가로 처음 방문한 곳은 베트남임. 베트남에는 200km 가량의 메콩강이 메콩 델타 지역을 통과하고 있으며, 베트남이 메콩강의 기적을 일으킬 요소는 인구로 지난해 기준으로 베트남 인구는 8960만 명으로 세계 13위. 평균 연령은 27.4세이며, 남성이 26.4세로 여성보다 젊고, 경제활동 가능인구(16~64세) 비중도 68.8%에 이름

○ 베트남 호치민 시내. 12월 중순이지만 25도를 넘나드는 더위와 따가운 햇살에 눈이 부셨으며, 베트남 인구의 60%는 불교를 믿고 있지만 캐롤송과 각종 트리들이 거리를 물들이고 있었고, 젊은이들이 탄 오토바이가 신나게 속도를 내면서 시내를 질주하고 있었음. 베트남의 오토바이는 한 때 경제성장의 상징이었지만 지금은 '위험물'
로 인식됨. 기자가 찾아간 베트남 곳곳은 '젊음'으로 넘쳐났지만, 건전한 활기가 느껴지진 않았으며, 가방을 꼭 움켜쥐고 길을 건너는 외국인의 모습은 일상적이었음. 오토바이를 이용한 범죄가 늘어나면서 여행가이드들은 관광객의 가방을 단속하는데 애를 먹고 있었으며, 대낮 시내 한복판에서 외국인과 베트남 사람들 사이의 보이지
않는 신경전이 느껴졌음. 현지인에 따르면 이 같은 범죄가 늘어난 이유는 젊은이들의 높은 실업률 때문이며, 일자리가 없는 젊은이들이 농촌으로 귀향하지 않고 도시에 남아 생활하고 있으며, 실업자들이 많다보니 호치민 시내에는 오토바이를 이용한 소매치기 범죄가 늘고 있음. 외국인들은 소매치기범들의 주요 타깃임

○ 달라진 시내 모습 만큼이나 베트남 기업들의 태도도 달라지고 있으며, 베트남 기업은 바이어로서 미국이나 유럽 등 이른바 '큰 손'들에만 관심을 가져왔음. 하지만 몇년 전부터 한국 등 다양한 국가로부터 바이어를 맞고 있음. 그동안 베트남 기업들은 미국이나 유럽 등 큰 시장에서 비즈니스 기회를 찾았으며, 선진국들은 베트남을 '리틀 차이나'로 부르며 세계의 공장으로 베트남을 지목하고 키웠음. 쌀 정도가 수출품이던 베트남은 선진국들의 관심과 투자 덕에 호치민을 중심으로 공업국가로 도약하는 듯 했음. 하지만 2008년 하반기 미국 리먼브라더스 사태 이후 베트남은 직격탄을 맞았으며, 지속된 경기 침체로 베트남 기업들의 공장가동률이 급격히 떨어졌음. 생산 공장의 최신형 대형 설비와 숙련된 기술자들은 그대로지만 주문이 없는 상태가 몇 년째 이어지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음

○ 베트남 기업들은 물류 비용이 들어가지만 주문량이 많다는 이유로 관계를 맺어왔던 미국과 유럽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수주 규모가 적더라도 안정적이고 장기적으로 함께 할 새로운 바이어를 찾고 있었으며, 가깝고도 친근한 아세안(ASEAN, 동남아시아국가연합) 국가의 시장 개척에 공을 들이고 있음. 베트남 기
업들은 한국을 비롯한 아세안 국가들이 구매력은 적지만 장기적으로 동반 성장할 수 있는 파트너로 여기고 있으며, 특히 한국과는 섬유, 의류, 건설 분야에서 교류가 확대되고 있음. 다른 분야에서도 사업을 확장할 제반 여건이 갖춰진 상태임. 한국가구무역 사절단은 이달 12일부터 16일까지 '한-아세안센터' 후원으로 베트남과 캄보디아의 가구회사들을 직접 방문했으며, 호치민 시에서 1시간 가량 떨어진 빈둥지역(Binh Duong Province)은 가구업체들이 밀집한 곳임. 1000여개의 각종 가구 업체들이 몰려 있고, 가구 이외 부속품 상점들도 거리마다 즐비함

○ 베트남 가구산업이 중국과 비교해서 어떤 위치를 점하고 있는지, 실질적으로 주문을 하게 되면 어떠한 과정을 거치고 있는지 를 살펴봤으며, 한국 무역사절단은 '바이어'로서 베트남 가구업체들을 방문함. 가구회사를 20년간 경영했다는 한 대표의 말임. 그만큼 베트남 가구업체들은 대량 콘테이너 주문만을 받았으며, 한국 바이어들을 상
대하는 공장은 일부 소규모 업체에 불과함. 세계적인 저가 가구시장은 중국이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과 가격 경쟁을 하는 베트남 가구업체들로선 대량 주문이 '필수적'임. 직접 방문한 베트남 가구공장은 위용을 자랑했으며, 하지만 직접 들어가 본 공장라인은 설비의 절반 정도만 돌아가는 상황이었음. 가격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증설했던 공장설비들이 애물단지가 됐으며, 일하는 근로자들의 손길은 느려 보였음. TV 장식장에 사포질을 하는 사람만도 5명이나 됐음. 공장의 면면은 다양했으며, 월마트를 통해 수출을 하는 저가 업체부터 유럽의 주문형 제품을 납품하는 업체, 호텔이나 리조트에 가구를 납품하는 업체 그리고 소규모 임가공을 하는 업체 등임

○ 가구무역사절단들은 베트남 업체들의 다양한 구색에 흥미를 느꼈으며, 대규모 주문을 소화하는 업체에 대해 소규모 주문도 낮은 단가에 가능한지 질문이 쏟아졌으며, 소형 업체를 만난 자리에선 얼마 만큼의 주문을 소화할 수 있는지, 재정적으로 안정한지 등을 집중적으로 물었음. 누옌 지아퉁 카이 누옌(KHAI NGUYEN Co) 사장은 "현재 회사가 예전만큼 가동되고 있지 않지만, 신규 공장을 짓고 있다" 면서 "설비를 늘리고 있지만 은행에 채무 관계는 없는 상태"라며 재정 건전성을 강조했으며, 그는 "새로운 공장은 협력을 위한 공장으로 운영할 계획" 이라며 "이왕이면 한국 업체들과 합작해서 다른 곳에 수출했으면 좋겠다"고 말함. 도씨 헨룽 티엔트리엔 베트남(TIENTRIEN VIETNAM Co.) 대표는 "우리는 미국 보다는 유럽의 다품종 소량생산 업체들과 주로 일했다" 면서 "최근 몇 년간 주문 타격도 다른 업체에 비해 적었다"고 설명함. 그는 이어 "한국 바이어들과 협력을 하게 되면 이와 같은 주문방식이 될 것으로 본다" 며 "앞으로 장기적인 계약관계를 유지하기를 원한다"고 말했으며. 한국 바이어들은 까다로운 것으로 알고 있지만 요구 조건을 용할 수 있다고 도씨 대표는 설명함

○ 공장을 둘러본 무역사절단들은 베트남의 뛰어난 수공업(handcraft) 기술에 감탄했으며, 최신 기계와 분업화된 공정도 중국 수준보다 높은 것으로 평가했고, 하지만 베트남 가구회사들이 원목을 수입에 의존하는 실정은 한계로 지적됐음. 임금이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는 점도 불안 요인이며, 현재 임근 수준은 중국의 60~70% 수준이지만, 머지 않아 '저렴한 임금' 장점이 사라질 수 있다는 지적임. 한-아세안센터 관계자는 "베트남의 가구는 수공기술이 뛰어나고 미국이나 유럽에서도 통할만한 품질을 자랑하고 있다" 며 "한국에 대한 수출이 적은 편이지만, 양국에서 장기적인 관계를 원하는 만큼 한 번 물꼬를 트면 '윈-윈'하는 관계로 발전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 출처 : www.hankyung.com 12.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