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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권레터]코로나19와 지자체 국제교류

작성자웹진관리자 소속기관교육홍보부 작성일2021-12-09
현장르포

코로나19와 지자체 국제교류

저는 2020년 3월부터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이하 ‘협의회’) 프랑스사무소에 파견관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2022년 2월 귀임을 앞두고 한국 지자체 파견 공무원으로서 느낀 프랑스 생활과 국제교류 업무에 대한 그간의 이야기를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이동현 /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프랑스사무소 서기관
저의 프랑스 생활은 코로나19와 함께한 시간을 빼고는 말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정식 부임 후 보름 만인 2020년 3월 16일, 유럽지역 내 코로나19의 급속한 확산으로 프랑스 정부는 EU 및 솅겐조약 가맹국과 비가맹국 간의 국경 폐쇄를 결정하는 긴급조치를 발표하였습니다. 이와 동시에 약국 및 일부 생필품점을 제외한 모든 상점을 폐쇄하는 초유의 락다운(Lockdown)조치도 이루어졌습니다.
공교롭게도 가뜩이나 집 구하기 어렵기로 소문난 파리에서 정식 주거지를 미처 구하지 못한 채 모든 부동산 중계업소가 문을 닫게 되다보니 집을 구할 방법이 없어졌습니다. 심지어 임시로 지낼 호텔마저 자가 격리시설로 사용되거나 폐쇄되어 에어비앤비 등 공유 숙박업체를 전전하며 가족들과 3개월이라는 기간을 지내야만 했습니다.
락다운 기간 동안에는 이동의 자유 역시 제한 받게 되었습니다. 생필품 구입 등 필수적인 사유를 제외하고는 통행이 금지되었으며 통행 시에도 경찰 등의 검문을 대비하여 항상 통행허가증을 지니고 다녀야하는 긴장의 하루하루를 보내야만 했습니다.
<그림 1> 텅빈 샹제리제 거리 모습
<그림 2> 락다운 기간 내 공원 출입 금지

당초 한 달이면 끝날 것이라 기대했던 국가봉쇄 조치도 기약 없이 계속 연장됐으며 정부의 추가적인 코로나19 대응 정책에도 불구하고 프랑스의 코로나19 상황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감염자가 하루 최대 8만 명을 기록하면서 치사율도 급속히 상승하였고 설령 코로나19에 감염되었다 할지라도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코로나19 감염 검사를 위한 진단키트도 부족하였으며 중증 환자가 아닌 이상 치료받을 수 있는 의료 환경도 제공되지 않았습니다.
이와 반대로, 당시 한국은 사스(SARS)와 메르스(MERS)에 대한 경험과 빠른 행정시스템을 바탕으로 유례없는 K-방역이라는 성과를 내고 있었습니다. 이는 프랑스 내에서도 참고해야할 방역 모범사례로 주목을 받았습니다.
각종 변이 바이러스로 끝나지 않을 것만 같았던 코로나19 상황에서, 프랑스는 지난 7월 위드 코로나 시대로 나아가기 위한 ‘보건패스’ 제도를 시행하였습니다. 50명 이상 모이는 다중 시설 출입 시 보건패스 제시를 의무화하는 것을 시작으로, 8월부터는 식당, 술집 및 장거리 대중교통 이용 시에도 보건패스 제시를 의무화했습니다. 자유를 중시하는 프랑스인들의 특성상 받아들이기 매우 어려운 결정이었기에 일부 시민들의 격렬한 반대시위가 도심 곳곳에 일어나기도 하였습니다.
<그림 3> 프랑스 보건패스
<그림 4> 보건패스 정책에 반대하는 시민들

또한 프랑스는 영국 및 네덜란드 등이 마스크 정책을 포함한 방역규제를 완전히 해제한 것과 다르게 실내 마스크 착용 정책을 고수하였습니다. 이런 차이 때문인지는 몰라도 프랑스는 11월 초 기준으로 1주일 평균 약 5~6천명의 일일 신규 확진자만 발생하고 있는 유럽 내 위드 코로나의 성공 모델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 12월 현재 확진자수는 크게 증가함)
사실 미세먼지와 황사에 마스크 착용이 익숙한 우리와 달리 입모양으로 많은 것을 표현하는 서구 문화에서 마스크는 매우 불편하고 받아들이기 힘든 요소인 것 같습니다. 부임 후 처음으로 파리 지하철을 이용했을 때, 마스크를 쓰고 있는 저를 쳐다보는 주변 시선에 견디기 힘들었던 적이 많았습니다. 요즘처럼 파리 지하철 내 모든 승객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는 모습은 당시에는 상상하기 어려운 풍경이었습니다.
정체된 백신 접종률 등 아직도 여러 변수들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프랑스는 현재 위드 코로나 정책을 통해서 서서히 예전의 모습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협의회 프랑스사무소는 영국 및 북유럽 4개국을 제외한 유럽지역의 국제교류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도만 해도 지자체 단체장 대표단을 포함하여 약 96여 개의 한국 대표단 방문을 지원했습니다. 여름과 겨울 휴가철을 제외하면 사실상 3일에 1팀이 방문한 것과 같습니다. 이러한 다수의 대표단 속에는 간혹 방문 목적이 불분명하거나 사전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아 방문 기관에 대한 기본적 에티켓을 저버리는 소수의 대표단 사례도 종종 있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하여 방문교류 자체가 어렵게 되자 방문 목적이 불분명하거나 국제교류에 준비가 부족한 방문단은 줄어들게 되었으며 많은 한국 지자체들이 비대면 방식으로 할 수 있는 더 내실 있는 교류 프로그램을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일례로 코로나19로 서로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주민들이 직접 만든 마스크를 교류도시에 보내주기도 하였으며 주민들이 함께 참여하는 온라인 사진전 등을 통해 교류도시 간 교감을 나누는 사례도 있었습니다.
프랑스사무소도 이러한 흐름에 맞추어 방문 위주의 인적교류 뿐만 아니라 한국과 프랑스 지자체들의 우수한 정책을 공유할 수 있는 ‘한-프, 2+2 지자체 정책교류 세미나’를 개최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지난 10월에 개최된 제2차 세미나는 온오프라인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개최되어 양국 지자체 40여 곳과 관련 공무원 100여명이 참여하는 뜨거운 열기를 보여주었습니다.

이렇듯 코로나19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빼앗아 가기도 했지만 지방정부의 국제교류 플랫폼이 대면방식의 인적교류를 넘어서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빠르게 바뀔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였습니다.
또한 이런 하이브리드 교류방식은 프랑스를 더 매력적인 국제교류 대상지역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기존에 프랑스 지자체와 교류관계를 맺었으나 공간적 거리 문제로 교류에 소원하였던 양국 지자체들도 비대면 방식을 통해 다양한 교류관계를 활성화해 나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요즘 한국적 놀이문화 요소가 들어간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이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특히 다른 문화에 대한 관심이 많은 프랑스에서는 그 열기가 더 뜨겁습니다. 심지어 파리 시내에 임시로 설치한 팝업(Pop-up) 스토어에 드라마 속의 게임을 체험해보고자 모인 수많은 인파로 큰 다툼이 발생한 적도 있었습니다.
이렇듯 이제는 한국적인 콘텐츠가 곧 세계적인 콘텐츠로 통용되는 시대인 것처럼 우리 지자체의 다양한 우수 정책과 아이디어가 세계에서도 통용되는 시대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더욱이 코로나19를 거치면서 비대면 교류가 활성화 되었고 우호증진 교류를 넘어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실리 교류를 추구하는 추세이기에 이러한 우수 콘텐츠 개발은 지자체 국제교류에 있어서도 더욱더 필요한 문제입니다.
물론 이러한 콘텐츠는 단순히 국제교류 담당자만이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문화, 관광, 환경, 교육, 복지, 재정 등 다양한 분야에 근무하고 있는 직원들의 창의적 아이디어, 국제교류에 대한 관심과 참여가 필요할 것입니다. 그리고 종국적으로는 이러한 노력들이 모여 세계 속으로 뻗어나가는 한국 지자체의 큰 힘이 될 것을 기대해봅니다.
  • 담당팀 : 국제협력부
  • 담당자 : 박지원
  • 연락처 : 02-2170-60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