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발의된 법률안은 코로나 3법을 포함하여 현재까지(2020년 4월 23일 기준) 총 30건이다. 법률 외에도 시행령이 개정 중에 있으며 현재 2건이 공포, 공포대기 상태에 있다. 아래에서는 보건복지위원장이 발의한 일명 코로나 3법과 그 외 개정된 시행령 및 계류 중인 법률안을 살펴보고자 한다.
코로나 3법이란 감염병 예방과 확산방지를 위해 필요한 세 가지 법 즉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감염병예방법" 이라 한다), 「검역법」, 「의료법」을 말한다. 보건복지위원장이 3개의 법에 대해 일부개정안을 발의하였고, 이들 법안은 국회에서 100% 찬성으로 통과되었다. 현재 코로나 3법은 2020년 3월 4일 공포되어 시행 중이거나 시행을 앞두고 있다.
「감염병예방법」의 경우, 개정조문 중 국민에게 가장 현실적인 영향을 미치는 규정으로서 이번에 신설된 제49조의2는 보건복지부장관, 시·도지사 또는 시장·군수·구청장이 감염취약계층에 감염예방 마스크 지급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한 제76조의2제2항은 감염병 예방 및 감염 전파의 차단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 감염병환자 등 및 감염병의심자의 위치정보를 요청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기존에 위치정보 요청권자의 주체를 보건복지부장관만으로 한정하고 있던 것에서 시·도지사 또는 시장·군수·구청장을 추가하는 내용으로 개정되었다. 즉 감염병의 방역에 있어서 중요한 점은 현황 정보를 빠르게 공유하는 것인데 이 개정조문을 통해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직접 위치 정보를 요청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지방자치단체는 방역에 대해 최일선부터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대처할 수 있게 되었다. 개정조문은 이와 같이 지방자치단체가 현황 정보를 신속하게 취득할 수 있게 하여 방역에 대한 대응능력을 높일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생각된다.
「검역법」의 경우 감염병환자 또는 감염병 의심자의 입국금지는 개정 전 「검역법」으로도 할 수 있었지만 이는 개개인을 대상으로 한 것임에 반해, 이번에 개정된 내용은 특정국가 단위로 입국을 금지할 수 있는 것이 달라진 점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이때 「검역법」상 입국금지는 외국인만 가능하다.
「의료법」의 경우 의료기관이 감염병 예방과 차단을 위해 준수해야 할 운영 기준을 명시하였으며, 의료관련감염 발생사실을 알게 된 경우 보건복지부장관에 신고하는 등 의료기관 내 환자, 보호자, 의료기관 종사자 등을 위한 의료관련감염 감시체계를 마련해 대응체계를 강화하고자 하였다. 자세한 내용은 <표 1>과 같다.
<표 1> 코로나 3법 주요내용
법률명 |
주요내용 |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
∘ 의약외품 등의 수출 또는 국외 반출 금지 근거와 이에 위반할 경우 벌칙 부과 근거를 마련함(제40조의3, 제77조제3호)
∘ 감염병의심자에 대한 자가시설 격리 및 증상 여부 확인 등의 조치근거를 마련하고, 입원격리조치를 위반하는 경우에 대한 벌칙을 상향 조정함(제42조제2항, 제42조제3항, 제79조의3)
∘ 감염취약계층에 감염예방 마스크 지급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함(제49조의2) ∘ 위치정보 요청권자에 시‧도지사 및 시장‧군수‧구청장을 추가함(제76조의2제2항) |
검역법 |
∘ 보건복지부장관은 검역관리지역 등에서 입국하거나 해당 지역을 경유한 외국인에 대해 법무부장관에게 입국금지‧정지를 요청할 수 있음(제24조)
1.검역감염병 환자 등
2.검역감염병 접촉자
3.검역감염병 위험요인에 노출된 사람 4.검역관리지역 등에서 입국하거나 이 지역을 경유하여 입국하는 사람 |
의료법 |
∘ 의료기관의 준수사항에 의료관련감염 예방에 관한 사항 추가(제36조제13호) ∘ 의료관련감염 발생 시 보건복지부장관에게 보고할 수 있도록 하여, 보건복지부장관은 이를 감염예방관리에 필요한 조치‧계획 수립, 연구 등에 활용할 수 있음(제47조제8항, 제47조제13항) |
코로나 3법외에도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코로나19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 및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을 효율적이고 신속하게 할 수 있도록 시행령을 개정하였다. 개정된 시행령으로는 「여신전문금융업법 시행령」,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시행령」 등이 있다.
「여신전문금융업법 시행령」은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재난을 이유로 수급자, 사용처, 사용기간 등인 정해진 선불카드로 지원금을 지급하는 경우, 2020년 9월 30일까지 선불카드의 한도를 50만원에서 300만원까지 확대하여 발행할 수 있도록 개정되었다. 한도액이 50만원인 선불카드로 지원금을 지급하는 경우, 광역지방자치단체와 기초지방자치단체가 지원금을 합산하여 지급하거나 여러 세대원의 지원금을 통합하여 지급할 때 선불카드의 발행권면한도액(50만원)이 초과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경우에는 지원금을 여러 장의 선불카드로 분할하여 지급해야 하는데, 이는 대량의 카드 제작이 요구되어 제작 시간을 포함한 지원금 지급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번 개정된 시행령은 이와 같이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방지함으로써 정부가 긴급재난지원금을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집행할 수 있도록 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시행령」은 시·도지사 및 시장·군수·구청장이 소상공인,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 및 코로나19 재난관리를 위한 지방재원으로 재난관리기금의 용도를 확대하고 재난관리기금의 의무예치금액 사용을 허용하는 특례를 규정하였다. 본래 재난관리기금은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시행령」 제74조에 용도가 정해져 있어서 지방자치단체가 재난기본소득이나 재난긴급생활비를 지원하려면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조례를 개정하여야 하는데, 이번 특례조항의 신설에 따라 각 지방자치단체는 조례를 별도로 개정하지 않고도 코로나19로 소득이 줄어든 소상공인과 취약계층을 지원하는데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코로나19와 관련하여 개정된 시행령을 정리하면 <표 2>와 같다.
<표 2> 코로나19 관련 개정된 시행령 주요내용
시행령명 |
소관부처 |
주요내용 |
여신전문
금융업법 시행령 |
금융 위원회 |
∘ 현행 50만원으로 최고한도가 정해져있는 무기명식(無記名式) 선불카드의 발행권면금액을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지원금을 지급하기 위해 발행하는 경우에는 300만원까지 최고한도를 확대하려는 것임(제7조의2제1항제2호) |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시행령 |
행정 안전부 |
∘ 코로나19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취약계층에 대한 지원 및 재난관리기금의 용도를 확대하고 재난관리기금의 의무예치금액 사용을 허용하는 특례를 두려는 것임(제75조의2) |
위에서 살펴본 개정법령 외에도 코로나19에 따른 변화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학교보건, 자녀 돌봄휴가, 재택근무 등의 영역에서 관련 조치들의 법적 근거를 명확히 하는 개정안이 발의되었다.
학교보건과 관련하여, 대표적으로 검역감염병 발생지역으로부터 잠복기 상태로 입국하거나 경유하는 학생 및 교직원에 대해 등교 중지를 명할 수 있는 「학교보건법안」(조승래 의원 대표발의)이 국회에 계류 중에 있다. 현행법은 학교의 장은 건강검사의 결과나 의사의 진단을 통해 감염병 발병이 확인되거나 의심스러운 경우 등에 한하여 등교를 중지시킬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감염병 발생 지역에서 입국한 학생과 교직원으로부터의 학교 내 전파 가능성을 차단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이에 발의안은 감염병 발생 지역에서 입국한 학생과 교직원이 감염병 발병이 확인되거나 의심스러운 경우가 아니더라도 등교를 중지시킬 수 있도록 함으로써 학교 내 잠재적 전파가능성에 따른 위험을 방지하고 감염병 발병에 대해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하였다.
더불어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상 ‘주의’ 이상의 예보 또는 경보가 발령된 경우 학교의 장이 교육감 및 교육부장관과 사전 협의 통해 학교를 휴업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신설되었다.
자녀 돌봄휴가와 관련한 사항으로는, 근로자의 미성년자인 자녀가 소속된 어린이집이 감염병에 걸리거나 감염병 예방을 이유로 휴원하는 경우 사업주는 근로자의 요청에 따라 감염병 돌봄휴가를 허용하고 필요한 지원을 하도록 하는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지원에 관한 법안」(박경미 의원 대표발의)이 계류 중에 있다. 현재 가족돌봄휴가제도가 도입되어 있지만 그 기간은 최장 10일로 한정되어 있다. 코로나19의 잠복기간 및 격리기간이 14일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발의안은 돌봄휴가 기간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맞벌이 가정의 자녀 돌봄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재택근무와 관련하여, 임신한 여성근로자가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제38조에 따라 ‘경계’ 수준 이상의 위기경보가 발령된 경우, 재택근무 또는 온라인 원격근무를 신청하면 사용자가 이를 허용하도록 하는 「근로기준법안」(박경미 의원 대표발의)이 발의되어 계류 중에 있다. 현행법은 임신한 여성근로자의 근로시간 단축 및 쉬운 종류로의 근로전환을 신청하는 경우 사용자가 이를 허용하도록 하는 규정만 두고 있고, 재택근무 또는 온라인 원격근무에 대하여는 별도로 규정하고 있지 않다. 이에 발의안은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의 확산 등 재난 발생 시 임신한 여성 근로자에게 재택근무 또는 온라인 원격근무를 허용하도록 하여 임신한 여성 근로자에 대한 보호를 강화하고자 하였다. 위에서 살펴 본 코로나19 관련 계류 중인 주요 법안을 정리하면 <표 3>과 같다.
<표 3> 코로나19 관련 계류 중인 주요 법안
법안명 |
발의자 |
주요내용 |
학교 보건법 |
조승래 의원 등 11인 |
∘ 감염상태 또는 감염의심을 넘어 잠복기 상태로 검역감염병 발생지역으로부터 입국하거나 경유하는 학생 및 교직원에 대해 등교 중지(안 제8조제2항, 제8조제3항) ∘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 주의 이상의 예보 또는 경보가 발령된 경우 학교의 장이 교육감 및 교육부장관과 사전 협의 통해 학교 휴업(안 제14조) |
남녀고용 평등과
일·가정 양립지원에 관한 법률 |
박경미 의원 등 11인 |
∘ 근로자의 미성년자인 자녀가 감염병에 걸리거나 감염병 예방을 이유로 소속된 어린이집이 휴원하는 경우 사업주는 근로자의 요청에 따라 감염병 돌봄휴가를 허용하고 필요한 지원을 하도록 함(안 제22조의5) |
근로 기준법 |
박경미 의원 등 10인 |
∘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제38조에 따라 경계 수준 이상의 위기경보가 발령된 경우, 임신한 여성근로자가 재택근무 또는 온라인 원격근무를 신청하면 사용자가 이를 허용하도록 함(안 제74조) |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코로나19로 인해 이에 대응하기 위한 다수의 법안들이 발의되었고 일부는 통과되어 시행 중에 있다. 이처럼 코로나19의 상황을 여러 방면에서 제도적으로 보완하기 위해 국회가 노력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개정된 코로나 3법은 공포 후 바로 시행되는 것이 아니어서 당장의 대응에는 해당사항이 없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어린이‧노인 등 감염취약계층에 마스크를 무상 지급할 수 있도록 한 규정이 신설되었지만(「감염병예방법」 제49조의2), 이는 부칙에 공포 후 3개월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하도록 규정되어 있어 현재의 급박한 상황에 대처할 수 없는 문제점이 있다. 즉 이러한 문제점은 코로나 3법의 개정취지를 무색하게 만들고 있으며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개정법의 시의성과 실효성을 떨어뜨려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러므로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이번 코로나19로 개정된 법령들이 가지고 있는 현실적 문제들을 간과하지 않고 재검토하여 또다시 발생할 수 있는 감염병에 대응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들이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한편 현재 국회계류 중인 코로나19 관련 법안들은 단 한 차례의 논의조차 이루어지지 않은 법안들이 대부분이다. 만약 이 법안들이 기간만료로 폐기된다면, 제21대 국회에서는 이러한 법안들의 재발의를 통해 예측할 수 없는 국가적 재난 상황에 대응할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번을 계기로 하여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는 거시적이고 장기적인 안목으로 감염병에 대한 대응방안을 제도적으로 탄탄하게 마련해 놓는다면 감염병을 포함한 다양한 재난 상황에 당황하지 않고 철저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