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공간
전 세계를 위협했던
전염병과 대응방법
전염병은 역사적으로 엄청난 사상자를 낳아 인류를 위협했다. 대표적으로 14세기 흑사병, 18세기 콜레라, 19세기 스페인독감, 20세기 말부터는 사스, 신종플루, 메르스를 극복하며 살아왔고 2020년 현재 코로나가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게 되었다. 21세기 들어 잇따른 신종 바이러스가 등장하면서 막대한 사회경제적 피해를 낳았고, 전 세계를 위협하고 있다. 전 세계를 위협했던 전염병과 그에 대한 대응은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알아보자.
편집부
19세기 영국의 런던이 도시화 되면서 사람들이 많이 몰려들었다. 이때 영국의 식민지였던 인도 벵골 지방의 풍토병인 콜레라가 영국 군인들에 의해 유럽으로 전파되었다. 콜레라 바이러스는 사람들이 마시는 식수를 오염시켰고, 이를 마신 사람들이 콜레라 전염병에 걸리게 되었던 것. 게다가 런던에는 화장실 같은 시설들이 없었기 때문에 도시의 공중위생 상태가 엉망이었던 점도 전염병의 확산에 기여했다. 그 결과 런던 사람들은 평균적으로 17살에 생을 마감하였다.
영국의 의사들은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여 다양한 연구를 진행했고 ‘노동인구의 공중위생상태 보고’를 발표하였다. 당시 보고에서 물이 깨끗해야 전염병에 걸리지 않으므로 폐기물 처리와 상하수도 시스템을 구축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영국 정부가 이 연구 결과를 받아들였고, 도시는 새로운 변화를 맞이하였다. 그리고 공중위생의 확립을 통해 청결을 이어가던 사람들은 결국 콜레라를 이겨낼 수 있었다.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으로 사스에 대처한 나라, 한국
2002년 겨울, 중국에서 발생한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는 빠른 속도로 홍콩, 싱가포르, 캐나다 등 전 세계로 확산되었다. 그러나 우리나라 감염자 수는 3명, 사망자는 0명으로 그치며 전염병으로부터 한국을 안전하게 보호했고 세계보건기구(WHO)는 한국을 사스 예방 모범국으로 인정했다.
우리나라는 어떻게 방역시스템을 운영했을까. 사스 발병 후 114일간 비상방역을 진행하였다. 해당 기간 동안 전국 242개 보건소는 사스 감염 위험지역 입국자 23만명을 전화추적 조사를 실시했고, 항공기 5,400여대, 선박 1만여척의 탑승객 약 90만명에 대해 검역을 실시했다. 추가로 70여명의 군 의료진이 방역에 투입되었고 환자 접촉자 등 2,200여명을 자택에 격리했다. 대통령과 국무총리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면서 전염병에 대응했다. 이로 인해 사스종합상황실과 위기관리센터가 출범했고, 2004년에 현재 전염병 대응의 중추조직인 질병관리본부가 출범했다.
베트남 또한 30여개의 사스 발병국 가운데 처음으로 사스를 이겨냈다. 세계보건기구(WHO) 베트남 사무소 대표는 정부의 적극적인 차단노력과 투명한 정보 공개 덕이라고 평가했다. 첫 확진자가 나오자 베트남 정부는 병원의 직원들과 그 가족들을 조기에 격리하여 추가 확산을 막았고, 공항과 항만에 검문을 강화했다. 그리고 1,130km에 달하는 중국과의 국경지대를 폐쇄하여 전염병을 예방했다.
돼지에서 기원한 인플루엔자 A 바이러스에 의하여 발생하게 된 신종인플루엔자는 줄여서 신종플루라고 부른다. 멕시코에서 최초의 신종플루 감염환자가 나왔고 가장 많은 인명피해를 낳았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정부는 신종플루로 추정되는 환자가 처음 발생하자, 이튿날 곧바로 중앙인플루엔자대책본부를 구성하였다. 본부장은 보건복지가족부 장관이 맡아 컨트롤 타워 역할을 했다. 환자 발생 후 빠르게 격리 조치를 취하는 등 초기대응에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계속해서 전염병이 확산되면서 감염자 약 70만명, 사망자는 262명에 이르렀다.
쿠바는 멕시코로 향하거나 멕시코로부터 오는 비행기를 최소 48시간 동안 지연시키는 조치를 내렸다. 그러자 아르헨티나가 뒤따라 멕시코 직항 비행을 중단하는 대응책을 내놓으면서 캐나다, 멕시코, 미국에서 온 6만여 명의 사람들에게 보건당국에 연락을 취할 것을 명령했다. 그리고 일본은 멕시코인의 입국비자 면제조치를 중단했고, 프랑스는 멕시코로 가는 비행기를 금지시키자고 유럽연합 전체를 설득하기도 했다. 영국 보건당국은 웹 사이트를 개설하여 질병정보를 제공하였으며, 고령자들이 항생제 처방을 무료로 받을 수 있게 했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감염 경로를 추적하게 된 메르스
메르스는 2012년 4월부터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감염자가 발생한 급성 호흡기 전염병이다. 동물에 있던 코로나 바이러스가 사람에게 이종 감염1)되었을 가능성이 제기되었다. 메르스 발병 당시 한국은 사우디아라비아 다음으로 사망자가 많은 국가였다. 또한 이전의 전염병과 달리 정부의 뒤늦은 정보공개로 초기대응에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아 오점을 남기기도 했다.
반면 미국은 첫 메르스 감염 환자가 발생하자 미국의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감염자를 치료한 의료진과 가족의 혈액검사를 실시했다. 이후 감염자가 탑승했던 비행기와 버스에 탄 고객 정보를 입수하여 약 100명과 연락을 시도해 전염 증상을 확인했고, 신속한 초기대응으로 환자 수는 2명으로 집단 감염을 차단하는데 성공했다. 당시 CDC는 메르스 바이러스의 전염이 공기, 음료, 음식, 운송수단 등 모두 감염 경로가 될 수 있다는 사실에 입각하여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집중 관찰하여 예방했다고 전했다.
2020년, 전 세계를 위협한 코로나19 바이러스
2019년 12월 중국 우한에서 처음 발생한 이후 중국 전역과 전 세계로 확산된 새로운 유형의 호흡기 감염질환이다. 4월 27일 기준 전 세계의 확진자는 300만명이 넘었고 약 20만명이 사망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모범 사례로 한국을 지목했다. 혁신적인 검사 전략을 개발했고 실험실을 확대했으며 마스크를 배급했다며 극찬했다. 확진자 동선을 신용카드 기록, 폐쇄회로 CCTV 화면, 휴대전화 위치확인 서비스, 대중교통카드, 출입국 기록 등 ‘빅데이터’를 이용해 파악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대만 또한 세계에서 성공적으로 코로나19를 이겨낸 나라로 꼽힌다. 대만은 2,400만명에 달하는 사람들을 초기부터 엄격히 통제한 덕으로 꼽고 있다. 그리고 각국이 수급에 곤란을 겪고 있는 마스크도 수출제한 조치를 취해 대만 안에 있는 마스크의 외부 반출을 완전히 중단했으며 하루에 1인이 구매할 수 있는 마스크의 수량을 제한하여 배포했다.
아시아를 한차례 훑은 코로나19는 이제 서구권을 휩쓸고 있다. 이 위기를 어떻게 넘기느냐에 따라 각국 정부의 대응에 대한 성적표는 다시 매겨질 것이다. 앞으로 신종 전염병들은 계속해서 생겨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따라서 그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중요하다. 세계를 위협했던 전염병에 대한 정보와 각 나라의 대응 방법을 알아둔다면, 언제 나타날지 모르는 전염병을 조금 더 수월하게 넘길 수 있지 않을까.
1) 이종 감염 : 사람, 동물 등 서로 다른 종으로부터 전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