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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권레터]해외 사례가 시사하는 지방자치단체 기관구성 다양화 정책의 방향

작성자웹진관리자 소속기관교육홍보부 작성일2021-04-05
정책공간

해외 사례가 시사하는 지방자치단체

기관구성 다양화 정책의 방향

지난해 12월 21대 국회에서 통과된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 제4조에는 지방자치단체 기관구성 형태의 특례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다.

제4조(지방자치단체의 기관구성 형태의 특례)
① 지방자치단체의 의회(이하 “지방의회”라 한다)와 집행기관에 관한 이 법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따로 법률로 정하는 바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의 장의 선임방법을 포함한 지방자치단체의 기관구성 형태를 달리 할 수 있다.
② 제1항에 따라 지방의회와 집행기관의 구성을 달리하려는 경우에는 「주민투표법」에 따른 주민투표를 거쳐야 한다.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의 시행이 1년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나라에 적합한 기관구성 다양화 모델의 설계와 구체적인 기관구성 다양화 방안의 법제화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를 위하여 이미 지방자치단체 기관구성 다양화를 실시하고 있는 해외사례 연구를 통해 우리나라에 적용 가능한 지방자치단체 기관구성의 형태 제시와 구체적 법률 제정안의 단초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지방자치단체가 기관구성에 대한 자율적 선택권한을 가지고 있는지의 측면에 따라 해외 사례를 3가지 분류로 나누면 다음과 같다.
박세라 /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분권제도연구부 차장
김희진 /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분권제도연구부 연구위원
1. 지방자치단체의 자유로운 기관구성 권한이 제한된 경우
먼저 지방자치단체가 자유로운 기관구성 권한을 가지지 못하거나 상대적으로 적은 권한을 가지고 있는 사례를 들 수 있다. 헌법이나 법률에서 단일한 구성 방식을 규정하고 있어 지방자치단체의 자율적 선택권한이 없는 형태로 주로 프랑스나 일본처럼 단방제 국가에서 나타난다. 단방제 국가에서 지자체의 자유로운 기관구성이 제한되는 점은 단방제 국가들이 역사적으로 지역별 공동체를 연합시킨 것이 아니라 단일국가이고, 국가적 통일성의 확보를 우선시하는 의지가 강하였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기관구성이 우리나라와 유사한 일본은 헌법으로 의회와 지자체의 장을 반드시 주민직선으로 선출하도록 하고 있다. 일본국 헌법 제93조 제2항은 ‘지방공공단체의 장, 그 의회의 의원 및 법률이 정하는 기타 관리공무원은 그 지방공공단체의 주민이 직접 이를 선거한다’고 규정한다. 주민직선을 제외한 기관구성 다양화의 구현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법률로 자율성을 막아두고 있는 우리나라에 비해 더욱 폐쇄적이고 구조적인 한계점을 가지고 있다. 그 외에 지방자치단체의 종류와 성격, 집행기관의 구성·사무, 의원 선거, 의회의 권한 등에 대한 내용은 「지방자치법」에서 규율하고 있다.
일본은 의회와 집행기관을 직선함에 따라 상호 견제와 균형을 유지하고자 하는 기관대립형의 구조를 갖고 있지만, 기관대립형에서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특성인 지자체 장의 권한이 더 강한 모습을 보인다. 이러한 현상을 견제하기 위한 방안으로 고안된 것이 지방자치단체에 위원회 또는 위원과 같은 독립된 합의제 집행기관을 설치하는 것이다. 헌법 규정으로 주민 직선제를 변경할 수 없으니 행정위원회의 설치를 통해서 지자체 장의 권한을 분산시키고 주민의 행정 참여를 촉진하는 방향으로 문제해결에 나서고자 하는 것이다.
프랑스는 지방자치단체의 기관구성에 대하여 헌법과 법률에서 그 내용을 규정하고 있다. 헌법 제12장에서는 지방자치단체의 종류, 국가와의 관계에서 갖는 지위와 역할, 주민투표 사항, 재정에 대한 사항 등에 대해 규정하고 있다, 또한 지방자치 관련법들의 통합체인 「지방자치단체 일반 법전」에서는 꼬뮌(기초 지자체), 데파르트망(중간 지자체), 레지옹(광역 지자체) 등 지방자치단체 유형별로 필요한 규율 사항을 상세히 규정하고 있다.
프랑스의 레지옹(광역 지자체)을 예로 살펴보면 의원내각제 방식으로 집행기관을 구성하는데, 지방 선거를 통해 먼저 지방의회 의원을 선출하고 지방의회 의장을 선출함으로써 광역단체의 단체장이 결정된다. 단체장은 의회 내에서 내각에 해당하는 상설위원회를 구성하고 상설위원회가 집행기관의 역할을 하게 된다. 프랑스는 명시적인 법령 조문을 통해서 조직의 구성 방식과 각 주체의 권한에 대한 내용을 명확히 나타내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표 1> 지방자치단체 기관구성에 대한 근거 법 규정(일본, 프랑스)
규정 조항 내용
일본국
헌법
제93조 제1항 지방공공단체에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따라 그 의사기관으로서 의회를 설치한다.
제2항 지방공공단체의 장, 그 의회의 의원 및 법률이 정하는 기타 관리공무원은 그 지방공공단체의 주민이 직접 이를 선거한다.
프랑스
지방자치단체
일반 법전
제3122-4조 데파르트망 위원회(광역의회에 해당)는 상설위원회(집행기관에 해당) 의원을 선출한다. 상설위원회는 데파르트망 위원회 의장과 4인에서 15인 사이의 부의장 및 1인 또는 다수의 의원으로 구성한다.
프랑스
지방자치단체
일반 법전
제3122-5조 데파르트망 위원회는 의장을 선출한 후 의장의 진행에 따라 상설위원회 부의장 및 의원수를 결정한다.
2. 지방자치단체의 자유로운 기관구성 권한이 제한적으로 보장된 경우
지방자치단체의 기관구성 방식이 헌법과 법률에 따라 엄격히 규정되는 것이 아니라 제한과 자율성이 혼합된 형태가 있다. 중앙정부가 지방정부의 기관구성 형태를 제시한다는 점에서는 권한이 제한적이라 볼 수 있지만, 몇 가지 유형을 제시하고 지방정부가 지역 특색에 맞게 선택할 수 있게 함으로써 일정부분의 자율성을 보장하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인 국가로는 영국을 들 수 있다.
영국은 성문으로 된 헌법이 없으므로 지방정부의 법적 지위와 기관 구성은 영국 중앙정부 의회의 법률에 의해 규정된다. 2000년 제정된 「지방정부법」에 따르면 주민투표나 의회의 의결을 통해 기관구성을 자율적으로 할 수 있게 했지만, 선택할 수 있는 유형으로 전통적인 위원회형과 시장-내각형(의회와 집행기관 대립형), 내각책임자-내각형(의회와 집행기관 통합형), 시장-시정관리관형(2007년 폐지)으로 한정하고 있다.
이 경우 제시된 유형 외에 기관구성 형태를 채택할 수 없기 때문에 지역의 특색과 역사를 반영한 지역맞춤형 기관구성을 채택하기에는 한계점을 나타낸다고 볼 수 있지만 비교적 안정적이고 체계적인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3. 지방자치단체의 자유로운 기관구성 권한이 완전히 보장된 경우
전자의 두 사례와는 달리 미국, 독일, 스위스 등 여러 주들이 연합하여 연방을 이룬 연방제 국가에서는 지방자치단체가 광범위한 자율성을 가지고 기관구성을 할 수 있도록 권한이 보장되어 있다. 미국은 연방정부, 주정부, 주의 하부 단위인 지방정부(카운티, 시 등)의 3개의 층으로 구성된 연방정부의 형태를 취하고 있는데, 미 연방헌법은 지방정부에 대한 규정 없이 주 정부만을 규정한다. 또한 연방정부는 주 정부 및 지방정부의 역할 및 권한에 관여할 수 없으며, 각 주의 독립적인 자치권이 보장되어 있다.
미국 지방정부의 기관구성 방식은 주 정부가 주 헌법이나 법률로 지방정부의 자치헌장 제정권을 부여하면 각 지방정부가 제정한 자치헌장(Home-Rule)에 따라 해당 지역특성에 적합한 유형의 기관을 자율적으로 구성하고 주민투표를 통해 승인하는 방식이다. 이는 지방정부의 기관구성이 중앙정부나 법률에 의해 특정되지 않고 주민 스스로 결정권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지방자치의 본질적 의미에 가장 가까운 형태라 평가할 수 있다. 미국의 대표적인 기관구성 형태는 의회-시정관리관형(의회와 집행기관 통합형), 시장-의회형(의회와 집행기관 대립형), 위원회형 등이 있다.
독일의 지방자치단체 기관구성도 각 지방자치단체가 자율성을 가지고 자신만의 기관구성 형태를 가질 수 있는 구조이다. 이는 독일기본법 제28조에 의해 헌법적으로 보장되고 각 주의 주 헌법에 의해서도 보장된다. 독일의 기관구성 자율성은 역사적 배경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독일은 19세기 프로이센에 의해 통일되기 이전 오랜 기간 동안 소국가들이 각자 국가로 존재하면서 자신만의 지방자치 관련 규정을 갖고 있었고, 지역의 특색에 맞는 여러 가지 기관구성 형태를 가지고 있었다. 이러한 기관구성의 다양성은 독일 기본법 제정 과정에서 지방자치단체가 자율성을 가질 수 있도록 보장되었던 것이고, 헌법에 규정됨과 함께 각 주와 지역은 자신들의 지방자치법과 규정들을 제정할 수 있었던 것이다.
독일의 지방자치단체 기관구성 형태는 일반적으로 4가지 유형으로 나누어지는데 남독일 의회형, 북독일 의회형, 참사회형, 시장형 4가지로 분류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시장형과 북독일 의회형은 채택하고 있는 주가 없고, 헤센주가 채택한 참사형도 시장이 직선으로 선출된다는 점에서 전통적 의미의 참사형이 아니다. 대부분의 주에서 채택하고 있는 남독일 의회형은 의결 권한이 심의회(우리나라의 의회와 유사)에 있고 주민 직선으로 뽑힌 시장이 심의회의 의장이자 행정기관의 장 역할을 겸하는 형태이다. 이는 직선으로 뽑힌 시장에게 더 많은 권한을 부여하여 행정의 효율성을 높이려는 단체장 중심의 기관구성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표 2> 지방자치단체 기관구성에 대한 근거 법 규정(독일, 스위스)
규정 조항 내용
독일
기본법
제28조 제1항 각 주의 헌법질서는 기본법 상의 공화주의적, 민주적, 사회적 법치국가의 원칙에 부합하여야 한다. 주, 군, 게마인데에는 주민이 보통, 직접, 자유, 평등, 비밀선거로 선출한 대표기관이 구성된다.
제2항 게마인데에는 법률의 범위내에서 지역 공동체의 모든 사무를 자기의 책임으로 규율한 권리가 보장되어야 한다.
스위스
연방헌법
제3조 각 주는 연방헌법에 의하여 제한되지 아니하는 한 주권을 가지며 연방에 맡기지 아니한 모든 권리를 행사한다.
스위스
연방헌법
제47조 제1항 연방은 주의 자치권을 보장한다.
제2항 연방은 주에 충분한 고유사무를 부여하고, 주의 조직자치권을 존중한다.
스위스
연방헌법
제50조 제1항 게마인데의 독립성은 주 법률이 정하는 범위에서 보장된다.
스위스의 경우도 독일과 유사하다. 스위스는 26개의 주(Kanton)로 이루어진 연방국가로 각 주는 독립된 주권을 가지며 각 주의 하부 조직으로 게마인데(기초지방자치단체)가 있다. 스위스의 연방헌법과 각 주의 헌법이 게마인데의 자치권을 규정하고 있고, 주의 헌법에 따라 게마인데의 기관 구성과 권한에 대한 자유가 보장되어 있다. 이에 따라 각 게마인데는 자신들만의 지방자치규정을 가지고 여러 가지 형태로 기관구성을 할 수 있다. 다만 스위스의 게마인데는 게마인데 자치법을 제정한 후 주 정부의 인가를 받도록 하고 있는 점에서 일종의 견제 역할을 한다는 특징이 있다.
스위스는 전통적으로 집단지도체제 또는 회의체라고 불리는 독특한 제도를 가지고 있는데 이는 직접민주주의 제도를 중시하는 문화에서 발전한 것이다. 작은 게마인데의 경우는 주민이 발의하고 게마인데 총회(유권자로 구성) 또는 게마인데 의회를 통해 자치사무를 결정하며, 거대 게마인데의 경우는 의회와 주민투표에 의해 결정한다. 행정에서도 연방의 대통령은 평등한 행정 각료들 가운데 윤번제로 1년에 한번씩 대통령을 선출하거나 칸톤 행정 각료가 합의제 관청으로 결의하는 등 지자체의 장을 중심으로 하는 기관구성 형태와는 다른 특징을 보인다.
저출산·고령화의 진행, 수도권 집중화로 지방자치단체 간의 인구 분포, 재정 능력 등 여건의 변화가 점점 더 커지고 급속화 되고 있는 상황에서, 서로 다른 지역적 특성과 여건이 반영되지 못하는 현재와 같은 획일적인 기관구성 형태로는 지역의 상황에 적절히 대처하기 어렵다. 지방자치단체 기관구성을 다양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법률에 기관구성의 유형을 규정하고 제한된 선택권을 주는 방식 또한 개개의 지방자치단체의 사정을 반영하기에는 바람직한 방식이 아니다.
최근의 연구에 따르면 인구 규모에 따라 기관구성 모델을 몇 가지 제시하고 그것을 선택하도록 하자는 논의가 있다. 그러나 실제에 있어서 인구규모와 기관구성 형태의 선택 간에 유효한 상관관계는 나타나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다.1) 이처럼 일률적인 기준에 따라 기관구성의 유형을 제시하는 것은 적합성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있으며, 영국의 사례와 같이 법률에서 중앙정부가 기관구성의 몇 가지 모델을 제시하고 제한된 선택을 하는 방식은 서로 다른 지역적 특성과 여건이 반영되지 못할 가능성이 있고, 무엇보다 주민에게 지방자치단체의 기관구성 형태에 대한 자율성을 제한하게 되어 기관구성을 다양화 하자는 취지에는 부합하지 않는다.
이러한 관점에서 앞에서 살펴본 미국의 홈룰 제도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국의 홈룰 제도는 각 지방정부의 자치권을 먼저 인정하고, 지방정부가 스스로 정한 법률적 테두리 안에서 기관구성을 자유롭게 결정하는 선택권을 보장하고 있다. 즉 지방자치단체와 지방의회, 지역주민이 함께 고민하여 자기 지역에 가장 적합한 기관구성 형태를 제한 없이 결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의 기관구성을 다양화 하겠다는 취지의 본질은 기존에 채택해왔던 기관구성 형태의 문제점을 시정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주민에게 지방자치단체의 기관구성에 관한 선택권을 보장함으로써 풀뿌리 민주주의 가치를 실현하는데 있는 것이고, 미국의 사례는 이와 같은 취지를 가장 잘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될 수 있다.
지방자치라는 시대적 흐름에 따라, 주민에게 지방자치단체 기관구성의 선택권을 보장하는 것에 대해서 동의하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다만 이러한 선택권을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에 대한 숙고가 필요한 시점이다. 주민의 선택권을 더욱 적극적으로 보장하기 위해, 기관구성 형태의 선택지, 예를 들면 지방자치단체 기관구성의 유형을 주민들이 만들어 일정 수 이상의 주민동의를 얻으면 주민투표에 부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를 구상해 볼 수 있다. 이것은 해당 지역의 실정을 잘 아는 주민들이 자신의 지방자치단체 기관구성 형태를 직접 설계하고 제안하기 때문에 더욱 적합한 기관구성 형태를 채택할 수 있으며, 완전한 선택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명제의 의미를 살리는 방법일 수 있다.
따라서 어떠한 기관구성 형태가 더 바람직한지에 대한 고민 보다는 지방자치단체의 기관구성에 관한 주민의 선택권을 어떻게 잘 보장할 것인지, 주민의 의견이 잘 반영되기 위한 제도적 기반마련에 필요한 사항은 무엇인지에 대한 고려가 우선되어야 한다.
1) 김지수·이재용, 자치단체 기관구성 형태 최신 해외사례 연구, 정책연구2019-3(한국지방행정연구원), 2019, 380쪽.
[참고자료]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지방자치단체 기관구성 다양화 방안 연구, 정책연구 2020-03,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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