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지방자치는 1995년에 지방자치의 부활 이후 20년을 넘어서며 여러 가지 우여곡절을 겪으며 상당한 발전을 이룩해 왔다. 그러나 중앙정부와 비교한 지방자치단체의 자치역량은 권력구조 및 행정 구조적 차원에서 많은 제약과 한계를 가지고 있음도 주지의 사실이다. 이는 중앙의 각 부처가 보조사업 혹은 위임사무 등의 형태로 중앙은 기획기능을 지방자치단체는 집행기능을 담당하도록 하여 각종 통제가 이루어지며 또한 지방행정 수행에 인적 및 재정적 부담을 지게하고 있는 것이다.

지방자치의 시행 이후 지방자치단체의 자치역량은 실질적 및 잠재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데 반해, 중앙정부의 각종 통제와 법률위임 상 제약을 통해 표출되는 자치역량은 그렇지 못한 실정이다. 따라서 향후 지방자치단체의 자치역량을 제고하고자 하는 방안의 모색을 위해 일본의 지방분권개혁에 대해 살펴보고 자치역량 강화를 위한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한다. 일본은 1995년 '지방분권추진법'을 제정한 이래로 최근까지 지속적인 지방분권개혁을 추진해 오고 있다. 이에 대해 법제정 이후 개혁준비를 위해 상당한 시간을 들여 계획을 수립하였고, 수립된 계획에 맞추어 일정을 관리하였고, 또한 사회경제적 여건의 변화와 정권의 교체를 반영하여 지속적으로 수정ㆍ보완하면서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20여 년간의 일본 지방분권개혁에 대해 크게 두 가지 시기로 분류되고 있다. 제1차 지방분권개혁은 1995년 '지방분권추진법'을 바탕으로 실제적인 지방분권개혁을 추진하기 위해 공무원과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하여 성립ㆍ추진된 '지방분권일괄법'의 실시이다. 제2차 지방분권개혁은 '지방분권일괄법'에 의해 추진된 분권개혁이 일단락된 이후 2007년 '지방분권개혁추진법'의 성립을 바탕으로 현재까지 추진된 분권개혁이다. 먼저 제1차 분권개혁은 개혁관련 법령 475개 법률을 일괄적으로 개정 및 정비하여 2000년 4월부터 시행된 '지방분권일괄법'을 통해서 구체화 된다. 제1차 분권개혁의 주요내용은 오랫동안 시행된 중앙의 지방통제를 완화하는 것으로 핵심은 기관위임사무의 폐지와 중앙의 지방에 대한 관여 재설정이다. 첫째, 보완성의 원리에 충실한 중앙과 지방의 역할 분담을 강조하면서 중앙정부 중심의 통일적이고 획일적인 사무처리를 위해 지방정부에 대한 포괄적인 지휘 감독기능을 하던 기관위임사무제도를 폐지하면서 지방정부의 사무는 자치단체 고유의 사무인 자치사무와 본래 중앙이 담당해야 할 사무에 대해 법정수탁사무로 구분하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과거의 단체위임사무는 자치사무로 규정하였고, 과거의 기관위임사무는 자치사무와 법정수탁사무로 구분하거나, 일부는 중앙정부가 직접 수행하는 것으로 하고, 또 일부는 사무자체를 폐지하였다.

둘째, 중앙의 지방에 대한 관여 재설정을 통해 종전의 중앙정부 관여 사항 중 광역자치단체 어업권 변경에 따른 손실보상액 결정에 농림수산성 장관의 허가, 항만관리자의 입항지구 설정에 대한 운수성 장관의 허가, 공영주택관리에 관한 건설성 장관의 지시, 교육장 임명에 관한 교육부장관 및 도 교육위원회 승인 등의 폐지, 어항 개축사업 시행에 관한 농림수산성 장관의 허가에서 신청서 제출로 변경, 지방채발행에 관한 총무성 장관의 허가에서 원칙협의로 변경, 법정외보통세의 신설 및 변경에 관해 총무성 장관의 허가에서 동의를 요하는 협의로 변경, 동시계획구역의 지정변경 및 결정변경에 관해 건설성 장관의 인가에서 동의를 요하는 협의로 변경 등 다수의 중앙관여 사무가 폐지되거나 축소되었다.

셋째, 제1차 지방분권개혁을 추진하면서 생활권 확대에 따른 광역행정을 위해 3,800여 개의 기초자치단체를 약 2,700여 개로 통ㆍ폐합하였고, 중앙과 지방의 역할 분담에 따라 지방사무를 새롭게 자치사무와 법정수탁사무로 설정하면서 지방으로의 사무권한 이양이 추진되었는데 이에는 산림법, 도시계획법, 아동부양수당법 등 35개의 관련 개별 법률을 개정하였다. 광역자치단체로 이양된 사무로는 중요 유역 이외에 존재하는 민유림에 관한 보안림 지정 및 해제 권한, 공공하수도 사업계획 허가 권한 등이 있으며, 기초자치단체는 인구규모를 기초로 한 도시규모별 대도시특례를 두었고, 도시계획 결정 권한, 소음 및 진동 규제 지역의 지정 및 기준 설정 권한 등이 이양되었다. 아울러 광역자치단체 조례에 따른 사무처리 특례를 신설하여 지사 권한에 속하는 사무 일부를 기초자치단체에서 처리하도록 하고 있다.

한편, 이와 같은 중앙과 지방의 사무배분에 따른 권한 및 사무이양에 대한 지방부담을 해소하기 위해 중앙재원의 지방이양인 삼위일체개혁(국고보조금개혁 3.1조엔, 세원이양 3조엔, 지방교부세개혁 5.1조엔 감소)을 실시하였다. 제2차 지방분권개혁은 2006년 12월에 '지방분권개혁추진법'의 성립된 이후의 시기로 약 3년에 걸쳐 향후 지방분권개혁에 대해 논의와 제1차 지방분권개혁에 대한 성과와 반성을 반영하여 추진되었는데 그 주요 내용은 지방에 대한 규제완화, 중앙에서 지방으로 사무 및 권한 이양, 광역자치단체에서 기초자치단체로 사무 및 권한 이양, 중앙과 지방 간 협의의 장 법제화 등이다. 첫째, 지방에 대한 규제 완화는 각종 의무 및 기준에 관해 개별 법령을 3회에 걸쳐 일괄법으로 개정 대상 1,316개 조항 중 975개 조항을 개정하였다. 이에는 시설 및 공공건물 설치관리 기준(공영주택 입거자격 기준 및 정비 기준, 도로 구조 및 기술적 기준 등), 협의ㆍ동의ㆍ인ㆍ허가ㆍ승인(공립유치원설치폐지, 3대도시권 도시계획결정 등), 직원 자격 및 정수(소방장과 소방서장의 자격 등) 등이 해당된다.

둘째, 사무 및 권한의 이양에 대해 중앙에서 지방으로의 이양은 검토대상 96개 사항 중 66개 사항을 이양하였다(각종 자격증 양성시설의 지정 및 감독, 상공회의소의 정관변경 인가, 직할도로 및 하천 관련 정비계획 등). 그리고 광역자치단체에서 기초자치단체로의 이양은 검토대상 105개 사항 중 72개 사항을 이양하였고(미숙아방문지도, 농지의 권리이동 허가, 3대도시권 도시계획결정 등), 광역자치단체에서 50만 이상 대도시(지정도시)로의 이양은 검토대상 64개 사항 중 41개 사항을 이양하였다(도비부담직원 급여 부담, 공립초중고 학급편제기준 결정, 병원개설허가, 도시계획구역의 정비 및 계획 결정 등). 아울러 특별지방행정기관에 대해서도 통폐합을 통해 기관 축소와 지방으로의 사무이양이 이루어졌다.

셋째, 중앙과 지방의 협의에 관한 법률이 2011년에 제정되었으며 이로 인해 지방에 관한 행정 및 재정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중요정책에 대해 반드시 지방과 연계하여 처리하는 것이 의무화되었으며, 양자의 협의 사항도 의무적으로 이행하도록 법제화되었다. 이처럼 일본의 지방분권개혁에 대해 간단하게 개관해 보았고 이를 통해 다음과 같은 시사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첫째,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역할을 명확히 하고, 이에 따라 사무구분을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관계를 수평적이고 협력적인 거버넌스를 유지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할 것이다. 이것은 과거의 사무 및 권한의 이양과 이양에 따른 필요재원의 이양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사무 및 권한이양은 중앙정부에서 지방정부(광역단체 및 기초단체)로 이양, 광역자치단체에서 기초자치단체로의 이양이 함께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둘째, 중앙정부의 지방정부에 대한 각종 행정통제 및 규제를 완화하는 것이고, 다른 한편으로 지방의 행정 및 재정에 영향을 주는 정책에 대해 중앙과 지방의 합의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고 합의 내용의 이행을 의무화하는 것이다.